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 잠 4:8

7개월간 혼수상태로 투병하던 조이안 양 소천

지난해말 본지에 소개된 수지선한목자교회 성도 조치연 집사와 정하얀 집사의 딸 이안(3) 양이 투병 7개월만에 사랑하는 주님 품에 안겼다.(관련기사)

그동안 블로그와 기독교 방송 등을 통한 중보기도 요청 이후, 많은 성도들이 기도했으나 주님은 이안 양을 더 이상 아픔이 없는 주님 품으로 지난달 27일 이끄셨다.

이안 양은 지난해 11월말 갑작스럽게 고열과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다가 최근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밤 심정지 상태로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 심폐소생을 시도했으나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이안 양 소식을 전해온 정하얀 집사는 1일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이안이가 이제 정말 하나님 곁으로 갔어요. 사랑이 부족한 저에게 주님은 사랑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그 사랑을 이안이에게 흘려보내주시어서 우리 이안이 정말 부족함 없이 사랑받고 이 땅 살다가게 해주셨어요. 주님께 감사해요.”라고 고백했다.

다음은 이안 양 엄마가 기록한 ‘조이안(2021.1.17.~2023.6.27) 천국여행 마지막 소식’ 전문이다.

생전의 이안 양 모습. 사진: 정하얀 제공.

이안이는 27일에 숨을 거두었지만 집에서 가까운 장례식장에 빈소가 없어 기다리다가 28일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빈소를 차릴 수 있었어요. 그렇게 4일장을 치르게 되었는데 지나고 보니 이 모든 것들이 다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6월 27일 오후 9시 23분에 이안이는 떠났지만 그 당시 아직 마음으로는 이안이를 보내주지 못했던 저희 부부. 27일에서 28일로 넘어가는 그 새벽 이안이를 영안실에 안치하고 병실의 짐을 모두 싸서 집에 돌아왔어요.

이안이 영정사진을 고르고 마지막 병상일기를 적고 28일 오전 8시경 안방에 들어가니 지쳐 쓰러져 잠든 신랑이 보였어요. 지난 며칠간 안방 침대에서 혼자 잠들며 신랑과 언제 다시 이 침대에서 같이 잘 수 있을까 생각했던 그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우리 드디어 집에서 다시 만났네. 내 사랑이랑 드디어 다시 같이 잘 수 있게 됐네…’ 생각하며 신랑 팔을 베고 누워 신랑을 꼭 끌어안았는데 그때부터 견딜 수 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이안이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내가 이안이 없는 삶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안이 없이 우리가 정말 살 수 있을까?’ 신랑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그 어깨가 흠뻑 다 젖도록 울고 또 울고.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 가쁜 숨을 삼켜가며 그렇게 울었어요. 그런데도 그 소리를 듣고 양가 어머니께서 달려와 “하얀아 하얀아…” 하며 누워있는 저의 등을 쓸어주셨어요. 신랑은 품에 안긴 저를 아무 말 없이 토닥여줬어요.

그렇게 한참을 정신 못 차리고 울다가 잠이 들었어요.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어머니 두 분이 차려주신 조금 이른 점심밥을 먹고 장례식장에 갈 짐을 쌌어요.

이안이의 빈소가 차려지고 조문객을 받는 내내 이안이가 윙크하며 웃고 있는 사진 옆에 서 있으니 계속 이안이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고개를 돌려 이안이 영정사진을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나 참 영정사진 잘 골랐다’ 이런 생각도 하고요. 가끔씩 생각지도 못한 분들의 방문에 놀라기도 하고 함께 왈칵 눈물이 터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웃으며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었어요.

3일간 이안이 장례를 치르며 저는 또 한 번 천국을 보았어요. 엄마를 따라 조문 온 7살짜리 주원이라는 아이가 있어요. 이안이를 만난 적은 없지만 오랜 기간 이안이 기도를 같이 해준 아이예요. 주원이 엄마가 주원이에게 이안이가 천국에 갔다는 소식을 전하니 부럽다고 말하며 자기도 이안이랑 같이 가고 싶다고 했대요. 그날 주원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이안이 영정사진을 보고 인사하던 모습을 잊지 못해요.

아 진짜 천국소망이 저런 거지.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는 천국에 간 이안이가 저렇게 부러운 거구나. 멋지다 진짜 멋지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우리 이안이 진짜 좋은데 갔네. 좋은 곳으로 가줘서 고맙다 정말…

장례식 둘째 날 오전 10시에 입관을 했어요.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이안이 얼굴을 보며 작별 인사하는 시간.​

아기들은 원래 수의가 없대요. 장례지도사님이 생전에 입었던 예쁜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안이는 7개월간 병원에 있었던 터라 입던 옷이 다 너무 작아져서 입힐 수 있는 옷이 없을 것 같았어요.​

문득 이안이가 유아세례를 받을 때 입혔던 원피스가 생각났어요. 병원에 있는 동안 키가 많이 자라서 이제 원피스로는 못 입지만 블라우스처럼 입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다행히 옷이 잘 맞았어요. 결국 우리 이안이 세례 받을 때 입었던 옷 그대로 입고 하늘나라에 갔어요.

천사처럼요. 정말 예뻤어요.

이안이 오른손에는 그간 병원에서부터 쭉 차 왔던 십자가 팔찌를, 왼손에는 이안이 퇴원하면 채워주려고 했던 십자가 팔찌를 채워주었어요. 수지맘카페에서 이안이를 알게 된 엄마 두 분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선물해 준 팔찌들이에요. 두 분을 장례식장에서도 뵈었어요.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지…​

이안이가 잘 때 꼭 끌어안고 자던, 가장 좋아하던 애착인형인 빵멍멍이는 이안이가 베고 갈 수 있도록 관에 베개로 넣어주고요.

빵멍멍이를 베고 자던 이안이. 사진: 정하얀 제공.

이안이를 영안실에 안치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 믿음 흔들리는 거 아니지? 그렇지?” 하고 신랑에게 물었어요. 신랑은 바로 대답을 안 하고 한참 뒤에 “그래도 따져 물어보고 싶은 건 있어”라고 대답했어요.

순간 가슴이 쿵. 솔직히 신랑이 돌아서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더 이상 아무 말 못 했어요. 그리고 장례식 둘째 날 잠시 단둘이 빈소 앞에 앉아있던 시간에 신랑이 갑자기 말을 꺼냈어요.

“지난번에 하나님께 따져봐야겠다고 했던 거… 하나님이 그러시더라. 이안이 사역지가, 이안이 사명이 바로 나였다고. 나 살리려고 이안이 보내신 거라고…”

“그래서 이안이는 자기 사명 다 마치고 간 거라고…”

울먹이며 하나님께 받은 응답을 저에게 전하는 신랑의 등을 어루만지며 “우리 꼭 천국 가자.” 대답했어요.

북한선교를 위해 드리겠다고 서원해서 받은 줄로만 알았던 이안이는 사실 저와 제 신랑을 구원받게 하시려고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였어요.

이안이는 그렇게 2년 5개월간의 사역을 마치고 하나님 곁으로 갔어요. 너무나 기특하고 대견한 내 딸로 와줘서 너무나 고마운… 천사 조이안…

평소 십자가를 좋아하던 이안 양. 사진: 정하얀 제공.

이안이 덕분에 천국이 제게 너무 가깝고 그리워졌어요. 원래도 가고 싶은 천국이었지만 이제는 천국소망이 제 인생의 전부가 돼버릴 만큼이요.

화장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제 진짜 이 땅에서 이안이 육신은 사라지는 거구나’ 생각이 들어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정말 알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

화장이 다 끝나고 이안이 분골이 정리돼서 나오는 모습을 봤어요. 정말로 주먹 한 줌 정도의 재가 되어 나온 이안이. 이렇게나 적은 양이라니,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우리 아가 진짜 진짜 작았구나.

만약 이안이 분골을 어디에 뿌리기로 했었다면. 저는 아까워서 결국 못 뿌렸을 것 같아요. 이렇게 적은 양이 나올지 정말 몰랐어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서서 이안이가 담긴 유골함을 마지막으로 꼭 끌어안아 보았어요. 이안아 사랑해 정말로. 이렇게 저희는 모든 장례 절차를 마쳤어요.

장례식장이 저희 집에서 차로 5분 거리라 저는 3일간 매일 새벽 집에 와서 씻고 잠을 잘 수 있었어요. 임신 중인 몸으로 계속 장례식장에서 지냈다면 그 또한 너무 힘들었을텐데… 이것도 참 감사해요.

납골당도 장례식장 내부에 있어서 앞으로 언제든지 이안이에게 인사하러 갈 수 있어요. 아주대병원도 집에서 가까워서 매일 병원을 오고 가는 길이 그렇게 수고스럽지 않았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작년 1월에 지금 집으로 갑자기 이사를 오게 된 것도 다 이때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셨나 봐요.

장례식 마지막 날 아침, 동생들과 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길에 제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어요. 이안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줬던 게 너무 감사하다고요. 만약 이안이가 건강하지 못했던 이유로 하늘나라에 간 거라면 난 지금 배 속에 에스더를 품고 날마다 걱정하며 두렵고 무서워했을 거라고… 혹시 아이에게 이상이 있을까 봐 새 생명을 잉태한 것을 마냥 기뻐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건강으로는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이 태어난 우리 이안이. 밥도 잘 먹고 힘도 세고 통통하고 튼튼했던 우리 이안이.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나게 하시고는 왜 이런 사고를 겪게 하시는지 주님이 이해가 안 되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건강한 아이를 주셨던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은혜이고 감사였는지 깨닫습니다.

7개월의 병원생활, 7개월이 된 언약이(에스더). 이안이가 아니었다면 둘째도 갖지 않았을 우리 부부…

이안이가 얼마나 큰 선물을 우리에게 주고 갔는지, 이안이의 모든 생애가 우리에게 축복이었어요. 드디어 이안이 소식도 정말 마지막이네요. 매일 글 쓰는 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 주님께 투정을 부렸는데 진짜 이제 진짜 마지막이네요.

그동안 이안이 소식 읽어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안이 천국가는 길에 읽으라고 넣어준 엄마 아빠의 편지. 사진: 정하얀 제공.

이안 양의 할머니 박시원 선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헤브론원형학교의 박혜인 선교사는 이안 양을 천국으로 보내며 마음을 한 편의 시에 담았다. 다음은 시 전문이다.

영원한 그 나라

나는 보았네
죽어도 살고
믿으면 영원히 사는 영생의 삶

호흡이 멈춰 이생이
비록 짧게 끝이 났어도

새롭게 시작되는 그 나라의 시간 속에
어린 아기 작은 발자국이 첫 발을 내딛었네

아기의 천국 입송에
영원한 나라에는 잔치가 울려퍼져
천사는 기쁨의 나팔을 불었네

아기는 신이 나서 폴짝 뛰네
아버지는 그 따뜻한 품에
고이고이 안으시네
영원히 변치않는 아빠, 아버지 품에

엄마는 눈물짓고
아빠는 숨죽여 홀로 울어도
고사리 작은 손이 몰래와 토닥이네

금방 이제 곧
영원한 나라 예쁜 집에
함께 와서 살자고

나는 보았네
죽어도 살고
믿으면 영원히 사는 영생의 삶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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