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36)
“저 이 교회에 다니고 싶어요.”
동부이촌동에 살고 있는 낯선 한 분이 교회 사무실에 와서 교회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그 주일날 예배에 와서 등록을 했다.
그러나 그다음 주일 예배에는 오지 않아서 심방을 가도 되냐고 하니까, 집보다 카페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여 교회 앞 레스토랑을 겸한 카페에서 만났다.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오래 했으며, 한국에서는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후 부모님의 과도한 지원을 받으며 유학을 했단다. 교회에서 반주 봉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집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있기에 심방은 어려움을 표했다.
갑자기 이분이 “전도사님, 나 술 좀 시켜서 먹어도 돼요?” 했다.
원하는 것 시키라고 하니까 뭔가 시켰다. 얘기가 길어져서 나는 다음 약속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일어나서 술값까지 계산하고 나왔다. 심방 역사상 술을 사 드리는 일은 이 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이분과의 약속은 시간이 넉넉할 때만 했다.
그러나 술은 더 이상 나와 만날 때는 안된다 하고 전화도 저녁 8시 이후는 사양하니 잘 지켜 주었다.
이분의 말씀을 계속 들어보니 마음과 정신이 많이 아팠고 부모님으로부터도 어려운 말씀을 많이 듣고 걱정을 끼치는 상태였다. 진심으로 이분의 모든 말씀에 경청했다. 친구들 중에도 집안은 부요하지만 술로 지탱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다. 계속 교제를 하다 보니 병원에 입원을 안 하고 견디는 것이 나와 교제를 계속 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애쓰고 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이분을 위하여 기도를 많이 했다. 정성을 쏟아 만날 때마다 시간을 많이 사용했다.
그날도 카페에서 만나고 있는데 불쑥 물었다.
“혹시 예수님 아니세요?” 하였다.
나는 극구 아니라고 하면서 이분의 시선이 안정되도록 속으로 기도했다.
몇 번 그렇게 물었다. 이분은 결국 건강해져서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사회 활동도 할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나도 천사 같은 분들을 수없이 만났지만 직접 이렇게 묻지는 못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