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에 접어든 태국 남부지역이 기상이변으로 30년 만에 최악의 ‘물 폭탄’을 맞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0일 태국 기상청 등에 따르면 타이만을 비롯한 태국 남부지역이 몬순(동남아시아의 우기) 영향권에 접어든 지난달 말부터 열흘 이상 계속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팟타룽, 나라티왓, 얄라, 송클라, 팟타니, 트랑, 나콘 시 탐마랏, 수랏 타니, 품폰, 라농, 크라비, 프라차웁 크리 칸 등 남부지역 12개 주(州)가 홍수 피해를 봤다.
지금까지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는 25명, 실종자도 2명이 발생했다. 9일 밤에는 고속도로에서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12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폭우로 111개 행정구역에서 5천여개 마을의 가옥 37만여 채가 물에 잠겼고, 11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18개 구간의 도로가 유실되고, 59개의 교량이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남부지역 일부 공항이 폐쇄돼 관광객 등의 발이 묶이고 수도 방콕에서 남부지역으로 향하는 열차와 버스가 끊기는 등 주요 교통수단도 마비상태다.
홍수는 고무와 과일, 팜유 등 태국 남부지역 농업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로 인해 최근 국제 고무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부터는 절기상 건기에 해당하는 수도 방콕 등 중부 지역에서도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가 직접 남부지방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이재민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쁘라윳 총리는 “30년여 년 만에 최악의 폭우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태국 국민은 위기를 넘기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도 남부지역 홍수 피해에 큰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재민을 도울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기상 당국은 남부지역에 앞으로 한동안 폭우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요 쌀 생산지인 북동부 일부 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겪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