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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동행]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회개 기도했다

사진: Unsplash의 Minku Kang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47)

목회를 하면서 나는 주님께 여러 번 꾸중을 호되게 들었다.

추운 겨울에 늦게 까지 일을 하고 퇴근하려고 버스 정류장에 왔다. 그날따라 버스가 오래도록 안 오니 발은 얼음 덩어리가 되는 것 같고 몹시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저 멀리 내가 타야 하는 버스가 왔다. 승차 준비를 하면서 반가워했는데, 정류장에 서는 척 하다가 그냥 쌩 가버린다. 오 주여!

나는 너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힘이 있다면 막 뛰어가서 운전기사 멱살이라도 잡고 싶고, 버스 뒷바퀴에 빵꾸라도 내고 싶었다. 성질을 있는 대로 내면서 씩씩 거리고 있는데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야 선숙아! 너!”

“네가 전도사냐. 힘이 있으면 운전기사 죽이기라도 하겠구나. 너 참 악하다.” 하시는 것 아닌가. 나의 이 모습이 그 주님 음성에 객관적으로 보였다. 가관이다. 정말 나는 사람 여럿 죽일 살인 힘으로 속상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도사라는 것이 너무도 부끄러웠고 성질 하나 못 죽이고 하나님께 치대는 내 모습에 기가 막혔다.

얼른 주님께 고개 숙여 자백했다.

“주님, 제가 전도사이기는 커녕 사람 안 죽이면 다행이겠습니다. 화낸 것 잘못했습니다. 보혈의 피로 씻어주세요.” 아무도 안 보는데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회개 기도를 했다. 얼마 후 버스가 또 왔다. 염치없이 올라타고 운전 기사님을 보니 그는 아무 죄도 없고 죄는 나에게만 있었다. 그때 절절히 깨달았다. 천국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까치발 들고 조심하지 않으면 이 원죄는 올라와서 나를 망치고 주님의 일을 그르치겠구나.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베드로전서 2:1에서 시련 중에 고통을 통과하는 형제자매들을 권면했다.

“그러므로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고.”

벧전 2:2에서는 “갓난 아기들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하신 것이라고 알아졌다. 지금도 교회 앞 버스 정류장을 자주 이용하는 그 자리에만 가면 그때 장면이 떠올라서 주님께 고개를 숙이곤 한다. 나는 계속 자라나야 한다. 이 원죄의 가시를 날마다 뽑고 벗어나서 하나님 말씀이 내 속에서 쑥쑥 성장하여야 한다.

전도사를 아무리 열심히 하면 뭐하냐 그 말씀이 내 속에 효력을 내지 못하면 나는 날마다 하나님께 회초리 맞으며 꾸중 들을 것이다.

또 한번은 집에서 심하게 주님으로부터 꾸중을 들었다.

올케 언니가 소파에서 손톱을 정리하고 계셨는데 종이나 무엇을 바치지 않고 마루 바닥에 수북히 쌓이게 하는 것이다. 왠지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내 속에 껄끄러운 모양이 보였다.

“어머 저렇게 야만스럽게 손톱을 정리하네?” 하며 올케를 무시하는 나를 보았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야 선숙아 너!”

“야만이 멸시 받을 일이냐? 2000년 전에 주님이 천국 고귀한 몸과 문화로 이 세상에 오셔서 이스라엘과 로마의 야만성을 지적하신 일이 있느냐?” 하시는 것이었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그 잘난 문화 가지고 교만을 떨며 올케를 우습게 본 것을 회개합니다.”

그 이후로 어떤 사람도 내가 판단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디에서도 나에게 멸시받을 존재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기막히게 아름다운 천국을 버리시고 죄인들 밑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을 섬기시며 그들의 문화와 마음을 존중하시고 함께 하신 예수님을 자주 떠올린다. 더러운 모든 사람을 친구해 주시고 또 고상하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 안 느끼게 해주신 주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어떤 분은 내가 밥 한 번 살려면 허리가 휜다. 그분은 비싼 음식에 익숙해 있기에 제일 싼 것도 나에겐 너무 비싸다. 그래도 그 영혼을 얻으려면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사고 카페에서 그 비싼 차 한 잔을 산다. 그렇게 할 때 그분과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그분은 내가 소개하는 예수님께 경청한다.

“주여! 저는 언제쯤 온전하게 될까요?”

“때마다 악하다는 말씀 듣지 않을 정도로요.”

요나도 죽기까지 화를 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성질을 내며 박넝쿨 하나 죽이셨다고 하나님께 대든 생각이 난다. “하하 나하고 비슷하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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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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