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의료적 조력 자살(Medical Assistance in Dying, MAID)이 2023년에 1만 5343건으로 전체 사망자의 4.7%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고 페이스와이어가 17일 전했다.
캐나다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의료적 조력 자살은 20명 중 1명꼴로 발생, 전년도에 비해 15.8% 증가했다.
2016년 이 프로그램이 합법화된 이후, 현재까지 6만 301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을 마감했다. MAID는 의료 제공자로부터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정된 사람에게 제공되는 보건 서비스로, 경구 또는 정맥 주사를 통해 독극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MAID 프로그램의 확대… 보건부는 연기하기로 결정
처음 도입 당시 MAID는 “자연적인 죽음이 합리적으로 예측되는” 성인에게만 허용됐으나, 2021년부터 불치병 및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확대했다.
이 법은 2027년 3월 17일부터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MAID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될 예정이다. 원래는 2023년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캐나다 의회는 의료 시스템 준비 부족을 이유로 법안 도입을 연기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보건 시스템이 확대안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마크 홀랜드(Mark Holland) 보건부 장관은 “이번 연기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준비를 완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료적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단체인 ‘존엄한 죽음(Dying with Dignity)’은 이 연기를 비난하며, “캐나다 전역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의 편집위원회는 올해 초 칼럼에서, 캐나다의 안락사 프로그램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예정된 확대안은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음을 택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캐나다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MAID를 권하는 의료진… 환자들 의문 가져
2019년, 61세의 앨런 니콜스(Alan Nichols)는 자살 충동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MAID 프로그램에 신청해 죽음을 맞았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원하는 이유로 청력 손실을 적시했다.
또 밴쿠버의 37세의 캐서린 멘틀러(Kathrin Mentler)는 병원을 찾아 정신과적 도움을 요청했다. 그녀는 자살 충동을 자주 느끼고 있었으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 직원은 필요한 의료적 도움 대신 MAID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캐서린은 2023년 6월 밴쿠버 종합병원의 “접근 및 평가 센터”에 갔던 일을 회상하며, 스스로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의학적 도움을 받아 자살 시도나 자해와 같은 행동을 막으려 했다고 말했다.
진찰 중 병원 직원은 시설에 “빈 병상이 없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MAID를 고려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캐서린은 “그 임상의는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던 다른 환자가 죽었을 때 느꼈던 ‘안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멘틀러는 “그 말은 내 삶이 가치 없거나, 내가 MAID를 선택하면 해결될 문제처럼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글로브 앤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윤리적, 도덕적 의문이 점점 더 많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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