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 있는 난민수용소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폭행, 성적학대, 자해 등 수천건에 이르는 인권유린 사태가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밝혔다.
호주의 역외 난민시설인 이곳 나우루 수용소에서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0개월간 2116건의 인권유린 사례가 발생했다고 호주 이민당국의 80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1086건이 나우루 수용소 전체 인원의 18%에 불과한 어린이와 관련된 사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여자 어린이가 피해를 본 성폭력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4년 7월에는 10살이 채 되지 않은 여자 어린이가 옷이 벗겨진 채로 어른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져 성폭행을 당했다. 한 남성 보안요원은 여자 어린이가 샤워하는 모습을 보려고 원래 2분인 샤워 시간을 4분으로 늘려주기도 했다. 한 감시원은 소녀의 입술을 꿰매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러한 난민 실태를 보도한 가디언은 나우루와 마누스 섬 난민시설에 12억 호주달러(약 1조원)를 보내는 호주인들의 알 권리를 위해 나우루의 실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호주는 현재 배를 통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망명 신청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들을 인근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 수용하고 있다.
한편, 호주 정부는 가디언이 공개한 나우루 난민시설의 인권유린 사례에 대해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