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113)
올해 초, 주님의 부르심으로 제자 훈련을 받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기선교에 지원했습니다. 4년간의 대학 생활의 결실을 맺는 임용시험이 200일도 채 남지 않은 때 받은 훈련이었습니다.
중요한 시기였지만 이 결정에 대해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부하느라 힘든 영혼이 말씀과 기도를 통해 회복되었고, 지체들과 주님 안에서 교제하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국내로 단기선교를 떠나게 됐습니다. 이튿날 우리 팀은 한 교회에서 12시간 연속기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6시간씩 기도하기로 했는데 목사님께서 도전을 하셨습니다.
“형제님들,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워보지 않으셨습니까?”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게임은 아니었지만, 대학 진학 후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놀면서 밤을 새운 날을 세어보면 365일은 족히 넘었기 때문입니다.
“이래도 기도 안 할래?”라고 하시는 주님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남은 11시간을 모두 주님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한 시간을 기도해도 하품이 나오고 지루했을 것이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12시간을 꼬박 기도하며 결국 내가 주님이 없이는 새로워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선교활동 내내 주님 말씀에 ‘즉시 순종하겠다’고 외쳐놓고서도 바로 아멘 할 수 없었던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평소에 잘 흘리지 않던 눈물이 흘렀습니다.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연약한 내 영혼을 붙잡아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단기선교를 떠나오며 주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미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제게 ‘새 일’을 행하셨다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옛 생명은 생각지 말고 주님이 살게 하실 새 생명을 믿음으로 바라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은혜로 행복하게 단기선교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진짜 선교는 삶의 현장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행하실 것을 신뢰합니다.
박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