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36)
어느날 미국의 전도 사역단체가 유럽 13개국을 순회하며 거리에서 전도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보았습니다. 특별한 기대감 없이 영상을 보다 쇠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 선교사로 살아오면서 이제껏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전해왔습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 말씀을 전할 때면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는 일에는 크게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보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용기가 없었습니다. 거리를 오가는 무수한 인파 중에 복음이 필요치 않은 사람이 없음을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두렵고 싫었을 뿐이었습니다.
복음이 내게 이 정도의 의미였나? 사람들이 무서워서 입을 뗄 수 없을 만큼, 복음은 내게 그런 가치인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곧장 집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심정으로 나갔건만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은 내 심장처럼 그렇게 뜨거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금세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가 어깨를 늘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한심했고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전 다음세대를 선교사로 양육하는 학교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신입생들과 함께 집중영성훈련기간을 보내던 중 ‘그리스도로 옷 입으셨습니까?’라는 수업시간에 복음을 전하는 것에 대해 나누며 아이들과 한가지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하교 시에 터미널에서 함께 복음을 전하기로.
그렇게 토요일이 되었고, 버스터미널에 나가 복음을 전하다 제지를 당했습니다. 한번 더 용기를 내어 다른 곳에서 외쳤습니다. “여러분, 성경이 말하는 복음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짧은 시간 듣게 되실 이 내용이 여러분의 영원한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선포되는 진리가 다시 나를 감격하게 했습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셨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지. 복음 되신 주님을 욕하고 받아들이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고통하고 있는 그들의 영혼이 가슴에 사무쳐 눈물이 흘렀습니다.
문전박대는 예삿일이고 갖은 비난과 위협도 당해보고 욕도 원 없이 들어봤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을 인정하고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고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분도 보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복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주님과 함께 아파하고 주님과 함께 기뻐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선교는 반드시 완성될 거라는 것을요. 그리고 소망합니다. 그 날의 영광이 우리 세대 가운데 성취되기를. 작은 우리의 순종을 통하여 이 일을 이루실 주님을 찬양하며,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김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