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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마츠리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 않은가

사진: unsplash의 Steven Marcellino

‘와~~무지개다!’ 아이들의 함성소리이다.

우리(조선)학교에 방문이 어렵게 된 것을 알았지만 교문 밖에 서서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을 멀리서라도 보고 싶다고 하며 일정대로 가족으로 구성된 팀이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였다. 인원이 우리 가족과 함께 움직이면 30명이나 되었다. 그래서 캐리어, 큰 짐들만 승합 차에 실었고 사람들은 모두 버스와 전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간사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리무진 버스가 있기에 모두 버스를 타고 공항을 떠나 조금 달렸을 때였다. 바다를 메워 지어진 간사이 공항을 이어주는 기나긴 다리를 지나고 있는데 버스 안에서 아이들의 함성이 동시에 울린다. 버스 안에는 거의 우리 팀만 타고 있었다.

‘와~ 무지개다‘ 아이들의 기쁜 함성에 얼른 창밖을 내다보니 파란 하늘 흰 구름 사이에 예쁜 무지개가 떠 있다. 한 달째 40도가 다되는 기온에 비 한번 오지 않았던 쨍쨍한 하늘이었다. 그냥 드는 마음은 아~주님이 기뻐하시는구나. 그러면 됐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찌어다 (고후 13:13)

실은 우리(조선)학교에도 들어갈 수도 없게 되었는데 30여 명이나 되는 팀이 오는 것이 마음에서 충돌하고 있었다. 이것은 소망과 동시에 낙심이,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한 마음이 싸우고 있었다.

지불해야 할 대가를 계산하고서도 계속 그 길을 가는 거.

우리의 무지함과 고집스러움까지 드리오니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했다.

일본의 여름은 마츠리(축제)의 땅이다.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도시 큰 마츠리부터 동네 작은 마츠리까지 뜨거운 여름밤이 더 뜨겁다. 얼마 전에도 살고 있는 동네에서 마츠리가 열렸다. 시작 며칠 전부터 거리에는 마츠리 풍경을 만들고 ‘마츠리에 오세요‘ 모두를 초대하고 있었다. 저녁부터 밤까지 하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매년 가지 않았지만 올해는 딸이 와 있기에 함께 갔다. 동네 진자를 중심으로 먹거리 놀 거리 작은 불꽃놀이까지 갓난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일본 전통 옷을 입고 모두가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마을 사람이 다 나온듯하다.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마츠리에 안 나왔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아이들이 함께 오면 우리(조선)학교 아이들이 더 기뻐할까 해서 가족 가족이 모였다. 두어 달 전부터 선교 일정을 정해놓고 본 적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조선 사람들을 기도하고 있었다. 사실 이 가족들은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자들이다.

고사리 같은 손을 모으고 친구들을 만나게 해 주세요 했단다. 팀이 일본 땅에 오기 얼마 전에 일정 기간에 우리(조선)학교 운동장에서 마츠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츠리(축제, 잔치)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청하였더니 잔치할 그 시간에 그 청하였던 자들에게 종을 보내어 가로되 오소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나이다 (눅14:16~17)

하나님은 세상을 향해 풍성한 마츠리(잔치)를 여셨다. 그리고 한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어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을 성대한 잔치로 데려가는 것.

인생들의 고단한 삶일지라도 고난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신부의 기쁨에 이르는 좁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신부를 찾는 일에 함께 하기를 원하신다. 나는 하나님의 이 계획에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계획에 온전히 순종하기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건 쉽지 않다. 나는 너무나 무지하고 고집스러우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하나님의 축제를 위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실 거란 걸 안다. 큰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가 모여 함께 하기를 기다리신다.

어떻게 인도하실지 모른 채 우리는 전철을 몇 번을 환승을 하며 우리(조선)학교를 향했다. 학교까지는 전철 마지막 역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했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아이들 소리와 축제의 소리가 마을을 가득 안고 있었다. 모두들 떨리는 심장박동을 주체할 수 없었으리라.

교문 입구에 모두가 서 있는데 입구에 계시던 교장 선생님께서 이성로 목사님(남편) 손을 잡더니 오셨으니 많이 먹고 재밌게 노세요 한다. 우리의 수많은 감정과 짜 놓은 계획에 상관없이 너무나 간단했다. 축제의 자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모인 무리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교통하심으로 그들과 함께 있었다.

그 눈을 뜨게 하여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고 (행26:18)

우리는 보고 싶지만 눈이 멀어 있다. 그 계획의 선하심을 보려고 애쓰지만 하나님은 세상에 빛이 올 때까지 어둠 속에서 소망 가운데 기다리라고 하신다.

우리는 이 땅에 사는 동안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아니하고 믿음으로 살아가야 함을 알자. 마츠리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 않은가.

다음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나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 (조선어성경, 요1:29)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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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 사랑은 여기 있으니(나침반, 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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