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8일 오전 0시(현지시간)를 기해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에서의 첫 투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2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24시간의 순차 투표를 거쳐 선거 결과는 당일 밤(한국시간 9일 오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의 대결은 ‘여성 대 남성’, ‘기성 정치인 대 아웃사이더’, ‘대통령 가문 대 부동산 재벌’ 등 다양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미 대선 사상 가장 치열한 레이스를 거듭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6일 공개한 추적 여론조사(1∼4일·1천685명)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48%,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의 추적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클린턴 44.2%, 트럼프는 43.7%로 차이가 0.5%포인트에 그쳤다.
미국은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제로 대선을 치른다. 득표율과 관계없이 주별 1위 후보가 각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독식한다. 즉, 선거인단 29명이 배정된 플로리다에서 승리한 후보는 29명 전체를 손에 넣는다. 미 대선에서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다. 대선 하루 전인 7일까지 여론조사들을 종합한 결과 힐러리 클린턴이 216, 도널드 트럼프가 164로 예측됐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과반인 270을 넘지 못하고 있어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플로리다 등 주요경합지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중 어느 후보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240년 미국사는 새롭게 쓰이게 된다. 이 ‘세기의 대결’에서 클린턴이 대권을 거머쥔다면 미국의 모든 여성이 참정권을 갖게 된 1920년 이후 100년 가까이 만에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고, 민주당은 3연속 집권에 이른다. 반면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로 비정치인 출신의 트럼프가 에이브러햄 링컨을 낳은 162년 전통 보수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에 그치지 않고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그 자체로 미국의 새로운 길을 의미한다.
아울러 미국의 대선 결과는 동맹국인 한국에 미칠 충격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북핵 위협을 경험한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따른 한국의 대북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또 동맹국들의 역할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재조정과 요구한 트럼프의 경우, 한국의 많은 정책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