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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하나님이 선교사를 선교지에 보내는 이유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이번 한국 방문에서 약해진 교회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며칠 전에 5년 만에 한국교회를 방문하면서 느낀 한 선교사의 고백이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 우리 한국 교회 현실이 되었다. 방문한 10여 곳의 교회 가운데 주일 예배 때 30명을 넘는 교회는 한 교회였다고 한다. 한 선교사의 두 달 동안 방문한 교회가 한국교회 전체 모습은 아니다. 여전히 부흥하고 역동적인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경험은 한국 교회의 큰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지난 두 달 동안 방문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교인의 감소”, “교인의 노령화”, “헌금 감소”, “주일 학교 운영 어려움”, “예배 활력 약화”…. 사실 이것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교회를 이야기할 때 많이 들어온 주제들이다. 각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가 사명이 없거나 게을러서도 아니다. 여전히 많은 한국 교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고 헌신적으로 교회를 섬긴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교가 가능한 것은 이렇게 헌신된 분들이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방문한 카렌 교회는 한 선교사가 경험한 한국교회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첫째, 그 교회는 계속 부흥하고 있다. 3년 전에 주일 낮 예배에 약 60명 정도가 참석하였는데, 어제는 100명이 넘었다. 둘째, 교인들의 연령이 대부분 20대에서 30대의 젊은이들이다. 셋째, 헌금은 꾸준히 증가하여 1년 헌금이 100만받(약 3만불) 정도이다. 성도들은 가난하지만 웬만한 태국 교회보다 훨씬 헌금을 많이 한다. 넷째, 주일 학교 학생은 20여 명인데, 대부분 초등학교 이하이다. 다섯째, 예배는 전통적인 예배 형태이지만 영적 다이나믹을 느낀다.

치앙마이 시내 근처 ‘산사이’라는 곳에 위치한 ‘디베리 교회’이다. 이 교회는 대부분 미얀마에서 치앙마이에 노동자나 학생으로 온 카렌 이주민 디아스포라 교회이다. 이들은 태국 사회에서 주변인들이다. 교인들 대부분은 태국 시민권이 없다. 태국 전체에서 보면 가난하고 차별적 위치에 있다. 그런데 그들의 영적인 역동은 결코 연약하지 않다. 그 예배에 참석하기만 해도 은혜가 된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디베리 교회’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국 선교사들도 한국 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하여 공감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다. 이런 면에서 디베리 교회의 경험은 한국 교회를 위하여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상황과 문화는 달라도 교회의 본질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 선교사들이 그 교회에 가서 우리 한국교회의 문제 대하여 솔직히 나누고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하지 않다.

한국 선교사들 안에 두 가지 대조적인 모습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이중적 얼굴이다. 한국교회의 약화를 보면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낙담한다. 동시에 선교지를 생각하면 선교지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여긴다. 이것과 관련하여 캄보디아의 이교육 선교사는 2020년 프놈펜 포럼에서 이것을 날카롭게 지적하였다.

“선교사로 파송 받으면 갑작스러운 신분상승을 경험한 사람처럼 정체성의 혼돈을 가진다.” “선교사도 파송 받으면 자신의 신분이 달라졌기에 선교할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갖춰지지 않아도 선교할 수 있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선교지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안정이 안된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교육적으로 개발도상국이다.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었다.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다. 이 시기가 교회도 성장하게 되면서 정치, 경제, 교회 성장이 한국 선교의 배경이 된 것이다. 이런 성공을 경험한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은 한국의 선진국 배경의 한국교회 경험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본인들의 실제 형편은 낙망스러운데 그것을 선교지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선교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은 능력 있는 마음이 있다.

교회는 가난하든, 부하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벧후1:4)”을 소유한 존재라는 것이다. 한국교회나 카렌교회나 이런 점에서 동일하다. 한국교회는 더 소중하고 카렌 교회는 덜 소중하지 않다. 그 안에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는 동일하게 소중하다. 그리고 교회는 상호 의존 하여야 한다. 카렌 교회의 약함을 한국교회의 강함으로 채워질 수 있다. 동시에 한국교회의 약함을 카렌 교회의 강함으로 채워질 수 있다.

하나님께서 선교사를 선교지에 보내신 이유는 때로 가르치고, 돌보고, 돕기 위해서이다. 때로 반대일 수 있다. 선교지 교회를 배우고, 돌봄 받고, 도움을 받기 위해서이다. 디베리 교회에서 선교사가 가르칠 일은 보이지 않는다. 도울 일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배울 것은 많이 보인다. 그들의 부흥, 젊은 세대의 열심, 헌신, 역동적인 예배의 모습 등등이다.

1980년까지 급성장하던 한국 교회는 1990년대에 성장 둔화 현상이 나타나다가 2000년 들어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40년 만에 고속 성장에서 심각한 쇠락을 경험하고 있다. 카렌 침례교회는 1828년에 복음이 전파된 후 1854년부터 자립하는 지역 공동체가 되었다. 그 후에 여전히 성장하고 선교 사역을 전반적으로 잘 감당하고 있다. 심지어 미얀마의 내전 중에서도 단기 선교를 보내고 있다. 그들 안에 강인한 생명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우리의 경험이나 생각보다 훨씬 크다. 한국교회와 대조적으로 여전히 역동적인 디베리 교회를 통하여 그것을 다시 확인한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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