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포유 사역 장소로 가기 위해 중랑구청 앞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신이문역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어떤 아저씨가 오랫동안 씻지 않은 듯 꾀죄죄한 행색과 남루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신다.
순간 망설였다. 아니 고민했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지금 오는 마을버스를 타야 정시에 사역현장에 도착할 수 있을텐데…’
‘나는 소외계층을 돕는 목사인데 지금 소외계층 사역을 하러 가는 길에 만난 소외계층을 외면하고 가는 것이 바른 것인가?’
그리곤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님, 제가 지금 저 분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음성은 없었다. 길을 건너 국민은행 ATM 기계에서 사역비를 찾고 그 분께 가까이 다가갔다.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채.
‘내게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시면 어떡하나? 그래도 대화를 이어가야할텐데’ 생각아며 다가섰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아니 순한 양도 이런 양이 없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니 내가 들어본 것 중 최고로 나지막한 소리로 “네, 안녕하세요.”라고 답하신다. ‘내 첫인상이 무서웠나?’
“뭐 필요한거 없으세요?” 그러자 배시시 웃으며 답했다.
“배가 고파요.”
“네, 그렇군요. 전 노숙인 사역하는 목사입니다. 얼마 안가면 저희 공동체가 있는데 가셔서 식사도 좀 하시고 옷도 갈아 입을 수 있는데, 가시겠어요?”
온 몸이 시커멓고 옷도 내의만 입고 있는 상태여서 돈을 줘도 식당에서 식사를 못하실 것 같았다.
“아뇨. 괜찮아요. 비가 와서 잠시 비를 피하고 있어요. 청량리로 다시 걸어가야죠.”
아저씨는 청량리에서 오랜 기간 노숙을 하셨고 오늘 머리를 심하게 다쳐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가는 길이라고 했다. 전화번호와 이름과 공동체 주소와 얼마의 돈을 건내고 함께 손을 잡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이 분의 손을 잡아주시고 아픈 몸과 마음을 고쳐주옵소서. 하나님이 살아계시니 이 분께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역사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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