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117)
선교지에서 교회를 개척하며 서툰 러시아말로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날 때였습니다. 아이들과 청소년이 많지만, 이웃에 사는 한 부부와 학부모 중 두세 명이 드문드문 교회에 나오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교회의 전기를 승압하면서 옆집에 사는 성도님이 우리 교회 전기를 몰래 끌어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옆집은 1년간 요금을 내지 않아 전기가 끊어진 상태였던 것이죠.
문제는 전압이 높아지면 전기를 끌어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편해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큰소리를 지르며 거짓말을 하고 급기야 자기 집 개를 풀었습니다. 아내가 개에게 물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좋았던 관계가 한순간에 깨져버렸습니다.
이후에도 그 가정은 계속해서 몰래 전기를 끌어 쓰다가 전열기구가 모두 타버리기도 했습니다. 사정이 딱해 임시로 교회에서 선을 연결해 전기를 공급해 주었지만, 그녀가 우리를 피해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도와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기회가 생겨서 어렵게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신들이 밤마다 괴롭힌다느니, 정교회에서 교회를 못 가게 한다느니, 동네 사람들이 다 교회 가는 것을 반대한다느니 하면서 교회 오는 것을 꺼렸습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에게는 남편과 싸우다 맞아서 머리를 꿰매고 오른팔이 아파 움직일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는 등 잘못된 자신의 행동이 너무 부끄러워서 피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는 이 성도의 밀린 전기요금을 모두 지불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집으로 전기가 다시 공급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뜻은 부르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때로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예수님께서 어떻게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셨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의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일하신 주님이 함께하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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