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마히마 사역팀은 뭄바이의 약 열 한 곳의 빈민가를 다니며 순회 주일학교를 해 왔습니다. 찬양하고, 휴대용 빔 프로젝터로 성경 만화영화를 보여주고, 설교하고, 기도하며 각 빈민가들에서 ‘이동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왔지요.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에 코로나를 퍼트린 중국인(을 닮은 한국인)의 빈민가 방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게다가 순회 주일학교보다 더 시급하고 활발했던 코로나 긴급 구호 사역 일정들로 인해 순회 주일학교는 문을 닫다시피 했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2년여 사이에 원래 가던 빈민가 자체가 철거되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새로 생긴 수요 저녁예배, 금요 심야예배, 빈민식당 방문 사역 등으로 인해 좀처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겨우 세 곳 정도(샬미나가르, 울하스나가르, 부톨리가오)의 빈민가에서만 성경 만화영화 상영을 통한 순회 주일학교가 이뤄지고, 나머지 곳들은 심방 수준부터 다시 시작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번 주에 남인도 출장을 간 사이, 저희 제자들과 형제들이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그리고 2019년 이후로 한 번도 가서 사역을 하지 못했던(코로나 긴급 구호 식량 및 세이프팩은 나누어 주었지만) ‘크리슈나 스틸’ 빈민가에서 만화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 없이도, 영상장비를 챙겨가서 제가 있을 때처럼 동일한 사역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 재건 후 둘째 주, 드디어 제가 그 빈민가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여러해 전 제가 직접 개척했던 첫 순회 주일학교였고, 저 없이 현지인 청년들끼리 재건한 첫 순회주일학교였으니 이중으로 ‘개척’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 허리 높이 키의 꼬꼬마들이 다 큰 처녀나 턱수염이 난 청년들이 되어 반기고,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맨발로 걸어와서 만화영화를 보며 함께 찬양하는데 정말 이토록 기쁠 수가 없더군요. 우리 청년들은 “다음 주에는 ‘왈리빠다’ 빈민가에서도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라고 소리높여 외쳤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기적인 빈민가 순회 주일학교가 다섯 곳까지 복원되는 셈입니다. 정말 하나님께 감사 찬양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2-3년의 기간 동안, 저는 빈민가 어린이 사역자에서, 구제 사역자 및 컨텐츠 보급 사역자(만화전도책자, 히즈쇼 등)로 반 이상 정체성이 옮겨갔었습니다. 하지만 구제사역의 기름부으심과는 별개로, 예전처럼 빈민가 어린이 사역 자리에 앉으니 첫사랑의 설렘이 돌아오더군요. 아! 내가 이토록 스트레스 받으며 뛰어다닌 게 결국 이 아이들을 위해서였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다섯시 반부터 일곱시까지 청년들과 사도행전을 공부하고, 기도회를 하고, 일곱시부터 아홉시까지 빈민가에서 복음의 영상기사가 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왔습니다만, 마음에는 보람과 행복이 넘칩니다. 이렇게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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