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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통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노동 허가 비자

사진: 김봄

유치원 하교 시간. 아이들을 배웅하고 있는데, 백색의 경찰차가 들어섰다. 미처 집으로 가지 않은 아이들은 경찰차에서 내리는 제복을 입은 10여 명의 사람을 보고 겁을 먹었다.

이곳에서는 공무원의 힘이 막강하다. 특히 경찰은 한국에서 우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망태기 할아버지처럼 두려움의 대상이다.

‘무슨 일이지?’ 싶었다. ‘누가 신고를 했나?’는 괜한 마음도 들었다. 사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아도 경찰의 방문을 받는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알고 보니 그들은 경찰이 아닌 이민국 사람들이었다. 센터에 3명의 외국인이 있어야 하는데, 4명의 외국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조사를 하러 나왔다고 하는 그들은 다짜고짜 1명은 어디 있냐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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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며칠 전에 미국에서 방문한 손님을 찾고 있는 것인데, 손님은 이미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꼭 찾아야 하는 사람이 없자, 그들은 손님이 왔는데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꼬투리를 잡았다. 손님이 왔는데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하나? 황당했는데, 이곳에서는 충분히 문제가 되는 일이었다.

그들의 논리로 따지면, 여행 비자로 온 이들은 가족 증명이 되지 않는 이상, 유치원과 교회가 있는 선교센터에 있으면 안 된다. 여행자답게 호텔이나 숙소에 머물면서 여행을 해야 한다.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노동 허가(work permit) 비자를 받아야 한다.

아무리 시골 유치원, 시골 교회라고 해도 노동 허가 비자가 없는 사람은 교실에 들어가서도, 설교를 해서도 안 된다. 물론 전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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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그렇다고 노동 허가 비자를 쉽게 내어주는 것도 아니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 행정절차는 얼마나 복잡하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얼마나 많은지. 왔다 갔다 다녀야 하는 관공서는 얼마나 많고 관공서와의 거리는 얼마나 먼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꼬박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겨우 천신만고 끝에 노동 허가 비자를 받았다고 해도 마음 놓고 사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곳의 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법이다.

도시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몇 번씩 관계자들이 찾아와 꼬투리를 잡아서 사역을 포기한 선교사들도 있을 정도다.

10명의 이민국 사람들이 3시간 동안 조사를 했지만, 결국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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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하지만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사가 행정적 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세상 방법을 선택할 수 없어 언제나 어려움을 당한다.

특히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일수록 더하다. 선교지를 사랑하고,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왔지만, 한 번씩 관계자들의 횡포를 견뎌야 할 때, 선교사들의 마음이 어떠할까? 생각해본다.

특히, 2년마다 비자 갱신을 받기 위해 원하지 않은 강제 출국을 당할 때면 온갖 감정들이 다 올라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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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선교지에서의 만만치 않은 삶을 더 만만치 않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뒷돈을 주지 않아 발생하는 상황들이다. 남의 나라에 살아야 하는 이방인이기에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다.

때로는 그 어려움은 모욕감과 좌절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교지를 포기하는 선교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노동 비자. 바로 사명 때문이다.

사명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게 한다. 그 어떤 것으로도 영혼 구원의 사명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선교사들은 안다. 선교지에서 만나는 환난들이 선교지가 하나님보다 더 큰 소망이 될까 봐 던지시는 하나님의 훈련과정이라는 것을.

2년마다 강제 출국을 통해 선교지에서의 삶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운다. 남의 나라에 사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이 땅 자체가 하늘나라 백성인 우리에게 남의 나라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 하늘나라 백성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노동 허가가 주어졌다.

만만치 않은 남의 나라의 삶이지만, 하나님의 노동 허가 권한을 가진 자로서 꺾이지 않는 믿음으로 말씀에 순종하여 나아갈 때, 결국에는 우리의 노동 허가가 하나님의 영광이 될 것이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탄자니아=김봄(기록하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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