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마히마 교회에서는 성탄 행사를 지난 12월 22일에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날짜에 장소를 얻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에는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200명이 한계인데 성탄 행사에는 온갖 빈민가의 지교회 등에서 오고, 또 믿지 않는 이웃들까지 초청되어 600-700명이 참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바로, 12월 25일 주일부터 목요일까지, 마히마 교회에서는 40여 명의 전도여행 팀이 왕복 열 시간 이상의 내륙지역 ‘나식’으로 전도여행을 다녀올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에, 예수님께 드리는 최고의 생일 선물인 ‘전도 여행’을 다 같이 가는 것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성탄 이브는 주일 사역 전날 + 전도 여행 출발 전날이 되기 때문에 큰 행사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성탄 행사는 상상을 초월하거든요.
교회의 각 부서별로 발표가 몇 개씩이고, 거기에 각 빈민가(슬럼) 들에 세워진 지교회들에서도 한 꼭지씩 하니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인도에 산 지 햇수로 13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한국인인 저는 이토록 긴 행사가 너무 힘들더군요. 처음에는 열정과 은혜로 참여했지만, 한껏 차려입고 에어컨도 없는 행사장에서 불편한 의자에 계속 앉아 있으려니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다행히 한번 프로그램에 수십 명씩 옷을 갈아입으러 왔다 갔다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라, 저도 청년들 어린이들 챙기는 셈 치고 슬슬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어휴 … 다음부터는 한 팀에서는 한 프로그램만 하게 하거나, 한 사람은 한 번만 무대에 서게 하거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또 ‘저 엄청난 연습 시간과 의상비(혹은 의상 대여비)를 더 유익한 데 썼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제가 마르다나 가룟 유다처럼 잘못된 태도를 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몸짓과 노래는 가난한 성도들이 예수님을 위해서 준비한 최고의 생신 선물이었으니, 파티 초대객 중 하나인 제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었고, 또 여기에 들인 엄청난 시간 역시 결국은 이때 연습한 것을 전도 여행에서 쓰게 되니 낭비일 수 없다는 마음이었던 것이지요. 또 이 연습들을 통해 팀워크와 가족 됨도 많이 늘었을 테니까요.
물론 관객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도 많지만, 그건 오직 짧은 행사에 익숙한 한국 관객의 입장일 뿐, 인도인들은 누구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선교사인 저희 가족이 맞춰야지요. ^^
그리고 행사 후에는 2016년부터 마히마 교회의 성탄 파티를 꾸준히 섬겨주고 계시는 옥토교회 배준우 권사님의 선물, ‘치킨 비리야니(닭고기 찐 밥)’ 700인분이 모든 손님들과, 주변의 빈민들에게까지 나누어졌습니다.
기쁘고 복된 성탄 기간을 지낸 후, 저희는 곧 내륙의 나식으로 …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가장 힌두교 세력이 강한 곳으로 달려갑니다. 춤과 노래로, 그리고 복음 전도로 … 저희는 주님의 성탄을 축하합니다.
인도에서 미리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인사드립니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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