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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납치된 이웃, 동네 주민들이 돈을 모아 구출하다

사진: pixabay의 nance_246

이 달 초인가 한밤중에 엄청나게 큰 총소리가 한 시간 넘게 났다. 가까운 곳에서 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시간 동안 개도 안 짖었다. 짐승들도 겁이 난 모양이다. 그 한 밤중에 이웃들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안전하냐고. 그러나 그들도 무슨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렸다. 전날 밤에 암하라주의 민병대인 파노(Fano)군들이 두 집에 쳐들어가서 그 집 사람들을 납치해 갔다고 한다. 한 사람은 곤다르 지방정부 재정 담당자이다. 그러나 그는 며칠 만에 곧 풀려났다. 그의 친척 중 한 사람이 파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한 할머니 판사라고 한다. 둘 다 곤다르 지방 정부에 소속된 공무원이다.

파노가 그들을 납치해 간 이유도 그들이 파노의 원수인 아비이 정권하에서 녹을 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에 대한 몸값으로 백만 브르를 요구했다. 판사라고 해봐야 쥐꼬리만한 봉급을 받는다. 대한민국의 판사 생활 수준을 생각하면 안된다. 두 가정이 한 집에 모여 월세 내고 산다. 곤다르 정부는 이 소식을 듣고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일로 경찰은 얼굴도 안 비추었다.

결국 몸값은 고스란히 마을 사람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십시일반 모아서 겨우 십 분의 일이 조금 넘는 돈을 모았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서 이것밖에 없다고 했더니만 다행히 그 돈을 수용하고 풀어 주었다. 돈은 파노군 중 한 사람의 통장 계좌로 보내 주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통장으로? 그랬단다. 수신인이 누군 줄 아니까 돈을 수령하는 것을 막고 그 사람을 잡으면 된다. 그런데 경찰이나 군인들은 관심도 없다. 마을 사람들은 ‘에잇! 먹고 떨어져라!’라는 심정으로 줬다.

정부군도 반군도 믿을 수 없는 암하라 주민들

이들의 소망대로 파노군이 먹고 끝이나면 좋으련만, 돈 떨어지면 언제든지 명분을 삼아 누군가를 또 잡아 갈 것이다. 근처에 사는 아이도 얼마 전에 잡혀 갔는데 바로 풀어 주었다고 한다. 그 아이의 부모가 아비이 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 풀어 주었다고 한다. 그래도 명분이 있게 잡아가서 다행이다.

그 할머니를 풀어준 지 약2주가 안되어 파노군이 우리 마을의 각 집에 인편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 내용은 ‘우리 파노는 암하라 사람들을 정부군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노군도 죽었다. 이렇게 우리가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돈과 물자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게 되었다’라는 내용이다. 강탈해 가면서도 이렇게 말한다.

암하라 주민들은 정부에게 세금을 내어도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파노군들은 이런 식으로 그들의 월급을 챙겨간다. 어느 누구도 주민들을 전쟁으로부터 해방을 시켜 주기는커녕 더욱 어려움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이 납치되는 날, 마을을 지키는 경비원이 두 사람이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총 소리가 나자 제일 먼저 도망가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경비원 월급만 꼬박 꼬박 지불한 셈이다.

얼마 전에 암하라 주 정부는 지역 평화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 회원은 대부분 동네 어른들이다. 정부는 그들을 통해 파노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파노군이 위원회원들 중에 몇 사람을 잡아가서 죽여버렸다고 한다. 정부와 협력하는 사람들은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래서 무산되어 버렸다.

전에는 암하라 주민을 위한 파노군이였는데 이제는 파노군을 위한 암하라 주민이 되고 말았다.

지난 주중 이틀 밤 연속으로 총소리와 박격포 이상의 무기 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에 전쟁터 다운 소리가 났다. 알고 보니 연방군이 암하라 주의 고잠 지역과 곤다르 지역에 파노군을 소탕하기 위해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하고 작전을 개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파노군의 말에 의하면 고잠 지역에서는 이 전투로 파노군이 정부군을 약 500명이나 죽였고 많은 무기를 획득했다고 했다. 이에 반해 정부군은 37명의 파노군을 죽였다고 한다. 곤다르 지역에서는 정부군이 더 심한 타격을 받은 모양이다. 그러니까 소탕하려다가 오히려 소탕을 당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무기도 훨씬 좋고 많으면서 어찌 이런 꼴이 되어 버렸는지 안타깝다.

이 소식을 전후로 하여 연방군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신형 장갑차를 수백 대나 샀다고 한. 돈이 있어서 구입한 것도 아니고 거의 빚을 내서 구매했는데 모양새가 우습게 되어 버렸다.

만약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라면 몰라도 돈도 없고 외부의 적도 없으면서 엄청난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정권을 무력으로 지키려니 다들 힘이 든다.

그 힘 자랑 때문에 정작 지킴을 받아야 하는 국민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고 고래싸움에 끼인 새우처럼 되고 말았다.

이 모든 일들이 이제는 이들의 참된 구원자를 의지하도록 하게 하시는 주님의 역사일까?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그들의 참된 구원자에게로 돌아와야 하는 자들은 빠짐없이 돌아오도록 기도하는 일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더욱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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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노군은 명판도 있고 편지를 보내면서 대담하게 자신들의 전화번호들도 밝혔다. 사진: 다니엘 정

IMF와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다

7월 28일 밤에 에티오피아 연방정부가 외환 정책에 관한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외국환 거래를 누구든 자유롭게 하게 하고, 환율도 통제하던 환율 정책에서 시장 질서에 따라 맡기겠으며, 비 은행 외환거래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IMF와 세계은행의 압박으로 에티오피아는 드디어 대부분의 경제 질서를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IMF와 세계은행은 이런 조건 하에 107억 달러를 에티오피아에 차관으로 빌려주었다.

이로 인해 에티오피아의 돈 가치는 적어도 2.5배 이상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벌써 30%나 추락하였다. 항공료는 경제 개혁을 발표하는 날 바로 껑충 뛰었다. 물가도 엄청나게 뛸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이다. 한동안 에티오피아의 경제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서민들 중 극빈자들의 삶은 더욱 어려울 것이 뻔하다. 그러나 많은 외국 투자자본이 들어와서 고용을 창출하고 이들에게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가르쳐 줄 것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좋아질 것이다.

연방 정부는 물가와 유가의 충격을 완화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제발 그렇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동안 극빈자들의 삶을 돌보지 않으면 사회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혹자는 IMF를 자본주의의 폭력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느 은행이 공짜로 돈을 빌려 주나? 구제 단체도 아닌데? 돈을 빌려가면 갚으려는 의지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제껏 에티오피아는 NGO 단체에서 많은 돈을 공짜로 돈을 얻었다. 이런 거지 근성이 문화가 되어 버렸다. 이것을 못 버리고 이제껏 가지고 있으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동안 배부른 거지였다는 증거가 수입이 수출의 약4.5배나 된다는 것이다. 카드깡으로 계속 부유한 생활을 유지하다가 파산한 셈이다. 이것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그래서 먼저 정부가 경제 개혁에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보다 이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은 우리 주님이시다. 우리 주님은 당신의 나라를 확장하시기 위해서 역사를 주관하고 계신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의 백성의 기도에 대하여 어느 때까지 노하시리이까 주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양식을 먹이시며 많은 눈물을 마시게 하셨나이다 우리를 우리 이웃에게 다툼 거리가 되게 하시니 우리 원수들이 서로 비웃나이다 만군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회복하여 주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시편 80:4~7)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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