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32)
3년 정도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기도의 자리에 나가니 기도가 체질화 되더라는 한 증인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선교사로 헌신하고 기도가 내 삶에 깊숙이 자리 잡은지 9년 반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건만, 결단하고 또 결단해도 십자가보다는 얼마나 자아사랑을 택하기 쉬운지 내게 기도의 체질화는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올해 여섯 살이 된 큰 아이, 샘물이와 함께 열방을 위해 함께 기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교사로 하나님 나라에 헌신한 부모 밑에서 아이가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며칠 동안 세계기도정보 책으로 열방을 구하는 기도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아이도 선뜻 하겠다고 했습니다.
기도하던 첫 날, 어린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단순한 고백들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내 마음이 이런데, 하늘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기쁘실까? 그러나 기쁨은 잠시, 시간이 지나도 아이의 고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처음 누렸던 감동은 금새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주님은 이런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부르키나파소를 위해 기도할 때였습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라는 그림설명을 보며 딸은 “하나님, 제 이름처럼 부르키나파소에 샘물을 주세요.”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를 들으며 부르키나파소에 샘물 되신 주님이 정말 필요하고, 이 아이의 생명이 아프리카 땅으로 흘러가게 해 달라고 맘속으로 간구했습니다.
한 번은 친정 언니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8살짜리 조카와 샘물이가 함께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기도에 대한 나의 설명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조카를 보며 다음세대에게 가르칠 것이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 다음 날, 저녁 8시가 넘었는데 조카가 이모와 함께 기도하고 싶다며 수영장을 마다하고 내가 있는 기도 장소에 엄마를 졸라 찾아왔습니다. 그날 하나님은 한국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우리에게 큰 은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기도하는 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주시고 하나님을 알게 해주신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보라고,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수영장이나 여러 학원이 아니라 영원한 수준의 것이라고 모든 어미들에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십니다. 이제 샘물이는 자기 전에 기도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깁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스스로 기도 시간 뒤로 미루기도 합니다. 우리의 기도로 열방의 영혼들이 돌아올 것이 너무 기대됩니다.
한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