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35)
심방을 가야 할 곳은 참으로 많았다.
방춘화 권사님이 일본에 있는 따님댁에 오랫동안 계시다가 귀국하셨는데 연세도 많고 몸은 많이 쇠약했다. 전에는 부유하게 사셨으나 가세는 기울고 따님들도 어려워져서 권사님을 재정적으로 도울 수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랜만에 오셔서 외로운데 또 편찮으셨다.
심방을 갔다. 권사님 계신 곳에 빈손으로 성경찬송만 가지고 가니 참 민망했다. 그때 나도 모르게 한숨 어린 기도가 나왔다. 민영아파트 C동 모서리를 돌면서 말씀드렸다.
“주님, 제게도 돈 좀 주시면 유익하게 쓸 수 있는데요…”
“네게는 ‘기도’라는 천국 선물을 주었잖니?” 갑자기 하늘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아파트 모퉁이를 돌다가 이 음성을 듣고 감격했다. 나는 이렇게 최고의 선물을 가지고 다니며 교인들에게 쓰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나도 최고의 선물을 받은 날이었다.
아! 나는 각 집에 가서 상담해주고 예배드리고 기도해 주는 것이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하늘의 선물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기쁨으로 권사님 댁에 가서 찬송을 함께 부르고 간절히 우리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귀하신 권사님 어려운 중에 계시지만 천국 바라보며 믿음 충만케 해 주시기를 간구 드렸다.
그날 이후로 성경찬송만 들고 심방 가지만 얼마나 큰 긍지를 가지고 하나님을 든든한 배경으로 하여 가정마다 위하여 기도를 드렸다.
지금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면 나 혼자 하든지 그 사람과 같이하든지 그분에게 제일 값비싼 선물을 드리는 줄 알고 긍지를 가진다.
그러나 기도의 부칙도 있다. 누구를 위해 돌보고 기도하든지 ‘종이컵’ 방법을 쓴다.
주님이 그를 이동시키실 때는 놓아주고, 내가 붙들고 있을 때는 찌그러지지 않게 두 손으로 붙들어 준다. 내 팬을 안 만들고 그의 뜻을 존중하여 기도해 준다. 이것은 리처드 포스터의 기도 책에서 배운 내용인데 이렇게 관계하면 인간관계가 찐득해지지 않아서 좋다. 내가 그에게 얼마나 투자했건 생각은 안 하게 된다. 아무리 멀어도 기도를 필요로 하는 교인 집에 가는 발걸음은 항상 날개를 단다. 택시비도 아깝지 않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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