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온라인 민족주의 확산 저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인용,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해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이 대만 총통에 당선되자 수만 명의 중국 누리꾼들이 대만 웹사이트를 공격해 대만 당국과 중국 당국까지 놀라게 했다. 중국의 온라인 민족주의자들은 이른바 ‘성전’이라고 부르는 행동을 통해 대만의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친중국 선전 문구로 도배질했다. 과거 중국에는 소규모 강경 민족주의자들이 일본을 대상으로 성전을 벌였으나 이제 더 젊고 목소리가 큰 세대가 가세하면서 양안 관계와 미국, 이슬람권 등과 새로운 전선을 만들고 있다.
민족주의자 블로거인 ‘시마 핑방’은 “아직 일본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지켜볼 수만은 없는 역사적 문제가 많다”면서 “미·중 관계도 변화시켜야 한다. 진짜 문제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다수 민족주의자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저지하는 세력이 미국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이들의 잠재적인 분노는 최근 몇 달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때문에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대만의 독립을 사실상 지지하지만 공식 인정하지는 않았던 입장을 갑자기 내팽개친 이후 엄격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왔다.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 외교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 민족주의자들의 불안한 반응과 이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통제 능력이 아시아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불확실성 중의 하나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