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단 내전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강제 이주민 수가 1억2천만명으로 늘어났다고 13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밝혔다.
UNHCR은 이날 발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억2천만명 이상이 분쟁, 박해, 폭력, 인권침해 등을 피해 삶의 터전을 떠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억1천730만명이 강제이주 상태인 것으로 UNHCR은 집계했다.
이는 일본 인구와 맞먹는 수치로 세계적으로 69명당 1명, 또는 전 세계 인구의 1.5%가 강제 이주민이라는 의미라고 UNHCR은 설명했다.
강제 이주민은 전년도 말(1억840만명)과 비교하면 8%(880만명) 증가했다. 전 세계 강제 이주민 수는 1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해당 기간 거의 두배로 늘었다.
1억1천730만명 가운데 난민(refugee)이나 망명 신청자(asylum seeker) 등 국경을 넘어 이동한 인원이 4천340만명이고, 6천830만명은 자국 안에서 터전을 잃은 국내 실향민(Internally Displaced)이었다.
지난해 강제 이주민 수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수단 분쟁이 꼽혔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4월 군부 세력 간 내전이 발발한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천80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있었다.
이 가운데 900만명 이상이 국내 실향민이었고 근 200만명이 차드, 이집트, 남수단 등 이웃 국가로 피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일어난 가자지구에서도 강제 이주가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그해 연말까지 약 3개월 동안 가자 인구의 75%가 넘는 170만명이 국내 실향민이 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여러 차례 강제 이주한 것으로 UNHCR은 파악했다.
이밖에 콩고민주공화국과 미얀마에서도 내전으로 수백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됐다.
UNHCR은 난민의 대다수는 인접국에 수용되고 있으며, 75%는 세계 소득의 20% 미만을 담당하는 중·저소득 국가에 거주한다면서, 난민들이 부유한 나라로 이동한다는 인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짚었다.
강제 이주민 4명 가운데 거의 3명이 기후 관련 위험이 큰 국가에 머물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강제 이주민이 처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 이주민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UNHCR은 내다봤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분쟁은 강제이주의 뿌리 깊은 원인으로 남아 있다”면서 “국제 지정학상의 변화가 없다면 불행히도 수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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