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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나의 아버지가 내게 주신 유산

사진: Ben-White on Unsplash

아이치현 토요하시(豊橋市)부터 오사카(大阪)까지 달려온 걸음들이 있다. 아이치현은 우리 가족이 일본 땅에 처음 부르심을 받은 지역이다. 그곳에서 아들, 딸이 사춘기를 보냈고, 처음 이 땅의 지진을 경험했고, 일본어를 잘 몰라 당황스러웠던 일들이 이제는 추억이 된 곳이다. 한국에서 살 때도 일본에 와서도 상상도 못 하던 우리네 조선인 할머니를 처음 만났고, 그리고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렇게 처음 우리(조선) 학교를 만났다. 그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갔었던 토요하시 조선학교 선생님 한 분이 크리스천이 되었다. 전교생이 8명이던 학교는 몇 년 전에 없어졌다. 선생님은 장군님의 자리에 예수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장군님의 자리에 예수님을 모시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절레절레 하던 손짓은 이제는 그 손을 모으고 우리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손이 되었다.

선생님은 학교 근처에 있던 토요하시 신시로 교회에 다니고 있다. 해방 후 우리 조선인에게 땅을 받아 세워진 신시로 교회는 우리 조선을 품고 함께 하고 있다. 8년 전, 우리 부부가 조선인 선교를 위해 오사카로 오기 전에도 신시로교회 다키모토 준 목사님은 우리 부부를 기뻐하시며 축복하셨고, 우리 조선을 마음껏 축복해 주셨다.

그곳에서 우리 학교 선생님과 기도의 동역자들이 긴 시간을 달려왔다. 한 주간의 수고를 마치고 밤늦도록 뛰는 심장을 가지고들 왔다. 단지 우리(조선) 학교 땅에 서서 기도하기 위함이었다.

봄빛이 따스한 토요일, 오사카에 흩어져 있는 학교들을 찾았다. 이제 없어지는 마지막이 되는 학교 운동장을 돌고 돌았다. 아이들이 뛰놀던 곳, 우리 아이들을, 우리 민족을 기도했다.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심장에 심장이 더해져서 함께 요동쳤다.

토요하시 땅에서 오사카 땅까지 줄을 길게 하여 말뚝을 견고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줄로 재어 준 구역이 이렇게나 기름진 곳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기업이 참으로 아름다움이여.

네 장막 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지어다. 이는 네가 좌우로 퍼지며 네 자손은 열방을 얻으며 황폐한 성읍들을 사람 살 곳이 되게 할 것임이라 (이사야 54:2~3)

하나님은 ‘태초에’라는 말로 하나님의 처음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하늘에서부터 줄을 길게 하여 택하신 백성들을 모으시고 있다. 그 울타리에 말뚝을 박아 견고히 하신다. 황폐한 땅을 사람 살 곳, 거룩한 땅으로 만드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목적을 위해서 택하여 구별된 자들의 심장에 심장을 더해 함께 뛰게 하신다. 하나님이 만드시는 유업들이 그렇게들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유산이 참으로 빛남이여.

우리가 무슨 일이든지 우리에게서 난 것 같이 생각하여 스스로 만족할 것이 아니니 우리의 만족은 오직 하나님께로 나느니라 (고린도후서 3:5)

이제 하나님의 마지막은 우리가 함께 해드리자. 우리는 하나님의 유업을 받은 자들이다.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자! 너와 나의 심장에 심장을 더해 함께 요동쳐 보자!

이것이 하나님에게서 난 우리의 자격이요, 가장 빛나는 삶이지 않은가.

최근 일본 백성들의 마음이 신나 함께 환호하게 하는 일이 있다. 야구선수 ‘오타니’ 이름만으로도 이렇게나 좋아할까.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인데 몇 년째 매 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오타니 선수가 삼진을 잡았는지, 안타를 쳤는지, 홈런을 쳤는지 매일 보고를 하고 있다. 오타니 선수가 모자를 벗어 던져도 멋있다고 좋아하고, 웃어도 함께 즐거워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가장 잘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쉬는 날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그의 모든 것으로 신나 떠들썩하다.

나는 ‘하나님’ 이름만으로 마음이 신나 하는가?

일본어판 만화 복음 책자가 출판되어 일본 각 지역으로 전달되고 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인쇄이다. 마지막으로 오사카에도 도착했다. 일본 땅 모든 백성에게 복음이 들어가길 소망하는 한국 크리스쳔들의 모아진 헌신이다. 주님이 줄을 재어 만드시는 구역은 하늘을 날고 바다를 건너서라도 시작된다. 그 소망의 줄이 견고히 박아지리라.

책자를 운반하느라 이렇게나 좋다. 운반하는 심장도 받는 심장도 이렇게나 마음이 신나 한다. 주님이 줄로 재어 준 구역에서 구별된 자로 사는 삶이 나의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하나님 아버지’ 이름만으로 마음이 신나 한다.

나의 아버지가 내게 주신 유산이 참으로 좋다.

주의 증거들로 내가 영원히 나의 기업을 삼았사오니, 이는 내 마음의 즐거움이 됨이라 (시편 119:111)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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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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