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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양 칼럼] 류상태와 루이스, 대속 신앙을 부정한 기독교인 ⑶

사진: Jon Tyson on unsplash

눈먼 기독교(47)

2004년 강의석 사태로 유명해진 대광고등학교의 전(前) 교목 류상태는 성경이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혀 믿지 않으면서도 목사 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통합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학교 채플에 참석하기를 거부하던 강 군을 옹호하다가 학교를 떠나게 됐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가 믿고 가르쳤던 기독교 신앙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가 믿는 기독교와 예수가 무엇인지 그의 글을 통해 살펴보자.

나는 내 주님의 대속을 믿는다. (중략) 나는 또한 본회퍼[1] 목사님의 대속을 믿는다. 그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죽음을 선택했기에 그 피로 오늘의 내가 구원의 삶을 살고 있다. (중략) 내 구주 예수 그리스도, 그는 진실로 부활하셨으며 지금도 내 마음 가운데 살아 숨 쉬고 계신다. 부처, 노자, 공자, 짜라투스트라,[2] 톨스토이, 슈바이처, 간디, 원효, 류영모, 김교신, 문익환…인류 역사에 찬란하게 빛나는 수많은 성현들이 죽음에서 부활하여 내 마음 가운데 살아 숨 쉬고 계시듯이.[3]

류상태는 자신이 완전히 자유주의 사상을 가진 자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예수의 죽음은 본회퍼의 죽음과 다름없다. 그에게 예수의 부활은 부처, 공자, 톨스토이, 문익환이 그 마음에 살아 있음과 같은 의미다. 목사였지만 그는 예수의 십자가 대속과 육체적 부활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러면서 20년 동안이나 목사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기독교를 가르쳤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션스쿨인 대광고가[4] 얼마나 허술하게 기독교 신앙을 전수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다.

류상태는 예수에 대해서만 정통 신앙과 다른 사상을 가진 것이 아니다. 그는 영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영혼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는 목사라면 다른 것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는 당연히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성경적인 내세를 믿지 않는다. 기독교가 말하는 천국과 지옥은 인류의 오랜 소망과 두려움의 반영일 뿐이며, 원시 사회를 윤리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지혜자들의 창작이라고 말한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내려한 이 종교성은 아인슈타인이나 러셀에 비견된다. 그런데 류상태는 아인슈타인은 물론 러셀보다도 훨씬 예수와 하나님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그런 적대감을 가지고 어떻게 목회를 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의 다음 글을 보라.

이제는 그(예수)를 믿기만 하면 죽을 놈도 살 수 있고, 그를 믿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선하고 바르게 살아도 지옥 불에 던져질 수밖에 없다고요? 이순신 장군도 죄인이고, 세종대왕도 죄인이고, 부처님도 죄인이라 예수를 믿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요? 이런, 이런. 결국 인간의 죄와 욕심으로 선하게 창조된 세상이 그렇게 일그러지게 된 거로군요. 그러면 그때 전능하신 하느님은 뭐하고 계셨대요? 최초의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은 그때, 하느님은 주무셨나요? 아니라고요? 다 알고 계셨지만 원대한 계획이 있어서 그대로 두셨다고요? 그래요? 그러면 그놈부터 죽입시다. 창조주라는 그놈 말입니다. 지 놈이 창조한 세상이 죄악으로 떨어지는 걸 방관한 그놈을 죽입시다. (중략) 특정 종교만 편애하는 그놈, 이상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울타리 안에 들어와야만 구원을 베풀겠다는 그놈, 그 잡놈을 죽입시다. 신성모독이라고요? 훗날 예수께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거라고요? 그래서 그 요상한 교리를 믿지 않는 나 같은 놈들을 모조리 불지옥에 떨어지게 할 거라고요? 그러면 그놈도 죽여야겠네. 오로지 지 놈을 믿어야만 구원을 주겠다는 그 무지막지한 놈, 그놈도 인류의 이름으로 죽입시다.[5]

기독교에 대해 이런 극단적 적대감을 가진 자가 기독교 학교 교사였다! 하나님을 죽여 버리자고 말한 자가, 예수를 인류의 이름으로 죽여 버리자고 외친 자가 목사로 수십 년을 살았다. 철학자 니체는 하나님은 죽었다고 말했지만, 류상태는 그보다 한술 더 떠서 하나님을 죽여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를 떠난 후, 그는 여기저기 강사로 다니면서 기독교를 비방하고, 교회를 비웃으며 종자연을 옹호하고, 통일교를 칭송[6]했다.

류상태의 예수 모독에 대해서 한 가지만 더 살펴보자. 그는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사랑하여 결혼을 했고 一 (물론 그러니까 당연히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 같은 것은 다 엉터리라는 것이 함축되어 있다) 一 자녀까지 낳아 살았음을 말하는 댄 브라운의 허황된 소설 『다빈치 코드』가 틀렸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한 그것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예수에게 후손이 있는 것이 뭐 어떠냐는 태도다. 한 마디로 류상태는 기독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고 있지 않다.

기독교를 대하는 태도는 류상태와 완전히 상반되지만, C. S. 루이스 역시 예수의 대속을 인정하지 않은 대표적인 기독교인이다. “C. S. 루이스의 신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성일 목사는[7] 『천국과 지옥의 이혼』이라는 책을 해설하면서 루이스의 신학을 이렇게 논했다.

사실 루이스의 신학은 쉽게 분류되지 않습니다. 그의 초자연주의는 복음주의 냄새를 풍기지만 그의 성경관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의 구원론은 그리스도의 대속 개념을 내포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대속 신앙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8]

루이스는 신약성경의 이적을 믿었다. 그래서 초자연주의적이라고 인정된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믿지는 않았다. 그의 구원관이 전통적 대속 신앙과 차이를 보인 것은 당연한 결과인데, 그는 사실 인간의 전적 타락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고백을 보라.

저는 전적 타락의 교리를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논리적으로 볼 때 우리가 전적으로 타락했다면 스스로 타락했다는 사실 자체를 아예 깨닫지 못할 것이고, 경험적으로 볼 때도 인간의 본성에는 선한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9]

루이스에게 인간은 그래도 소망이 있는 존재였다. 스스로 하나님을 찾고 믿어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여겼다. 이것은 개신교의 구원관과 상충되는 것이다. 그는 자기 나름의 성경관과 구원관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내세관도 가지고 있었다.

신성모독은 하지 말게. 지옥은 심리 상태가 맞네. 자네 입에서 나온 말 중에 그보다 더 참된 말은 없을 게야. 어떤 심리 상태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즉 피조물이 자기 마음의 감옥 속에 자신을 가두어 고립을 자초하다 보면 결국 지옥이 되는 게야. 하지만 천국은 심리 상태가 아닐세. 천국은 실재 그 자체야.[10]

루이스는 자신의 책에 등장한 죽은 자들의 대화를 통해, 천국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지옥은 그냥 심리 상태며 마음의 감옥일 뿐이라고 말한다. 천국은 있지만 지옥은 진짜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 것이 과연 온전한 기독교인의 모습일 수 있는가? 그는 다른 책에서도 천국과 지옥을 말했는데 이것 역시 성경과는 다른 내용이다.

우리는 천국에 극기(克己) 비슷한 것이 필요치 않다거나 영원한 삶이란 영원한 죽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지옥에 쾌락이 있을 수 있듯이(거기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기를), 천국에도 고통과 전혀 다르지 않은 무언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곧 그것을 맛보게 해 주시기를).[11]

정말 어마어마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천국에서의 영생(永生)이 곧 불사(不死)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루이스는 말한다. 도대체 그는 성경을 제대로 읽기나 한 것인가? 그는 또한 지옥에 쾌락이 있을 수 있고, 천국에도 고통(과 비슷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성경이 말하는 천국과 지옥이 아닌 자기의 상상 속에서 나온 천국과 지옥을 말하고 있다.

머리가 좋았던 자답게 그의 상상은 다른 영역으로도 펼쳐진다. 그는 같은 책에서, 아담 이외의 인류가 그 이전이나 같은 시대에 더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는가? 인류 가운데는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원죄와 상관이 없는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루이스는 사실 원죄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합리주의와 자유주의를 교묘하게 섞어 기독교를 믿었던 루이스였지만, 그 자신은 기독교가 진리라고 확신하였으니 참 대단한 믿음(?) 아닌가!


[1] Dietrich Bonhoeffer, 독일 고백교회의 목사이자 신학자다. 히틀러 정권하에서 반나치 운동을 펼쳤으며, 히틀러 암살 계획이 실패하자 1943년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강제수용소에서 처형되었다.

[2] 영어로 조로아스터(Zoroaster), B.C. 7세기 말에서 6세기 초에 페르시아(현재 이란)에 살았으며, 30세경에 아후라 마즈다(神)의 계시를 받고 조로아스터교(배화교, 拜火敎)를 창시하였다고 한다.

[3] 류상태, 『당신들의 예수』, 삼인, 33-35쪽

[4] 대광고는 우리나라의 최고 형님뻘 교회인 영락교회(고 한경직 목사 설립)가 세운 학교로서, 강의석은 영락교회 장학생이었다. 당시 강의석 사태는 재판으로 이어졌는데, 최종 판결은 강 군의 승소였다. 이때 강 군을 재정적, 법리적으로 후원한 단체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었다. 종자연은 현재도 기독교를 매도하고, 기독교 교육을 없애버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조계종 산하 불교단체다. 그런데 이 개신교 저격 단체가 지금 정부의 후원금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5] 앞의 책 97-100쪽

[6] 통일교 측의 초대를 받아 어떤 모임에 참석한 후 류상태는 이런 글을 썼다. “(통일교 초청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강의 중에 몇 마디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소개한다. 강사 가운데 한 명은 통일교의 목표를 ‘종교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선명 총재의 종교 철학을 소개하면서 ‘통일교로 개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실한 기독교인, 신실한 유대인, 신실한 무슬림이 되면 된다는 것이다. 공산당도 무신론을 주장하기 때문에 승공을 말하고 있지만, ‘하느님 믿는 공산당’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웃 종교에 대한 이런 열린 태도는 한국 주류 개신교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앞의 책 289쪽

[7] 미국 필라델피아 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8] C. S. 루이스, 『천국과 지옥의 이혼』, 홍성사, 182쪽

[9] C. S. 루이스, 『고통의 문제』, 홍성사, 100쪽

[10] C. S. 루이스, 『천국과 지옥의 이혼』, 홍성사, 90쪽

[11] C. S. 루이스, 『고통의 문제』, 홍성사, 234쪽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눈먼 기독교>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박태양 목사 | 중앙대 졸. LG애드에서 5년 근무. 총신신대원(목회학), 풀러신대원(선교학 석사) 졸업. 충현교회 전도사, 사랑의교회 부목사, 개명교회 담임목사로 총 18년간 목회를 했다. 현재는 (사)복음과도시 사무총장으로서 소속 단체인 TGC코리아 대표와 공동체성경읽기 교회연합회 대표로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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