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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교] “일본어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왔어요”

▲ 일본의 어린이들. Unsplash의 Sammy Wong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여러 행사와 일정, 새로운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시간동안 저를 더 깊이 만나주신 주님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7월 29일부터 31일까지는 영어 캠프가 있었고, 8월 12일부터 13일까지는 키즈처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름 캠프가 있었습니다. 캠프에서 저희가 꽤 많은 것을 담당하게 돼서 준비하는 시간 동안 바쁘기도 했지만 그만큼 넘치는 기쁨과 은혜를 누렸습니다.

English Book Reading Club Camp

영어 캠프는 ‘Bold, Brave, Bright’라는 키워드로 총 2박 3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여러 성경 인물 중에서도 담대하고 용감했던 다윗, 에스더, 다니엘을 한 명씩 맡아서 그 인물과 관련된 스토리 텔링과 엑티비티, 활동을 영어로 준비했습니다. 물론 실전에서는 일본어 통역이 있었습니다.

저는 다니엘 역할을 맡았습니다. 다니엘에 대해 묵상해보고, 또한 어떻게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며 활동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서 저의 마음도 주님 앞에서 다시 순수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얼마나 다니엘이 용기 있는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죽음과 위협 속에서도 다니엘을 붙들고 계셨던 그 주님이, 동일하게 ‘우리 각 사람 안에 살아계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저는 섬기는 스태프의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재밌는 게임과 만들기 활동, 책 읽어주기, 간단한 요리 등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일본의 문화

그리고 캠프가 끝난 후에는 스태프끼리 모여서 일본의 문화인 ‘눈 가리고 수박 깨기’를 했습니다. 한 사람이 눈을 안대로 가린 다음, 사람들의 지시에 따라 걸어가다가 수박 앞에 서서 작은 야구 방망이로 수박을 내려칩니다.

야구 방망이라기엔 귀여운 막대기 수준이었지만, 이것을 모두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하다 보면 반으로 자를 수 있을 만큼 수박에 금이 납니다. 무슨 의도와 뜻이 있는 건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처음 들어보고, 경험해 봤던 일본의 신기한 문화였습니다.

교회 여름 캠프

거의 두 달 전부터 여름 캠프를 위해 스태프끼리 주기적으로 모여서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지 열정을 다해 고민했습니다. 영어 캠프를 했을 때는 새로운 애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전단지를 돌렸는데 이 캠프는 오직 저희 교회 애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었기에 조금 더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캠프의 주제 말씀은 히브리서 12장 2절이었습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결론적으로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 기간이 전혀 짧게 느껴지지 않았을 만큼, 알찼고 풍성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했고 그와 동시에 예상치 못했던 큰 은혜와 기쁨을 누렸습니다. 요리, 물놀이, 미니 운동회, BBQ 파티, 불꽃놀이, 예배, 설교, 소그룹 모임 등 아이들과 함께 먹고, 놀고, 예배하며 이야기했던 시간이 전부 귀했습니다.

말씀에 반응하며 결단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유시간을 주었는데 자연스럽게 애들끼리 모여서 신나게 예배하며 율동하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무엇보다 한목소리로 주님을 예배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의 예배를 가장 기쁘게 받고 계실 주님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히브리서 12장 2절 말씀으로 설교를 들으면서 제가 날마다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보여주신 목적을 향하여 달려가는 이 걸음이 때로는 느리고 더디더라도, 저의 시선의 끝이 주님이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캠프를 마무리하며 모든 시간이 다 좋았다고 말해주는 애들의 고백이 저희에게는 감사 제목이었습니다.

이 캠프를 통해 다음세대를 위해 더 기도할 마음을 받았고 실제로 이 아이들이 주님 안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며 애들을 놀아줘야 했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았지만, 후회 없이 섬길 수 있음이 기쁨이었고, 두 번의 캠프를 비슷한 시기에 하면서 계속 한 마음으로 준비해 왔던 스탭끼리도,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이 되게 좋았습니다.

다운증후군 사역(UL316 Event)

저희는 현재 매주 목요일마다 ‘UL316’이라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Unconditional Love’라는 뜻으로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위해 손수건과 담요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바구니에 담아 아이를 키울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부모에게 전달하는 사역입니다.

그런데 UL316 사역에 이어서 실제로 1년에 한 번씩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가 열린다고 합니다. 저희는 감사하게도 거의 캠프가 끝나자마자 이 이벤트에 스태프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특별히 스포츠 사역을 하고 계시는 선교사님 가정과 협력하여 함께했습니다. 두 분 다 국가대표 출신이시고, 그중에 한 분은 한국인이셔서 며칠간 이 가정과도 풍성한 교제를 나눴습니다. 주님이 주신 재능을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온전히 흘려보내고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됐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꿈과 비전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힘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벤트가 있었던 당일에는 삿포로에서 거의 가장 큰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Grace community church)’로 가서 준비한 여러 게임과 활동들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많이 왔습니다. 이미 이 사역을 여러 번 해오셨던 저희 교회 분들은 굉장히 능숙하게 아이들을 맞이하며 놀아주셨는데 저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이었던 만큼 새롭게 주님의 마음을 발견하고 묵상하게 됐습니다. 주님의 손으로 지음받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든 아이들이 전부 특별했고 소중했습니다.

주님이 주신 기회

한 달간 배우고, 누리며, 즐길 수 있었던 날들이 꽤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교회 성도님의 가정과 일본 축제에 가보았던 것, 에이다 선교사님 가정과 홋카이도에서 유명한 후라노에 놀러 갔던 것, 저희와 같은 ‘서브 아시아(Serve Asia)’ 과정을 밟고 있는 레이첼이라는 친구의 초대를 받아서 쉐어하우스 BBQ 파티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한 달 만에 다시 시작된 OMF 기도모임, UL316 이벤트를 위해 교회에 방문하신 선교사님 가정과 나눴던 교제, 목사님의 싱가포르 마마이신 모켕이라는 분께 대접받았던 식사까지 말입니다.

교회 사람들 외에 또래 친구들을 사귀거나 외국인들을 만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조금은 어려운 환경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님이 관계의 폭을 많이 넓혀 주셨습니다. 그 기회를 통해서 사람들과 복음을 나누고, 제가 일본에 온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주님이 저의 마음 안에 담아두신 꿈과 비전을 자랑하게 하셨습니다.

가끔은 피곤하고 지치기도 했지만 주님은 날마다 말씀으로 저의 마음을 일으켜 주셨고 하루의 끝에 제가 만난 영혼들을 위해 중보할 때마다 주님을 향한 소망이 더 커졌습니다. 다른 것보다 저의 마음을 주님께 올려드리며 잠잠히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모든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저와 주님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였습니다.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

끝으로 한 가지 더 나누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 캠프를 했을 때, 저는 반주로 예배를 섬기고 설교를 듣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설교가 시작되기 전에 인도자께서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엠마와 엘리(예림 자매와 저의 영어 이름)가 왜 일본에 왔을까요?” 한 남자아이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일본어로 복음을 전하고 이야기하기 위해서요!”

어떻게 보면 이것이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 아이의 대답을 들으면서 뭔가 감동이 됐습니다.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오직 주님을 위해 이곳에 온 것임을 다시 마음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또 어느 날에는 교회 성도님이 이번 달에 이사를 하셔서 저희도 그것을 같이 돕고 에이다의 남편되는 사무엘의 차로 집에 왔는데, 집까지 데려다주신 후에 사무엘이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고 싶다면서 이런 고백을 하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섬김과 사역을 통하여 주님이 영광 받아 주세요.” 그 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주님이 저에게 “세은아, 너가 나를 위하여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내가 다 알고 있어.”라고 위로해 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것 하나면 된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의 작은 일상과 삶, 교회 사역과 섬김, 사람들과의 만남과 교제, 언어 공부까지 모든 것이 다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드려지는 순종임을 깨닫고, 경험하게 됐던 한 달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특별히 3개월에 한 번씩 주어지는 일주일간의 휴가가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며 달려갈 주님의 능력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최근 일본의 지진 소식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는데 저는 아주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위기가 찾아올수록 일본 땅의 영혼들이 피난처 되시는 주님을 만나고, 그분께로 돌이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주님의 몸 된 교회 안에 주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이세은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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