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인도의 바라나시 강가를 지나가던 중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한 여인과 마주쳤다. 맨발로 쪼그려 앉아 뿌자(힌두교 예배의식)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은빛 빈 통을 내밀었다. 간절하게 적선 베풀기를 구하지만 행인들은 매몰차게 지나쳐 버린다. 공허한 그녀의 눈빛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린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먹어도 배부르지 못했던 시간들. 나 역시 내가 진정 필요했던 것이 장밋빛 꿈이나 재물이 아님을 이제야 알게 된 것처럼 그녀도 동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항상 동행하여 주시고 만족하게 해 줄 바로 그 분. 내게서 나오는 적선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은혜를 구하며, 생명의 통로로 설 것을 결단한다.
“베드로가 이르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고” (행 3:6)
– 사진제공 : WMM / 글 : 서진희(복음선교관학교 땅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