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까치의 시련을 이기고 좋은 열매 맺은 과실을 보며
지난 2012년 여름 때의 일이다. 당시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강타했다. 때문에 애지중지 키워온 배가 30% 정도 낙과했다. 태풍으로 배가 상당 수 떨어진 덕분이었을까? 가지에 남은 배들은 오히려 더 커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태풍 이후 또 하나의 고비가 왔다. 극성스런 까치의 활동이다. 사실 까치는 매년 배 농사에 큰 어려움을 주곤 했다. 그해에도 까치들은 어김없이 태풍을 이겨내고 얼마 남지 않은 배를 큰 것부터 쪼아댔다. 정말 원망스러웠다. 까치에 상해버린 배가 정말 아까웠다. 평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격한 감정들이 일어났다. 당시 한 손에는 늘 까치를 쫓아낼 총을 들고 농사 일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 같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나는느헤미야가 한 손에 도구와 또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예루살렘 성벽을 증축했던 심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해는 그렇게 어렵게 배 농사가 끝났다.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20%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가격은 30% 정도 올랐다. 결과적으로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소득이 높은 한 해였다.
사나운 태풍과 극성스러운 까치들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만 끝까지 좋은 결실을 맺어 준 그 열매 하나하나로 인해 이전 보다 더 큰 고마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주님은 일하여 주셨다.
작년 초에 이집트로 아웃리치를 가서 광야에서 3박 4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황량한 들판과 메마른 사막에서 식물과 동물들에게 생명과 열매를 주시는 주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주님은 우리의 상황과 환경이 어려울수록 끝까지 참아 마침내 남은 자가 되어 주님의 기쁨과 영광이 되기를 원하시며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의 믿음의 여정을 마치고 주님 앞에 귀한 열매로 남아 있게 되길 소망해본다.
또 그들이 그 나무뿌리의 그루터기를 남겨두라 하셨은즉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줄을 왕이 깨달은 후에나 왕의 나라가 견고하리이다(단 4:26)
정해곤 장로 | 필자는 현재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에서 방주농원을 가꾸며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다.[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