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오산에서 오시는 이*근 아버님을 오늘도 영등포 좁은방에서 만났습니다. 지난주에 영등포에 오시지 않아 잘 계시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었습니다. 몸이 아파서 지난주엔 올 수 없었고 오늘은 지팡이에 의지하여 나왔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서 밥솥을 마련해 주기로 했는데 아직 해결이 안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살짝 교회에 실망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함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힘없고 배고픈 성도를 향해 행정적 처리를 운운하며 밥솥을 몇 주째 구입해주지 않는 것을 보면 속이 상합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좁은방에서 지난주 주문받은 운동화와 청바지를 가지고 권*학 아버님 댁을 찾았습니다. 물품을 드리자 바로 바지를 꺼내입으시고 신발도 신어보시더니 좋다고 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무명집사님께서 벽에 붙여놓은 주기도문을 읽으면서 그 뜻을 다시 한번 설명해 주고 기도하고 돌아가려던 중 권*학 아버님 방 바로 맞은편에 사는 분의 부엌문이 열려 있어서 우연히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문이 닫혀있거나 인기척이 없는 곳입니다. 두 달 전 딱 한번 그곳에 사는 분을 만났을 때 기도를 원치 않으셔서 그냥 지나쳤던 곳입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문이 열려있었고 들어가보니 좁은방에서 낯이 익은 방*수님과 그 방에 사는 분이 오이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분의 성함을 여쭤보니 김*민이라고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갑자기 자신도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냐고 했더니 바로 앞방에 사는 권*학 아버님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얼마 전에 술을 먹고 권 아버님께 안좋은 소리를 했는데 그것이 마음에 걸렸었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분과 함께 권*학 아버님께로 갔습니다. 김*민 아버님께서 권*학 아버님 앞에서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말을 했고 권아버님도 용서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두 분이 손을 잡고 화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할렐루야! 방으로 돌아온 뒤 김*민 아버님은 이제 마음이 편해졌다고 고백하시며 눈물까지 흘리시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말씀하시는 그 순간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사실 김*민 아버님은 방문이 열려있어서 옆방에서 주기도문의 용서에 대한 말씀을 계속 듣고 계셨던 것입니다. 첫인상은 개인적으로 좀 무서웠는데 이렇게 순수한 분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저의 편견이 또 한 번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김*민 아버님과의 만남으로 또 어떤 복을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이미영>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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