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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로운 국가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 시리아 알레포에 있는 기독교인들 거리. 김요셉 제공

지난 2011년 시리아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탄압으로 촉발된 내전 상태의 시리아에서 반군이 12월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 지난 13년간 500만 명의 시민을 난민으로 내몬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동맹을 맺은 세력이 정권을 접수했다. 또 다시 격랑의 시기를 맞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과 기도제목을 레바논 장로교단(NESSL)의 교단장 죠셉 카삽 목사가 본지 동역자를 통해 본지에 기고했다.<편집자>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시리아에서 대림절 인사를 드립니다.

최소한의 유혈 사태와 놀라운 절제 속에서 시리아 국민의 정치적 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 시기는 시리아인들에게 깊은 분열을 가져왔습니다. 어떤 이는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했으며, 다른 이는 어떤 변화든 더 나은 내일로 간주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국가라는 존재 자체가 시민들에게 안정을 보장한다고 여긴 사람도 있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국가가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불의를 행하는 도구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소수의 어떤 집단은 과거 국가로부터 얻은 이익을 국내외적으로 활용해 개인의 부를 축적했으며, 이제 새로운 정치 체제의 출현과 함께 새로운 새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반군 무장 세력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며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총리로부터 공식 기관들의 통제권을 넘겨받기 시작했습니다. 알레포에 입성한 후, 무장 세력은 시민들에게—특히 소수 민족과 기독교인들에게—위험이 없을 것임을 강조하며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작전의 목적이 단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아침, 우리의 교회에서 평소처럼 기도가 드려졌지만, 참석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두려움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들려오는 총성 대부분은 전투가 아닌 축하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리아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들은 종교, 종파, 신앙을 넘어 모든 시민이 안전과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시리아가 건설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비전은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루어지며,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협력과 통치를 구현하는 국가를 포함합니다.

또한, 이들은 공정과 법치에 기반하여 모든 시민이 어디에 소속돼 있든 평등하게 대우받는 국가를 꿈꿉니다. 이런 진정한 시민권의 국가는 낡은 정치적, 종교적 이념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원칙에 부합하는 모습을 갖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에게 존엄과 자부심을 갖게 하고 고국과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 새로운 단계에는 수많은 도전이 따릅니다. 이를 위해 협력을 통해 증오, 복수, 독점을 배제한 국가를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기는 모든 시리아인의 공통의 기반을 찾고, 국가의 통일된 미래 비전을 계획하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동시에 시리아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개입하려는 외세의 지정학적 게임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은 항상 평화와 화해를 지향해 왔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이어진 갈등에 따른 폭력과 상호 유혈 사태를 목격하며 깊은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그들의 유산은 사랑과 평화로, 1400년 넘게 무슬림 동포들과 함께 공존하며 이를 지켜왔습니다. 기독교인들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대신 선의의 대사로서 사회에서 “소금과 빛”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염원은 예배와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관용과 사랑으로 특징지어진 현대적이고 시민적인 사회를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위기 동안 우리와 함께하며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들께 시리아와 그 국민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국가에서 시리아의 미래를 옹호해 주시기를 요청드리며, 그 미래가 기독교인들이 억압이나 박해 없이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할 수 있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피난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우리가 모두 바라던 시리아 기독교인들의 미래를 위해 연대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의 길은 분명 도전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믿음과 기도, 그리고 상호 지원을 통해 함께하지 않고서는 이 길을 헤쳐 나갈 수 없습니다.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아기로 우리 가운데 오신 신비를 상기시킵니다. 헤롯과 같은 이들은 그분을 없애려고 했지만, 주님께서는 그분의 사명이 완수될 때까지 보호하셨습니다. 우리가 아기 예수를 돌보며, 그분이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지혜와 키로 자라게 하신” 거룩한 가족을 본받기 위해 노력합시다.

2024. 12. 9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서, 조셉.

우리의 기도

사랑과 자비로우신 하나님, 시리아 땅에 당신의 평화와 회복이 임하기를 간절히 구하며 나아갑니다. 오랜 고통과 분열, 그리고 폭력 속에서 살아온 시리아 국민을 기억해 주시고, 그들에게 새 생명과 소망을 허락하소서.

주님,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시리아에 당신의 지혜와 사랑을 부어 주소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이들이 정의와 자비로 그 길을 준비하게 하시고, 권력을 추구하는 욕망이 아닌 서로를 섬기는 겸손한 마음으로 나라를 세워가게 하옵소서.

특히, 시리아의 소수 민족과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해 주시고, 그들이 두려움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믿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오랜 세월 평화와 화해를 위해 헌신했던 그들의 역할을 기억하시고, 새로운 시리아에서도 그들의 목소리가 존중받게 하옵소서.

주님, 각 도시와 마을, 가정에 평화를 주시고, 상처받은 마음들을 위로해 주소서. 총성과 폭력이 멈추고, 사랑과 용서가 흘러넘치는 공동체로 변화되게 하옵소서. 복수와 증오가 아닌 화해와 연합의 영이 그 땅을 다스리게 하시며, 새 시대의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허락하셔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세워가게 하소서.

하나님,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게 하시고, 그들의 예배와 섬김이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게 하옵소서. 또한 이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시고,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매 순간 느끼게 하소서.

우리 모두를 통해 시리아의 평화를 위한 당신의 도구가 되게 하시고, 그 땅에 진정한 구원과 회복이 임하기까지 쉬지 않고 기도하며 행동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허락하옵소서.

성탄절의 빛과 소망이 시리아와 그 모든 국민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아멘. [복음기도신문]

<번역> 편지: 열무김치 이바나바, 기도문: 열무김치 김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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