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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연합을 미국보다 빠르게 일궈낸 한국교회… 1930년대 졸라 페인 선교사 편지에서 밝혀져

▲졸라 페인 선교사가 미국의 사촌 동생에게 보낸 편지 사본과 페인 선교사의 사진. 원정하 제공.

졸라 페인 선교사의 편지를 통해본 1930년대 한국교회와 선교사의 삶 (1)

100여년 전 일제의 식민지가 된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간호사로 활약하며 복음을 전하던 미국 여성 선교사 졸라 페인(Zola Payne)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편지들이 최근 공개됐다.

인도에서 사역하는 원정하 선교사가 최근 일시 귀국해 참가한 한 집회에서 1930년대 조선에서 사역한 페인 선교사의 조카 손녀 샐리 자매를 만나 페인 선교사의 편지들을 받았다며, 당시 시대 상황과 편지 내용이 담고 있는 사연들의 의미와 배경 등을 소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편지는 페인 선교사가 한국에 입국한지 11년째인 1931년 1월 1일에 그녀의 사촌 ‘미니 루돌프’에게 보낸 서신으로, 당시 급격한 국내외 정세와 많은 선교사와 선교사의 가족들이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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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소인이 찍인

“너무 고마워요. 예쁜 손수건들을 정말 감사히 잘 받았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당신께 아무 것도 보내드리지 못해 너무 부끄럽네요. 하지만 미니, 여기는 정말 바쁜 한 해였고 북쪽에서 전쟁이 일어나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몰라 준비해야 해요. 이미 만주에서 온 피난민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의 도움을 여러번 요청받았어요.”

당시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만주사변이 발발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페인 선교사는 소개하며 선교 공동체 가족들이 질병으로 고통하면서도 굳건히 사역지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해밀턴 가족의 어린 세 자녀 귀에 문제가 있어요. 작은 메리 헬렌은 유양돌기 수술을, 작은 데이비드와 베이비 루스는 고막을 절개해야 하고, 딜링햄 아가씨는 인플루엔자와 폐렴으로… 연변에서 온 오버만 선교사도 관절염을 앓고 있고 그의 딸 레베카 거디네 자매도 같은 병을 앓고 있어요… 모든 선교사들이 아프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중 아픈 사람이 더 많아요.”

한국명 변솔라 선교사, “100만부의 전도책자 배포할 조선교회의 단합 놀라워

1890년생인 페인 선교사는 미국 감리교회 선교사의 신분으로 1920년에 조선에 입국해 평양연합 기독병원에서 간호원으로 근무하다 1939년 귀국했으며, 한국에서 변솔라(卞率羅)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것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정보자료실에서 확인됐다.

그녀는 또 1932년 10월 1일자로 기록된 편지를 통해 평양에서 부흥과 전도가 뜨겁게 일어났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조선의 감리교회와 장로교회는 대규모 전도 캠페인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어요. 10월 16일부터 6주 동안 캠페인에 참여하는 2500개 교회는 부흥위원회가 준비한 ‘개인 전도’에 관한 6개의 교훈을 공부하기 위해 매주 주일 또는 주중 기도회를 가질 계획이에요. 11월 27일은 ‘결단의 날’로 모든 기독교인은 최소한 세 명의 비기독교인 친구의 이름을 교회에 제출해 기독교인으로 전도하는 날로 정했어요…(중략)… 부흥위원회는 성경언어로 된 소형 책자 ‘그리스도의 생애’를 준비했어요. 각 교회와 선교단체의 자금으로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우리 지역의 모든 비기독교 가정에 이 책이 배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이미 90만 부의 책자가 주문됐고 최소 100만부가 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극동의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 우리는 조선의 기독교 세력이 이토록 단합해 힘쓰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지정된 날짜를 기억하시고, 하나님의 축복이 이 프로그램의 모든 단계에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만화전도 책자를 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원정하 선교사는 페인 선교사가 100여년 이 땅에서 제대로 된 인쇄 시설이 없던 시절에 100만권 가까운 책자를 발간하며 보급하면서 얼마나 어려웠을 지를 짐작할 수 있다며, 이 대목의 글을 읽던 중 엉엉 울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페인 선교사는 또한 당시 미국의 다양한 교단 파송 선교사들이 한국 선교를 위해 연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인사와 다른 동봉된 것들을 잘 받았습니다. 모두 즐겁게 보았습니다. 당신이 맞았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매우 즐겼습니다.

​그리고 니콜슨 감독님이 여기 오셨습니다. 그는 북감리교와 남감리교의 연합을 이루기 위해 우리 교단에서 파견한 위원회의 일원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국에 있습니다. 우리 본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면 참 좋을 텐데요. 현재 연합을 위한 위원회들이 한국에서 모여 있습니다. 미국에서 보내진 두 개의 교단(감리교, 장로교)이 하나되면 좋겠어요. 일본의 무교회주의자들은 조선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사역하지만 조선인 대상으로는 하지 않아요. 침례교 등도 선교사를 보내지 않아요.”

원정하 선교사는 “당시 미국 감리교단은 남북전쟁과 노예제 문제로 북감리회와 남감리회로 분열된 상태였다. 따라서 북 감리교회가 정동교회를, 남감리회가 종교교회를 건립하는 독자 사역을 벌였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결국 두 감리교가 하나가 되었고, 뒤늦게 미국에서도 두 감리교가 연합할 수 있었다. 이런 시대 상황을 감안하면, 졸라 선교사의 편지는 당시 이 같은 당시 국내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교회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사자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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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한국의 거리풍경 사진과 1934년 병원간호부양성소 졸업식 참석안내서와 크리스마스씰이 부착된 성탄카드(아래쪽). 사진: 원정하 제공.

페인 선교사는 이어 선교지에 있으면서 고국의 후원자들이 보낸 선물과 물품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사용되는지 당시 풍경과 사역자들의 근황, 또 1930년대 한국 상황을 소개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요즘 미국 상황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조선)는 항상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미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실감나지 않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제가 경험한 것 중 최고였습니다. 보내주신 상자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의 모든 직원과 그들의 가족들이 기억해 주셨고, 우리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모든 거지 소년들을 목욕시키고, 먹이고, 입히고, 쌀과 옷을 나눠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선교사 두 명, 한 부부가 티푸스에 걸린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둘 다 심각한 상태에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 모임을 가졌습니다.

일본인들이 서울에 많은 새 상점을 지었고, 이제 세 개의 상점(현재의 신세계백화점이나 지금은 사라진 종로2가의 화신백화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편집자주)이 두 층 높이로 지어졌으며, 한국 소녀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 소녀들이 일본어를 배우고, 점원, 엘리베이터 소녀 등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소녀들이 더 많이 외출하고 일하게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1930년대 서구 선교사들의 월동준비, 김장 담그고 창문을 방풍창으로 교체

“이번 달은 매우 바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러분께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긴 겨울을 대비한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먼저 김치를 담그고, 창문을 내리고 방풍창을 교체했습니다.”

또 1935년 11월 20일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보낸 편지에서 그녀는 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김치를 담가 먹었다는 이야기와 한국에서 사역하던 동료 선교사들이 얼마나 충성스럽게 사역을 했는지와 또 그러한 가운데 주님품에 안겼다는 안타까운 소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닥터 롭(Dr. Robb)의 순직 소식을 전해드렸고, 이번 달에는 세브란스 병원의 간호사 마벨 영(Mabel Young)의 사망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영 간호사와 저는 같은 해에 한국에 왔고, 첫 임기 동안 세브란스에서 함께 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앓아온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지만, 자신을 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의 닥터 오(Dr. Oh)와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업적에 대해 찬사를 보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는 다시 서울로 가서 모든 감리교인들의 선교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토요일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업무로 보냈지만,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는 설교 시간이 있었습니다. 모든 모임은 여성 성서 학교의 예배당에서 열렸습니다. 남감리회의 무어(Moore) 감독님이 오셔서 훌륭한 말씀을 전해주었고, 일요일 아침 그분의 설교는 고린도전서 2장 2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분은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설교는 시간을 들여 와서 들을 가치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들을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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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당시 한국에서 사역하다 은퇴한 선교사들의 명단과 주소. 가운데 사진은 1903년 원산대부흥의 주역으로 45년간 사역하다 은퇴한 하디 선교사 부부. 사진: 원정하 제공.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미 당시에 만주 선교를 위해 헌금했다는 사실과, 구체적인 헌금 내역과 규모에 대해서도 그녀의 편지는 소개하고 있다.

“지난 주일은 교회에서 추수감사절로 정해졌고, 그때 그들은 만주에서 주님의 일을 위해 사용될 감사 헌금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작은 교회는 현금 55엔과 많은 쌀, 호박 등을 모았습니다. 목사님이 그것에 대해 말씀해주시고 제 헌금을 받으러 오셨습니다. 저는 지난 주일에 서울에 있었습니다.”

1930년대 한국에서 ‘55엔’의 화폐 가치는 대화형 인공지능(AI)시스템인 챗GPT를 통해 조사해 본 결과, 당시 쌀 한 가마니(80kg) 가격이 10엔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이는 쌀 5-6가마를 구입할 정도의 금액이었다. 이 헌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600달러 정도이며 이는 한화로 75-80만원 정도로 추산되며, 작은 교회의 성도들이 힘껏 헌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페인 선교사는 자신의 사역을 소개하며, 당시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보다 앞서 여성들에게 사역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서양도 머뭇거리던 여성 사역자 설교,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시행

“지난 목요일에는 우리 외국인 교회에서 기도회를 이끌었습니다. 여성이 설교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서양 교회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으며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감리교회는 5년 전에 그 특권을 여성들에게 부여했습니다. 동양이 서양 형제들보다 먼저 이 일을 했다는 것은 여기서 기독교가 잘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남성들은 항상 여성을 얕잡아 보고, 그들이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심지어 영혼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의 예배 때, 무어 감독님께서는 두 명의 남성, 닥터 베커(Dr. Becker)와 닥터 스토크(Dr. Stokes), 그리고 두 명의 여성 성직자 미스 마커(Miss Marker)와 미스 올리버(Miss Oliver)에게 성찬식 보좌를 요청하셨습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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