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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개혁(改革)은 가능한가?

사진: Unsplash의 Daniel Bernard

10월은 종교 개혁(Reformation)의 달이다. 마틴 루터(M. Luther)가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비텐벍 교회당 정문에 95조를 붙이고 역사적 종교개혁을 단행했다. 루터가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개혁을 갈망하던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런데 루터에 앞서 이미 한두 세기 전에 “교회는 개혁되어야 하고,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소리 높여 외친 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존 위클리프, 윌리암 틴데일 같은 학자들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고 깨달은 복음을 소리 높여 외치다가 모두가 순교의 잔을 마셨다.

그리고 체코의 얀 후스는 대학 총장으로 프라하 시내에 있는 베들레헴 교회에서 개혁의 메시지를 큰 소리로 “우리의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법칙은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이다!”라고 발을 굴리며 외쳤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교황과 로마 가톨릭 당국을 분노케 했다. 그래서 1415년 얀 후스는 화형에 처해 순교 당했다. 불꽃이 후스의 몸을 휘감고 있을 때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여기 거위 한 마리가 타 죽지만 앞으로 100년 후에 여기서 백조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한 후에 그는 장렬하게 순교했다.

그런데 후스의 순교가 있은 후 그의 예언대로 정확히 100년 만에 백조인 루터가 나타났다. 루터 이전에 이미 교회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는 기류가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1517년 마틴 루터는 암울한 당시 상황에 다이너마이트 하나를 폭파한 셈이다. 그 당시 루터의 친구 멜랑히톤이 말한 대로 “근원으로 돌아가자!(Ad Fontes)”라는 말이 모든 사람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루터의 종교개혁은 스위스의 종교 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에 와서 체계화되었다. 그래서 영국의 필립 샵은 말하기를 “루터는 단단한 바위산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킨 사람이라면 칼빈은 루터가 깬 바위에 글을 새긴 사람이다”라고 했다. 어쨌거나 종교개혁 당시의 사람들은 “개혁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공통된 시각이었다.

그런데 루터의 영향이 독일과 북유럽에만 발전된 반면, 칼빈의 교회개혁 운동은 보다 광범위하게 세계적으로 뻗어갔다. 칼빈은 루터보다 20년 후인 1536년에 27세의 나이로 <기독교 강요, Institute for Christin Religion>를 출판함으로써 교회개혁 신학에 초석을 놓았다.

또한 칼빈은 루터보다 교리를 체계적으로 세웠을 뿐 아니라, 교회개혁의 체계(System)를 세우기 위해서 1559년에 <제네바 아카데미>를 만들어 교역자와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했다. 이 지도자들이 후일 유럽 각국의 개혁의 역꾼들이 되었다.

개혁의 달에 한국의 기독교, 한국의 교회를 생각해 보자. 한국이 미국 선교사로부터 복음을 받은 지 어언 140년이 되었다. 그동안 일제의 탄압과 공산당의 침략으로 한국교회는 환란과 핍박 중에서도 이만큼 교회가 성장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고, 6.25 후에 월남한 피난민과 함께 교회가 크게 부흥된 것은 맞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단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났고, 비성경적인 방법과 인본주의 방법으로 교회를 부흥시켜왔고 이유 없이 교단들이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면서 무더기 싸구려 목회자를 양산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교회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개혁의 의지도 개혁의 몸짓도 없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지만, 한국교회는 교회개혁은 고사하고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19 시절 정부의 입맛에 맞춰 개혁교회의 야성(野性)을 잃어버렸고, 일제 강점기처럼 적절히 타협하는 데 익숙해져 무려 1만 교회 이상의 개척교회가 문을 닫고 지금도 예배 처소를 잃은 목자들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교회가 개혁되어야 세상의 개혁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개혁을 외치고 모두가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말을 한다. 하지만 ‘이현령비현령이요 녹비에 가로 왈 자’로 강단은 무너지고 있고, 그 대신 인문학과 심리학의 늪에 빠진 것이 오늘날의 목회자들이다. 본래 개혁(Reformed)이란 교회와 신학의 용어로서 존 헷셀링크(John Hesselink) 박사의 말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새로운 형태가 되는 것(Reformed according to word of God)>을 의미한다.

‘그냥 새로운 것이 아니고, 그냥 모양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그 뿌리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개혁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교육 개혁> <사법 개혁> <정치 개혁> <국방 개혁> <법조 개혁> <사회 개혁> <의식 개혁> 등이 날마다 메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개혁이란 구호는 모두 그럴듯하지만, 우리 사회는 철저히 양극화되어 내 편이 아니면 모두가 타도해야 할 적으로 치부하는 세상이 되었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개 딸들이 날리 깽판을 친다.

어느새 자유대한민국은 시뻘건 색깔이 거리에 나부끼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과거 힘 있는 자들이 국고에 빨대를 대고 모두 빨아먹고, 호의호식하고 떵떵거리고 권력을 휘둘러 왔다.

그래서 이것을 바로 잡자고 개혁의 화두를 내면 집단적 항거로 기득권을 고수하려고만 한다. 정치 개혁을 한다고 하자, 야당은 보스가 전과 사범인데도 거대한 방패막을 세워 색깔이 같은 판사들이 재판지연 작전도 하고, 기각 판정을 하니 정치 개혁도 헛방이고 헛소리가 되었다.

대통령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고생하지만, 여당에서 뒷받침이 안되니 안쓰럽다. 107회 전국체전 개회식에 대통령이 연설하기 직전 전라남도 의원 30여 명이 집단 퇴장해 버렸다. 이렇게 대통령을 멸시하고 거부하는 그들의 사상은 무엇일까? 우리 편 아니면 모두 적으로 보는 살벌한 대한민국이 되었다. 정말 이건 아니라고 본다.

「교회개혁 없이 정치 개혁 없고 사회 개혁도 없을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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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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