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은 ‘하나님이 하셨다’라는 말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사건이었다. 난생처음 악보라는 것을 보게 된 이들이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합주의 의미를 깨달으며 ‘함께’를 배워가면서 공동체의 사랑과 연합을 경험했다.
한계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쪼’, 시에라리온 스타일은 그들만의 특성이 되었고, 그렇게 원했던 버스킹은 신실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며 경배하는 사건이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무슬림의 기도가 울려 퍼지는 마을의 사람들과 함께 춤과 찬양으로 올려드린 예배는 한계를 뛰어넘은 이들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음악학교 학생들이 극복하고 뛰어넘은 자신들의 한계를 제물로 올려드린 예배에 나는 상한 마음을 올려드리면서 죽음의 한계를 뛰어넘은 유월절을 묵상했다.
왜 유월절을 마지막 재앙으로 주셨을까?
더는 물러날 곳 없는 사망의 심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린양의 피로 죽음을 뛰어넘었다. 십자가로 패스오버(Passover)한 백성은 더는 노예가 아닌,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언약 백성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가슴 벅찬 말씀이 내 삶의 실체는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버스킹을 통해 깨달았다. 하나님의 복음, 예수님의 사랑, 구원의 소망을 전하러 왔는데, 옛사람의 습관과 한계를 발견했던 시간이었다.
옛 자아, 옛 습관의 애굽에서 나오지 못한 나 때문에 임마누엘이 몇 주째 예배에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임마누엘은 기타를 배워서 예배자가 되고 싶어 했다. 기타 하나만 있으면 아무 곳에서나 예배를 드리고 전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타를 배우고 싶어 했지만, 그의 충만한 의욕과 소망과는 달리 그의 손가락은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뻣뻣했다.
한 달 동안 가장 쉬운 코드조차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잡지도 못한 그의 손가락은 결국 마비 증상까지 왔다. 결국 인내의 바닥이 드러난 나는 물었다.
“꼭 배워야 하겠어?”
‘제발 이룰 수 없는 소망을 포기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그 뒤 임마누엘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처음에는 일이 있어서 나오지 않은 줄 알았는데, 예배마저 나오지 않자, 나의 말에 상처를 받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나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체념한 내가 한 영혼의 구원을 막은 것 같았다.
내가 정한 그 한계 때문에 임마누엘이 꿈도 포기하고 예배도 포기한 것 같아 괴로웠다. 하나님에게서 받은 소망을 한 달 만에 포기해버리게 한 것도 모자라서 예배조차 드리지 못하게 한 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렸다.
나의 괴로움과 죄책감은 간절한 회개와 기도가 되었다. 다시 한번 인내하고 사랑할 기회를 달라고 구했다.
한 달이 지나서야 임마누엘은 예배에 나왔다. 나는 마치 집 나간 자녀가 돌아온 것처럼 반갑고 좋았다.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겼다는 그 말 속에 담긴 그리운 마음이 어떤 것인지 뼈에 사무치게 와닿았다.
감사하게도 임마누엘의 표정은 밝았다. 일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며 오히려 미안하다는 그에게 나는 다짜고짜 다시 기타를 배우라고 했다.
‘답은 이미 정해졌으니 너는 대답만 해’ 답.정.너가 따로 없었다.
잘 가르쳐 주겠다고. 잘해보자고. 하나님의 주신 소망을 포기하지 말라며 나의 마음을 전했지만, 임마누엘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답은 정해져 있는데 고개를 저으면 안 돼.’ 다시 한번 설득하려는 나에게 그는 대신 성경을 공부하겠다고 했다.
성경을 잘 배워서 자신의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그의 얼굴은 소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임마누엘은 자신이 처한 한계를 분명히 깨닫고, 직시했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었다. 좌절이나 체념이 아닌 또 다른 소망으로.
예수 십자가 구원을 전하는 복음 전도자로 기타 대신 성경을 들었다. 기타를 배운다고 했을 때부터 임마누엘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한 달이 지나도록 코드 한 개도 익히지 못했지만,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성경을 잡는 것으로도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렇게 복음, 그리스도의 피는 임마누엘의 삶의 실체가 되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작지만 피어있는 꽃들>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김봄 | 기록하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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