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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끼매와 릴리의 선교헌금 만 원

사진: 오영철

돈은 선교에서 중요한 이슈이다. 세상에서 돈은 단지 교환 수단이 아니라 삶의 목표와 꿈이 되어 버렸기에, 선교영역도 이런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그러니 오죽하면 ‘돈으로 선교하지 말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 선교지에서 돈은 창조적인 역할도 하지만 파괴적인 역할도 한다. 돈은 또한 한 개인의 신앙의 태도와 자세를 보여준다. 오늘 만난 두 학생의 돈에 관한 자세를 통하여 선교에서 돈의 방향을 생각한다.

“그러면 한 달에 만 원은 선교비로 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미래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는 카렌 여학생 ‘끼매(나와위)’와 ‘릴리(니차꼰)’의 결심이다. 오늘 그들은 아르헨티나 선교사를 위하여 한 달에 만 원씩 선교헌금을 하기로 작정했다. 이들은 2023년 5월에 한국에 입국하여 총신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올해까지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내년 2025년 3월에 총신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서울드림교회가 선교지에 미래 지도자를 세우기 위하여 선발하여 지원하는 ‘드림 빌더스’ 프로젝트의 열매들이다.

작년 6월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만나고 이번에 다시 1년 만에 만난 것이다. 이제는 간단하지만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밝은 모습으로 반기며 성장한 모습을 통하여 ‘지도력 개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지난 1년여 동안 서울드림교회는 이 사역을 위하여 특별한 헌신과 지원을 하고 있다. 숙박비와 학비지원은 물론 담당여성목회자가 같이 생활하면서 돌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후원을 받고 자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선교적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중요하다. 본국을 떠나 환경이 좋은 외국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 귀국을 하더라도 계속 의존성을 가지는 경향에 대하여 우려한다. 선교적인 삶이란 자신을 넘어 이웃과 다른 문화권을 품고 헌신에 참여함을 의미한다. 계속 외부에서 지원을 받게 되면 자신이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다.

선교사로서 나는 두 학생도 이곳에서 공부할 때부터 ‘드림’의 복을 실천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오늘 그 도전을 하기 위하여 이들의 재정상황을 알아보았다. 확인해보니 릴리와 끼매의 재정 여건은 빠듯하였다. 두 학생이 교회에서 지원을 받는 용돈은 한달에 20만 원이다. 그것은 일종의 파트타임일에 대한 지원이다. 이들은 교회에서 주일학교 돌봄, 카페에서 섬김 그리고 필요한 노력봉사를 하는데. 이에 대한 대가이다. 그들은 20만 원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십일조 2만 원, 교통비 10만 원 정도를 지출되면 8만 원 정도가 남는다. 이 금액으로 점심식사와 화장품 등 개인생활용품을 구입하면 부족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헌신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드림’의 의미를 지금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앞으로 지도자가 되었을 때 선교적 삶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렌보다 더 어려운 아르헨티나 선교사를 위하여 선교헌금을 제안하였다.
“한달에 20만 원으로 생활은 빠듯하지만 드림을 실천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먼저 십일조 2만 원 외에 매달 만 원을 노애미 선교사의 선교비로 작정할 수 있을까?”
“지도자가 먼저 본을 보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도전을 하기가 어렵다.”
“하나님께서 너희들의 필요를 따라 지금처럼 앞으로도 공급해주실 것이야.”
이런 도전을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한 켠에 있다. 현재 재정으로는 계산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끼매와 릴리는 이런 제안에 망설임 없이 대답을 한다.
“그러면 매달 십일조 2만 원 외에 만 원은 선교비로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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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영철

주저하지 않은 그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겹친다. 재정 여유가 있어서 아니라 믿음으로 결단하였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나의 헌신보다 더 순수하고 높은 수준이다. 선교사역을 위한 참여는 여유 있는 개인이나 교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가난한 사람들의 헌신의 가치가 하나님나라를 위하여 얼마나 귀한지 거듭 말한다. 이들이 선교를 위한 헌신이 습관되면 그들은 돌아가서 현지인들에게 도전을 할 수 있다. 그 도전은 선교사의 도전보다 더 힘있고 실제적일 것이다. 없는 중에도 헌신을 실천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만 원은 큰 돈은 아니다. 그렇지만 끼매와 릴리의 만 원 선교비 작정은 결코 작지 않다. 빠듯한 중에 마음을 담은 헌신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준비하는 그들은 단지 학문적 영역이나 공동체 생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주님 나라를 위한 헌신과 선교 참여도 배우고 있다. 이들의 만 원 작정은 선교에서 창조적 돈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도움을 받는 ‘선교 대상’만이 아니라 선교에 참여하는 ‘선교후원자’로서 방향에 서 있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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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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