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35)
1년을 넘게 아무것도 안하고 오직 전도만 했습니다. 복음기도신문을 들고 다니며 길에서 만난 사람이든, 가게, 병원, 가정집이든 가리지 않고 들어가서 전했습니다. 물론 모두 환영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재수 없다고 소금바가지를 뿌리기도 하고 별의별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그러는 동안 계속 십자가만 자랑하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 십자가만 전하도록요.
한번은 길을 가는데 화장품 가게에서 어떤 여자가 저를 불러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중국 사람이었습니다. 해바라기씨며 뭘 먹을 걸 줬는데 먹지 않고 앉아 있다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후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 손짓 발짓해가며 대화를 했습니다. 어느 날은 수건으로 목을 막 감싸고 무엇을 물어보는데 목욕탕 어디냐고 묻는 것 같아서 데려다주기도 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십자가 목걸이 보여 주면서 ‘예수님 믿을래?’하고 한국말로 물었습니다. 볼 때마다 외지에 와서 참 외롭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잘 대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가게 주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보증금을 1년 동안 못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게에서 주인과 보증금 때문에 막 싸움이 벌어졌는데 제가 중재해줘서 돈을 받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됐고 그 다음에는 제가 손목을 잡고 교회로 데려갔습니다. 여러 차례 그렇게 교회를 다니면서 비록 예배드릴 때 졸기도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눈치를 채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일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던 이 사람이 혼자 주 중에 스스로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인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분의 아들과 며느리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우리 집에 다같이 와서 교제를 하는데, 대학 연구소에 있는 한국말을 하는 며느리가 그러더군요. “사람으로서는 우리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없어요. 누가 외국인한테 이렇게 해요. 이건 정말 하나님이 하신 거에요.” 그 말을 듣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어느날 새벽에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서 눈을 못 뜨겠고, 토하고, 평생 그렇게 아파본 적이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아, 이렇게 데려가시는구나.아, 살아 있는게 잠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참 고쳐지지 않는 성질들, 하나님 앞에서 죄악된 제 모습들을 보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더 살아서 하나님과 가까워질 것 같으면 놔두시고 지금이 더 주님과 가깝다면 오늘이라도 천국으로 부르시면 아멘입니다.’
하루라도 주님과 가깝게… 더 가깝게 살다가 주님 뵙고 싶습니다.
김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