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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교부 거리와 인재 길러낸 매산학교

▶ 매산중학교의 매산관
조선선교열전 (15) – 전라남도 편

종교개혁 500주년을 넘긴 2018년, 한국의 기독교 역사는 133주년을 맞았다. 구한말부터 본격화된 개신교 선교 역사는 문화, 교육, 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한반도의 근대화와 함께 진행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선교역사를 통해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본다. <편집자>

전라남도는 교회, 학교, 병원, 선교사 가옥 등 기독교 선교유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 중에서 순천은 미국 장로교의 한국 남부지역 선교활동의 거점이었다. 순천 매곡동 일대에 선교사촌이 형성되었고 여러 채의 미국 가옥들이 들어섰다. 지금도 매산중학교의 매산관을 비롯한 선교사 가옥, 선교사 묘지, 교회 등 10여개의 기독교 유적과 7개의 기독교 터가 순천의 선교부 거리로 보존되어 있다. 이 선교부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자녀들까지 몇 대를 이어 한국선교에 생명을 바친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전남에서 활동한 코잇 선교사

코잇(고라복) 선교사는 1907년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로 내한, 1908년 9월 세실리에 선교사와 결혼했다. 그는 1909년 3월 광주선교부에 부임하여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1909년 9월 큰 아들 우드와 1911년 9월 딸 로베르타를 낳았다(후에 순천으로 옮겨온 지 일주일도 되기 전 이질로 두 아이를 잃는다). 전남지역에서 여러 교회를 설립한 그는 1913년 프레스톤(변요한) 선교사와 순천선교부 창설자로 활동했다. 또한 순천의 평촌교회에서 오웬(오기원) 선교사의 후임으로 시무한 것을 비롯, 화순 대포 교회, 보성 운립교회를 부흥시켰다. 순천 용당 교회와 구례읍 교회 설립에도 협력했다. 1920년 들어 그는 윌슨, 녹스, 윈 선교사 등과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 고원지대를 선교사 수양 부지로 택하여 선교사와 그 가족들이 한국의 더위와 질병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선교정책 결정과 선교활동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프레스톤과 코잇 선교사는 순천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기독교 교육기관을 함께 설립하고 초대 교장을 지냈는데, 이 학교가 지금의 매산학교이다. 처음에는 은성학교로 불렸던 이 학교는 현재 매산중과 매산여고, 매산고 세 학교로 나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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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산중학교의 매산관 <출처: 문화재청>

세 번 개교한 매산학교

순천시 북쪽에 위치한 난봉산 줄기에 있는 매산중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교실 창문 아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라는 말씀이 보인다. 정원에 있는 돌에는 ‘세상의 빛이 되라’고 새겨져 있다. 설립자 변요한(프레스톤), 1대 교장 고라복(코잇) 선교사를 비롯, 2대 구례인(크레인), 3대 이보린(레이놀즈, 이눌서 선교사의 아들), 4대 원가리(언거) 박사 등이 교장을 역임했다.

매산학교는 1916년 조선총독부로부터 성경교과 교육 문제로 탄압을 받았다. 학교는 자진 폐교했다. 그 후 1921년 일제가 문화정치를 내세우며 규제를 완화하면서 매산학교와 매산여학교로 재개교하게 된다. 남학생들에게는 실업교육을 강조하고 여학교는 단추공장을 만들어 가난한 학생들이 학업과 학비를 함께 벌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다시 문을 연 매산학교는 학생들의 지원이 끊이지 않았고, 순천지역의 대표적 사립학교로 발전하면서 많은 인재들을 길러냈다. 유관순과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하다 광주에서 한 팔을 잘린 윤형숙 전도사가 이 학교 출신이다. 1937년 9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불복하고 두 번째로 자진 폐교했다. 매산학교는 해방 후인 1946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순천노회유지재단 명의로 남녀공학인 순천매산중학교로 세 번째 개교를 할 수 있었다.

이 학교의 매산관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123호로 지정된 건물로, 순천의 대표적 서양 근대 건축물이자 한국 초기 교회의 선교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가치 있는 건축물이다. 매산관은 1913년 착공하여 1916년에 준공되었는데, 처음 이름은 순천선교부 전체를 후원했던 조지와츠를 기념하여 ‘와츠 기념 남학교’로 불렸다. 당초 벽돌 건물이었으나 1930년에 석조로 된 현재의 건축물이 신축됐다. 외벽은 순천과 옥천 지역 일대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졌고, 내부 장식 재료는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였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교사로 사용될 정도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참고문헌: <한국선교이야기>(조지 톰슨 브라운 지음, 도서출판 동연, 2010), 문화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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