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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나라를 있게 한 영웅

사진: 유튜브 채널 국방TV 캡처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이라는 영상이 있다. 한 미국 현역 군인이 카페에 들렀다. 그를 알아본 카페업소 주인이 그에게 ‘무료입니다’라며 그에게 주문한 커피를 건넸다. 마침 엄마와 그곳에 함께 있던 한 어린이가 그 군인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은 어린이가 그곳에 함께 있던 또 다른 한 노인에게 다가가 ‘할아버지도 영웅이세요?’라고 질문하며 사진촬영을 요청한다. 소년과 사진을 찍은 그 현역 군인이 노인의 팔에 새겨진 베트남전 참전 표식을 보고 어린이에게 그 사실을 말해준 것이다.

이 영상은 미국 정부가 국가유공자에 대해 시민들이 가져야 할 인식 제고를 위해 만든 홍보물이다. 간혹 이런 미국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시민들의 따뜻한 대응을 보며, 부러운 마음이 일어났다.

이미 소천한 집안 어르신 가운데 6.25전쟁 참전용사로 두 개의 무공훈장을 받은 분이 계셨다. 그러나 그분은 안타깝게도, 자신이 무공훈장 수훈자라는 사실을 평생 모르고 살아왔다.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그분은 제대할 때 받았던 수훈 대상자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전쟁 발발 이후 3년째에 협정된 휴전체결 당시 제대한 그분은 그때부터 격동기 한국의 근대역사를 온몸으로 겪어야만 했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광산 광부부터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고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런 고인에게 그 서류는 고된 인생의 아픈 기억의 흔적이었을 뿐이다. 그분이 모든 공사직에서 은퇴한 이후 어느 해 보훈의 달 6월을 맞아 TV에서 ‘국가 유공자를 찾는다’는 공익광고를 보게 됐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국가보훈처에 문의한 결과,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진작에 알았으면 수십년간 누렸을 온갖 혜택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이 국가유공자에게 당시 우리나라 정부가 보여준 처사는 참으로 매정했다. 뒤늦게 무공훈장 서훈자라는 사실을 알게된 유공자에게 국가보훈처는 빛 바래고 녹이 슨 훈장을 지급했다. 특별한 훈장 전달식도 없었다. 더욱이 당시 업무담당자는 만약 좀 깨끗한 훈장을 받고 싶으면 개인이 돈을 부담해서 훈장 제작업자에게 요청하면 된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결국 가족들이 십시일반 부담해 깨끗한 훈장을 만들어 국가 대신 가족 증정식을 가졌다. 고인이 소천하시기 전까지 거실에 걸려 자신의 지나온 여정을 위로해주는듯한 그 훈장을 애지중지하며 바라보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랬던 국가보훈처가 최근 국가보훈부로 승격이 됐다. 부로 승격한 보훈지원정책이 유공자나 보훈가족이 볼 때 달라졌을까? 또 최근 스카이데일리가 5.18 유공자 4346명 중 가운데 7.8%에 달하는 정치인 339명 중 91%가 5.18과 무관한 다른 민주화운동 이력으로 등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진정한 영웅은 존경을 받아야 하지만, 근거가 없는 상훈은 바로 잡혀져야 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 국가유공자나 보훈가족, 한인 디아스포라 등 국가의 위기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조국을 떠나 해외에 살게된 사람들에 대한 정책이 달라졌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들 보훈 대상자 190명과 윤석열 대통령이 만났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시는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여러분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이라고 위로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의해 격침당한 천안함 가족들과 6.25참전 유공자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일성의 대남전략 변경에 따라 무력도발이 감행된 19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을 저지하다 전사한 유공자, 1999년의 연평해전 주역과 유족 등은 처음으로 역대 정부 오찬 행사에 초청받았다고 한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공을 세운 이에게는 상을, 잘못을 저지르는 이에게는 엄한 벌을 주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주님도 그러시겠다고 했다. 언약을 지키면 모든 민족 중에서 주님의 소유가 되지만, 경건하지 않은 죄인은 모든 완악한 말로 인하여 그들을 정죄하겠다고 말씀하셨다(출 19:5, 유1:15).

그리고 미래에 펼쳐질 그 날을 미리 떠올려 본다. 새 하늘과 새 땅이 펼쳐진 그 날, 하나님의 백성에게 생명의 면류관이 전달될 그 날의 영광스러운 장면이다. 그리고 주님이 “네가 죽도록 충성하며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구나”라며 위로하실 그 날을 소망하며, 오늘도 믿음의 자리를 지키는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전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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