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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의외의 사람들

오영철 제공

오늘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세상과 전혀 다른 원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는 미얀마 카렌들이다. 그들이 태국에 온 것은 내전을 피해 넘어온 피난자도 아니고, 더 좋은 환경인 태국에서 직업을 위함도 아니다. 그들은 미얀마 카렌침례교 빠떼인(Pathein) 지방회에서 선교를 위해 태국을 방문한 세 명의 지도자였다.

“제가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와 쌀은 모두 교회에 헌금하고 있습니다.”

세 명 가운데 지역 교회에서 목회하는 왈터 목사(Saw Walter)의 고백이다. 처음에 나는 그의 이야기를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혹시나 해서 다시 질문하니 그의 교회에서 받는 1년 전체 사례비 500만 자트(Zaht, 미얀만 화폐, 약 2300달러)와 나락(쌀) 500포대를 모두 교회에 받은 후 바로 헌금으로 드린다고 했다. 그는 세상의 원리와 전혀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상은 돈을 신으로 여기는데, 그는 돈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매일의 삶에서 체험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 전체를 드렸는지 너무 궁금하여 질문하였다.

“저는 2000년부터 저의 사례비 전체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1980년부터 현재 교회에서 담임 목회자로 섬기기 시작하였다. 당시 그는 23살이었다. 신학교를 졸업한 그를 바로 교회에서 담임으로 임명한 것이다. 올해 67세이니, 그는 44년째 담임으로 목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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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제공

그가 섬기는 오짜우(Oo Chaw Karen Baptist) 교회는 1841년에 자립하는 조직교회가 되었다. 그가 속한 빠떼인(Pathein(Bassein) 지역의 최초의 교회로 183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교회였다. 그 교회는 여전히 헌신과 복음 전파에 대한 깊은 열정이 변하지 않았다. 거의 200년이 되는 교회가 역동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세상의 원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 원리를 따르는 왈터 목사의 헌신과 모범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헌신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저는 신학교 학장 세 분이 그들의 모든 월급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그분처럼 드림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목회하면서 먼저 자신의 월급을 모두 하나님께 드림을 실천하는 분을 소개했다. 미얀마 카렌침례총회 신학교(Kare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학장을 지내신 도세이 목사(Dr Doh Say)와 핫무타우 목사(Dr Has Mu Htaw)이다. 그들은 학장 시절 그의 월급 모두를 헌금으로 드렸다. 그리고 또 한 분은 그가 속한 빠떼인 지방회 소속 코타뷰 신학교(Ko Tha Byu Seminary) 학장을 지내신 테인쉐 목사(Dr Thein Shwe)이다. 그도 학장 재직 시절 그의 월급 모두를 헌금했다고 한다. 이들의 헌신을 본 오짜우 교회 교인들이 그들을 위하여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여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도 살아 있는데, 그야말로 살아 있는 ‘하나님의 증인’으로 산 것이다. 그들의 헌신을 보면서 본인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2000년이 되면서 그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교인들을 통하여 저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워 주셨습니다.”

그 교회 교인들이 담임 목회자의 헌신을 알기에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한다. 쌀, 생선, 고기, 야채는 물론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공급하셨다고 했다. 사실 그는 한 교회를 넘어 다른 지역을 위한 축복의 통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저는 주님의 은혜로 미국에 있는 카렌교회의 초청을 받고 네 번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그 다음 고백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제가 다녀올 때마다 카렌교인들이 준 헌금을 통하여 다른 곳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첫 방문 후에는 ‘묘뫄’에 있는 고아원을 위하여 차량을 구입하여 주었고, 둘째는 빠떼인 지방회에 필요한 차량을 구입하여 헌납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신학교과 지방회에 필요한 다양한 악기들을 헌납하였다. 그리고 한 번은 국경 내전 지역에 있는 어려운 곳의 교회당 건축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편안과 노후의 안정을 준비할 만도 한데,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온전히 드리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축복의 통로였다. 그 교회 교인들 1200명 가운데 60% 정도는 신실한 헌금 생활을 하는데, 그들은 수입의 30%를 하나님 나라 위해 드린다고 한다. 담임 목사의 헌신을 닮아가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위기임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원인에 대하여 이만열 교수는 ‘맘몬 신앙’과 ‘기복주의’라고 했다. 한국 교회에서 돈의 힘이 얼마나 크게 발휘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주요 교단 부총회장 선거의 당락 결정 요소가 후보자의 겸손, 기도, 종의 리더십이 아니라, 돈이라고 뉴스에서 보도한다. 2021년 한교총과 한기총의 통합 조건으로 ‘이단 문제’와 더불어 ‘금권 선거’ 해결이라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정도였다. 돈이 얼마나 한국 교회의 순수성을 파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한국 교회에서 미얀마를 생각하면 전형적인 선교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복음의 불모지이고 한국 교회가 받은 은혜를 나눠야 할 곳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전으로 인한 300만이 넘는 실향민들을 위한 긴급 지원도 당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 민족인 버마족 가운데 기독교인은 0.5%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에 한국 교회가 배워야 할 소중한 하나님의 교회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돈’이 너무 큰 힘을 가진 한국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버마군의 폭력, 군장비와 대조적인 너무나 연약한 공동체이다. 미얀마에 관하여 주요 매스컴에서 다루는 혼란, 충돌 등에 비하면 뉴스 거리조차 되지 않는다.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시골의 무력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윌버트 쉥크 교수의 관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의 선교는 사회적으로 가장자리에서 무력한 공동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무력한 초대교회를 사용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오늘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세상 뉴스나 세상 권력 밖의 주변부이지만 하나님 임재가 여전히 미얀마에 있음을 그들을 통해서 본다.

그들이 사는 미얀마는 혼란이 이어가고, 물가는 세 배 올라 삶이 매우 힘겹다. 징집령 발동으로 수백만 명이 도망갔고, 매일 수십 명이 전투로 죽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태국 카렌들을 위하여 선교를 온 것이다. 그들은 내전으로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인데, 오히려 도우려고 온 것이다. 그들은 선교가 ‘힘’과 ‘돈’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선교가 편안하고 여유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과 내전 중에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위 전통적인 ‘선교지’라는 미얀마 카렌교회와 사람들이 ‘진정한 선교’를 더 잘 드러내 주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사람들을 통해 확산된다. 세상의 원리가 아니라 하나님 원리로 살아가는 왈터 목사는 ‘진정한 선교’의 증인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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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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