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키예프 광장에서 수십만명 모여 회개 기도 …“기독교로 재건하자”외침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기도자들이 이 땅의 평안과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최근에 알았다. 고국 우크라이나를 위한 이같은 중보기도에 대해 감사와 기쁨을 감출 수 없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기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배경과 최근 교회의 상황을 조금 더 정확히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1년도에 1200년 만에 처음 ‘독립’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됐다. 오랜 배신과 침략을 경험한 연약한 나라. 그럼에도 이 나라는 소멸되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수없이 침략을 당해도 사라지지 않는 문화와 정체성을 보면 강한 나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같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요동치는 정국에 휩싸였다. 국민 여론은 이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친 유럽 진영과 친 러시아진영으로 나뉘었다.
외세(外勢)와 국론이 밀접한 관련을 갖게된 것은 독립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 당시 우크라이나는 쇠잔해가던 소련연방에서 분리됐지만, 그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는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주된 에너지원 중 하나인 가스를 러시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때문이었다. 이같은 관계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러시아에 가스 의존, 불완전한 독립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는 4년 전인 2010년 친 러시아계 인물인 빅토르 야누코비치의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심화됐다. 러시아와 유착관계는 정치와 군대와 경찰과 법률분야를 넘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폭 넓게 암세포처럼 퍼져갔다. 이에 반발하던 국민들의 반응은 2013년 11월부터 본격화됐다. 대학생들이 주도한 시위가 사회 각계 각층의 참여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유명인들과 엘리트 계층과 공무원들도 반정부 시위 대열에 가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하늘의 무리들”이라고 불리며 거세졌다. 그러나 친 러시아 정부에게는 위험한 시도로 여겨졌다. 마침내 2013년 2월 22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데모에 앞줄에 서 있는 젊은이들을 무자비하게 총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 100여명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사망자를 포함 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나라의 자유를 위해서 희생한 영웅들의 피흘림은 우크라이나인들을 각 도시에 시내 광장으로 내몰았다. 결국 지난 2월, 대통령은 러시아로 야반도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새 정부가 일어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이 땅의 교회는 일주일간 매일 밤 기도회를 열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 땅의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다. 엄연한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 의회는 러시아 편입을 선포했다. 망명길에 나선 러시아 국적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크림반도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추대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 위기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이때.
매일밤 우크라이나 위한 연합기도
찬양과 회개와 나라를 사랑하고 주님을 섬기자는 고백이 솟구쳐 나오고 있다. 전쟁이 발발할 것만 같은 상황은 우크라이나 교회를 연합하게 만들었다. 연합을 꿈꾸지도 않던 오순절 교회와 침례교 교회들이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교회 연합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침례교회는 오순절 교회를 이단으로 여기며 비방을 했고 오순절 교회 역시도 동일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한국에서 제작돼 우크라이나어로 번역된 기도정보 ‘복음의 영광’에 오순절교단의 목사님이 핍박사례로 나와 있다는 이유로 침례교회에서 느혜미야52기도 참여를 거절하기도 했다. 예배 방식이나 순서는 물론 성도들의 옷차림도 다르다. 은사주의나 카리스마틱 교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철저하게 대립하던 교단들이 서로 연합하는 기적과 같은 일이 펼쳐진 것이다.
수도 지역과 중심 도시 있는 곳곳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모임이 교단의 벽을 뛰어넘어 열리고 있다. 수도 키예프에서 60개의 교회의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기도의 불을 밝혔다. 이같은 기도 모임이 지금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2월 23일 밤, 키예프 광장에서 시작된 기도모임이 3월 초 현재까지 매일 밤마다 눈물의 고백들과 회개가 정치인들과 새 정부에 일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고통 속에서 새로운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새 정부를 대표하는 유명한 권투 선수이자 정치인 비탈리 클리츠코 민주동맹(UDAR) 당수는 울부짖으며 외쳤다.
유명 정치인 “우리의 운명을 주님께 ”
“우크라이나여, 우리는 우리 역사 내내 강대국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겼다. 지금도 러시아와 서양 사이에 있으면서 누구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주님에게 운명을 맡기자! 우리는 기독교 가치로 굳게 세워진 나라를 이제 만들어 나아갈 때이다”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리에 있었던 수 십만 명의 사람들과 중계를 본 사람들 마음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너도나도 기도가 열리는 자리로 성도들이 나아오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지만 영적 지진을 허락하신 주님께 오히려 감사드린다. 필자는 주님 앞에서 무릎 꿇은 백성을 만드시려고 이 과정을 허락하셨다고 믿는다.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있을 것이다. 온 몸에 퍼진 암세포를 잘라내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은 희생과 아픔 없이, 분명한 태도 없는 회복은 일어날 수 없다.
진정한 부흥이 일어나고 악이 물러나고 우크라이나에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세워지도록 기도를 요청한다.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지금 우리 모두의 기도에 달려 있다. [GNPNEWS]
안드레이 리트비노프(본지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