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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교] 에이즈에 걸린 잠비아 다음세대를 만나다

▲ 잠비아의 아이들. 제공: WMM

304호 | 청년선교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5월 31일 저녁, 저는 용감한 정예병 파송 본부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많은 중보자 분들의 기도에 힘입어 잠비아 루사카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27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6월 1일 저녁, 드디어 아프리카 잠비아 땅을 밟았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저희를 마중 나오신 OM의 선교사님과 함께 OM 잠비아 본부가 있는 카브웨라는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잠비아에 오기 전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이곳의 문화와 환경이었습니다. 이 나라에 온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이곳의 문화와 음식들,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잠비아 사람들은 주식으로 옥수수 가루를 물에 불려서 만든 ‘쉬마’라는 음식을 먹습니다. 이 음식을 처음 먹는 순간부터, 앞으로 3개월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습니다.

또한, 현재 잠비아는 가뭄으로 인해 보통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는 정전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단수로 씻지 못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곳으로 부르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순종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잠비아에 온 지 4일째 되던 날, 저희 드림 공동체의 우기준 선교사가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현지 병원에서도 약 이외에는 받을 수 있는 치료가 없었기 때문에 2주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말라리아로 고통스러워 하는 친구 선교사를 옆에서 간호하면서 저 또한 하나님 앞에 간절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하나님께 당신의 종을 살려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현지에 계신 한인 선교사님의 섬김과 한국의 많은 동역자분들의 기도를 통해 현재 우기준 선교사는 회복되어 훈련과 사역을 감당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말라리아로 인해 힘들었던 지난 2주의 시간을 결코 ‘헛되다’ 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는 이 시간을 통해 저희 드림공동체를 하나되게 하셨으며, 우리를 이 자리로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의 비중을 깨닫게 하셨으며, 다시 한번 부르심 앞에 온전히 서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저를 이곳으로 부르신 목적과 뜻하심을 잊지 않게 하십니다. 불평의 이유가 아닌 감사의 제목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만 남는 곳, 잠비아! 이것이 주님이 저를 이곳으로 부르신 이유임을 알게 하시는 이번 한 달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8월 로고스호프 승선을 앞두고 이곳에서 언어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저와 드림공동체를 비롯해 총 5명의 한국인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평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영어 수업을 듣습니다. 미국에서 오신 선생님 한 분과 잠비아 출신의 선생님 두 분, 이렇게 총 세분의 선생님께서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저희는 이 수업 시간에 단순히 영어만을 배우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의 문화를 배우고, 우리가 선교사로서 문화차이에 대해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선교지에서의 경건 생활 등 정말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선생님들과 토론도 하고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수업 끝에는 항상 NIV 영어성경으로 출애굽기 성경공부를 합니다. 성경말씀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하나님께서 저를 왜 이곳으로 부르셨는지 저의 정체성과 목표를 일깨워주는 시간이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야외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본부밖으로 나가서 카브웨 지역 곳곳에 있는 믿음의 증인들을 만나고, 잠비아의 크리스천 학교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매 수업 시간마다 강조하시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저희가 지금 영어를 배우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적인 리더로 세우시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저를 향한 하나님의 뜻하심을 신뢰하며 모든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평일 오전 수업을 마친 후, 오후 시간에는 OM 잠비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역에 동참하게 됩니다. 저희가 잠비아에서 주로 동참하고 있는 사역은 어린이 사역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현지 목사님과 함께 칠드런 미니스트리(Children Ministry)팀을 이루어서 주변 마을들의 정해진 장소로 이동하여 수많은 어린 아이들을 만납니다. 먼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들로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을 모아 함께 하나님을 예배한 후에 현지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시는 순서로 사역이 진행됩니다.

매주 화, 목요일 오후에는 에이즈 링크(AIDS LINK)라는 곳으로 사역을 나갑니다. 현재 잠비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에이즈(AIDS) 환자입니다. 특별히 다음세대들이 HIV에 걸린 부모님으로 인해 에이즈 환자이지만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해 방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에이즈링크는 그런 다음세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고 케어하기 위해 OM 잠비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씩 이곳에 와서 사역을 돕고 있습니다. 처음 잠비아 아이들을 만나고 에이즈 링크에 방문했을 때는 저를 경계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에게도 포기하지 않고 다가갔을 때 하나님께서 마음의 문을 열게 하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모든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씻지도 못하는 아이들, 혹여나 질병이 옮지는 않을까 염려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하나도 매번 믿음이 필요한 순간이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 주님의 마음을 품게 하십니다.

사역은 어떠한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닌, 그저 하나님께서 맡기신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다가가 손 잡아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랑의 하나님을 전하는 것, 이것이 주님이 저에게 맡기신 사역이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저와 잠비아의 다음세대는 주님 안에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금요일 오전 수업이 마친 후에는 현지리더(FieldLeader)선교사님과 한 주를 돌아보는 보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수업과 사역이 없는 주말 시간에는 한주를 돌아보며 쉬는 시간을 보내고, 주일에는 현지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잠비아에서 우여곡절 끝에 벌써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 나라에 적응하고 그와 동시에 언어훈련과 여러 사역에 동참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습니다.

저희 OM잠비아공동체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모든 선교사님이 모여 함께 예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각자의 사역은 다르고 비전도 다를 수 있지만 하나 된 마음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열방과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한 주를 살아갈 큰 힘이 됩니다. [복음기도신문]

박선민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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