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박태양 칼럼] 고흐·아인슈타인·록펠러·스티브 잡스, 불교 저변화의 증거

사진: Siddhant Kumar on unsplash

눈먼 기독교(25)

지난 세기에 불교가 서양에서 깊이 뿌리를 내린 것은 니체나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들과 슈바이처 같은 신학자들의 영역에서만이 아니었다. 불교는 서양인들의 삶과 사고에 폭넓게 파고들었는데, 예를 들면, 화가였던 고흐나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 그리고 대재벌 록펠러 가문과 애플의[1] 스티브 잡스마저도 불교에 마음을 빼앗겼다.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한 때 탄광에 가서 성경을 가르치는 전도자의 일까지도 해본 고흐는 화가로서 명성이 더해짐에 따라 점차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일본 색채의 불교에 관심을 가졌다. 한 평생 우울하고 염세적인 기질을 버리지 못해 주변에 친밀한 관계가 제대로 없었던 고흐는 단순한 모습의 불교야말로 참된 종교라고 생각했다. 그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 생각이 잘 드러난다.

이봐, 이 단순한 일본 사람들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이 참된 종교가 아니겠는가? 자신이 그린 바로 그 꽃처럼 살아가는 사람 말이야.[2]

고흐는 삶의 중반기에 일본 불교 판화에 심취했는데, 그것은 덧없는 자신의 인생을 불교 판화가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자신의 자화상을 승려의 모습으로 그리기도 했는데, 이는 그 자신의 내면에 들어있는 영성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기독교를 버리고 선택한 불교마저도 그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없었는지 고흐는 결국 “까마귀 나는 밀밭”을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고 그 장소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천재 아인슈타인 역시 생애 중 일찌감치 절대 신에 대한 개념을 버렸다. 유대인이자 기독교 국가에서 교육을 받은 그는 과학을 연구하면서 절대자를 인정하지 않게 됐는데, 오히려 범신론적 우주관을 가진 불교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게 되었다.

미래의 종교는 우주적 종교가 돼야 한다. 그동안 종교는 자연세계를 부정해왔다. 모두 절대자가 만든 것이라고만 해왔다. (중략) 나는 불교야말로 이러한 내 생각과 부합한다고 본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현대의 과학적 요구에 상응하는 종교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불교’라고 말하고 싶다.[3]

아인슈타인은 불교가 과학적 종교라고 말한다. 도대체 불교의 교리를 알고서 하는 말인가? 비단 불교만이 아니라 어떤 고등 종교가 과학적 요구를 모두 현상적으로 만족시키겠는가? 종교는 과학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어쨌거나, 아인슈타인 같은 슈퍼스타가 불교를 우주적 종교로 치켜세우니 세상 그 누가 이 종교의 부상(浮上)에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때 미국 교회의 최대 후원자라고 알려졌던 록펠러 가문이 현재는 미국 내 불교 사찰의 커다란 후원자가 되었다. 미국에서 매달 수십만 부가 팔린다는 「트라이시클」이라는 불교 잡지의 재정 후원자도 역시 록펠러 가문이다. 록펠러 가문은 현재 영성이 완전히 변질되어 인본주의와 뉴에이지로 물든 기독교를 따르고 있다.

이 시대 미국에서 불교 저변화의 공신으로서 세기의 천재 스티브 잡스를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다 중퇴한 후 히피 차림으로 인도에 영적 순례를 다녀왔다. 그 후 결혼을 했는데, 그때 주례는 일본 선불교의 선사였다. 그가 회사 이름을 애플이라고 지은 것도 자신이 오리건 주에서 선불교 수행을 하던 장소였던 사과농장을 연상하여 지은 것이다.

잡스는 정기 검진 중 우연히 자신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불행히도 암 중에서 완치율이 낮고 고통도 심한 췌장암에 걸렸지만, 다행히 그의 암은 초기 단계였고, 췌장암 중에서도 가장 완치가 잘되는 유형의 암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잡스는 병원에서의 치료를 거부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치료를 선택했는데, 그것은 채식, 침술, 약초 같은 민간요법과 불교식 심령술이었다. 이런 치료 방법이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이 판명되어 그는 뒤늦게 수술을 받았지만 암이 간으로까지 전이되어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됐다.

잡스가 불교도인 것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2012년 그가 죽었을 때 조계종은 스티브 잡스가 “선불교의 정신으로 IT산업의 새 미래를 선도했다”면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도 했다. 불교와 IT, 선(禪)과 아이폰(iPhone)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혹자는 잡스를 불교철학과 미국식 자유분방함이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파악한다. 그가 불교 신자였다는 사실을 수많은 미국인들이 그의 자서전을 통해 알고 있고, 그 덕분에 미국 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한 층 더 높아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1] 전 세계에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일으킨 회사로 세계 2위의 브랜드 파워(가치)를 가진 초우량회사다(2012년, 인터브랜드 발표 기준.)

[2] 안재경, 『고흐의 하나님』, 홍성사, 127쪽

[3] 현각,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2』, 열림원, 178-179쪽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눈먼 기독교>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박태양 목사 | 중앙대 졸. LG애드에서 5년 근무. 총신신대원(목회학), 풀러신대원(선교학 석사) 졸업. 충현교회 전도사, 사랑의교회 부목사, 개명교회 담임목사로 총 18년간 목회를 했다. 현재는 (사)복음과도시 사무총장으로서 소속 단체인 TGC코리아 대표와 공동체성경읽기 교회연합회 대표로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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