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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교회, 폭탄 테러 이후 믿음 안에서 더 강하게 성장

▲ 2013년 9월 22일 파키스탄 페샤와르 '온성도교회'에 폭탄테러가 발생, 성도 127명이 사망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AFP News Agency 캡처

파키스탄의 한 기독교인 부부가 11년 전 일어난 자살폭탄테러로 두 자녀를 잃은 뒤, 교회에 소망과 치유를 가져오기 위해, 또한 성경에 순종하여 박해자들을 용서하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3일 소개했다.

2013년 9월 22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있는 ‘온성도교회(All Saints Church)’에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파흐미(Fahmi)와 아나야(Anaya)는 두 자녀를 잃었다.

사건이 일어난 주일 아침, 아나야는 아홉 살 된 딸 나헤르(Naher)가 아팠기 때문에 교회에 가지 않고 집에 있으려고 했다. 그러나 열이 난 나헤르와 오빠 이샨(11. Ishan)은 주일 학교에 데려다 달라고 엄마에게 간청했다. 마침 청소년 사역 간사였던 남편 파흐미는 당시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기독교 청소년 지도자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었다.

아나야와 두 자녀는 ‘온성도교회’로 향했다. 예배가 끝난 뒤, 아나야는 정기적인 친교 시간에 참석하지 않고 아픈 딸을 데리고 집에 가기 전, 잠시 여동생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틈에 이샨은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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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VOM

오전 11시 43분, 자살 폭탄 테러범 2명이 친교 식사를 위해 교회 마당에 모인 약 700명의 교인들 가운데서 폭탄을 터트렸다. 이날 폭발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81명, 부상자는 최소 150명에 달했다. 아나야는 중상을 입었고, 이샨과 나헤르는 어린이 사망자 7명에 포함됐다.

그 시각, 지구 반대편에서 파흐미는 뉴스로 소식을 접한 사촌의 전화에 잠에서 깼다. 파흐미는 즉시 아내에게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

파흐미는 “파키스탄 뉴스 채널을 틀었더니 얼굴들이 보였다. 부상당한 모든 사람들이 다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제 가족 모두가 그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마침내 한 친구와 연락이 닿은 파흐미는 아나야가 중상을 입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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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흐미와 아나야 부부는 폭탄 테러로 두 자녀를 잃은 뒤, 다시 두 자녀를 얻었다. 이 부부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시련을 견뎌내는 법을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본으로 보이는 것이 자신들의 중요한 사역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VOM

파흐미는 서둘러 파키스탄으로 향했고, 돌아오는 길에 정보를 수집하고, 뉴스를 확인하고, 계속 전화하면서 어머니와 두 삼촌, 처남과 사촌 몇 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형제들과 조카들, 처제와 많은 친구들도 부상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들도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페샤와르는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 주의 주도로 아프가니스탄과의 위험한 국경 지대로 가는 관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폭탄 테러와 암살이 드문 일이 아니다.

동굴이 많은 산악 지형 때문에 카이베르 파크툰크와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포함한 수많은 이슬람 테러 집단의 본거지가 됐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한 분파인 무장 단체 준달라는 ‘온성도교회’ 폭탄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두 명의 준달라 자살 폭탄 테러범이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은 쇠구슬과 금속 조각을 가득 채운 6kg짜리 폭발물을 은밀히 착용하고, 친교 식사를 위한 음식을 배달하던 사람들 틈에 섞여 교회에 몰래 잠입했다. 이날 최종 사망자 수는 12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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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탄 테러에 목숨을 잃었을 때 이샨은 11살, 나헤르는 9살이었다. 파흐미의 어머니 (좌측 상단)도 그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사진: 한국VOM

페샤와르로 돌아온 파흐미는 가장 먼저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보러 갔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내는 의식이 오락가락했고, 화상을 입은 몸은 폭탄 파편투성이였다. 아나야가 매우 허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사들은 아이들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파흐미에게 조언했다. 병문안은 몇 분만에 끝났고 간호사들이 그를 돌려보냈다.

파흐미는 아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어머니 시신을 보기 위해 영안실로 갔다. 파흐미는 또 공격에서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도 방문했다. 자신처럼 폭발로 가족을 잃은 남편과 아내 및 고아와 부모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 기도했다. 그는 개인적인 슬픔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부상자들과 함께 앉아 그들을 격려해주었다.

‘온성도교회’는 공격을 당하고 일주일이 지난 뒤, 다시 문을 열었고 많은 부상자와 유가족을 포함한 예배자들로 가득찼다. 예배가 끝나갈 무렵,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시장에서 차량 폭탄이 터졌을 때 예배 참석자들은 당황하지 않고 차분한 기도로 반응했다. 그 교회는 페샤와르 인구의 98%를 차지하는 무슬림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심지어 교회 건물 외부까지도 이슬람 사원처럼 건축했다.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열흘 정도 지난 뒤, 어떤 목회자가 ‘온성도교회’를 방문해 로마서 8장 말씀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파흐미는 “그 목사님은 ‘누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이 핍박이 그러하겠습니까?’라고 우리에게 질문했다. 교회에 앉아 있는 동안 내 자신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고 사도 바울이 대답한 것처럼 대답했다. 어떤 것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었다. 그때 내가 왜 믿음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믿음도 강해지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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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있는 ‘온성도 교회’ 사진: 한국VOM

아나야가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을 때 파흐미는 이샨과 나헤르의 죽음에 대해 말했다. 아내는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고, 남편이 진실을 숨긴 것에 화를 냈으며,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파흐미는 마침내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잃은 슬픔을 함께 애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아나야는 “병원에 있을 때 믿음이 조금 흔들렸고, 왜 두 아이를 다 데려가셨는지 하나님께 물었다. 그러나 그때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자녀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하나님께서 줄곧 함께 해주셨다. 우리를 위로하고 위안을 주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었다.”고 말했다.

아나야는 퇴원 후 몇 개월만에 딸을 임신했다. 파흐미와 아나야는 다른 나라에서 트라우마와 상실감에 대한 성경적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받고 페샤와르로 돌아온 파흐미 부부는 자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성경적 상담 사역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됐다. 이에 이 부부는 2015년, 파키스탄 교회 지도부의 승인을 받아 다른 장소로 옮겨 그곳에서 목회 상담 학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파흐미는 졸업 후, 안전한 곳에서 사역을 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가족과 함께 페샤와르로 돌아와 신학교에서 교수직을 맡는 한편, 상담 사역도 시작했다. 파흐미는 트라우마 극복 세미나와 생존자 돌봄 수련회와 기타 교육 기회를 통해, 성경이 고통과 핍박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폭탄 테러 이후, 교회가 믿음 안에서 더 강하게 성장했다고 파흐미는 말한다.

파흐미는 “언론 매체에서 우리 교회의 많은 피해자들을 찾아와 용서에 대해 물었을 때 모든 교인들은 가해자들을 용서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교인들이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실제로 가해자들을 용서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대답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자녀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흐미는 목회 상담 공부뿐 아니라 홀로 묵상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긴 싸움이었다.”며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을 정말로 용서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주 예수님이 자신을 핍박하는 사람들을 용서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흐미는 다른 기독교인들이 그 폭탄 테러 사건에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믿음으로 걷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배우면 좋겠다며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하나님을 굳게 믿고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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