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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사랑이 사랑을 만나 생명수

사진: 김봄 제공

[선교 통신]

마침내 깊은 땅속에서 잠자고 있던 물이 솟구쳤다. 기계로 땅을 판 지 반나절이 지나 한밤중이 되어서야 물이 터져 나온 것이다.

킬리만자로산자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품은 땅이기에 쉽게 물이 나올 것이라 기대는 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약한 지반은 자꾸만 무너졌고, 분명 엄청난 양의 물은 있지만, 무너지는 지반에 막혀 물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기대와 달리 물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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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현지 선교사님의 7년 기도의 응답이 ‘다음’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끝내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응답해주셨다. 하늘 높이 솟구치는 물줄기에 모두 다 기뻐하며 즐거워했다. 작품사진이나 다큐멘터리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오랜 가뭄으로 어려움 가운데 처한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생명수와도 같은 물이었다.

더이상 아이들이 석회가 섞여 있는 더러운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 이제 냄새나는 더러운 물이 아닌, 깊은 지하에서 끌어올린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라는 무명의 작가가 남긴 생애 마지막 기도 같았던 유산을 하나님께서는 탄자니아 한 작은 시골 마을의 생명수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셨다.

2년 전, 오랜 투병 끝에 결국에는 하나님의 품에 안긴 생면부지의 초신자 작가의 가족으로부터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헌금을 받고 난감했었다.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나로서는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았다. 굶주린 아이들의 한 끼의 양식이 될 수도,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의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난민 아이들의 작은 거처의 보탬의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의 헌금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아서 고민이었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을 해야 할까요?’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대답이 없으셨다. 필요한 어디든, 흘려보내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 헌금은 한 젊은 작가의 유산이었다. 좀 더 필요하고 가치 있는 곳, 무엇보다 하나님이 뜻하신 곳에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의 헌금은 어디에도 흘러가지 못하고, 통장에서 1년을 넘게 갇혀 있어야 했다. 가끔, 헌금의 존재를 잊기도 했다. 그러다가 맞다!! 그녀의 헌금 생각이 날 때면, 과연 하나님께서 어디로 어떻게 흘려보내실지 궁금했다.

그러던 어느 날, 탄자니아를 향한 마음을 주셨다. 탄자니아? 아는 사람은 고사하고 평소에는 단 1도 생각하지 않은 나라였다. 그 유명한 킬리만자로산과 세렝게티 공원이 있는 나라가 탄자니아라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탄자니아에 무지했던 나에게 갑자기 탄자니아라니!

잘못 받은 마음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마음을 주셨으니 이루어 가시는 것도 보게 하실 것이라는 기대로 기도하던 중 아주 오래전 스쳐 지나가듯 만났던 선교사님이 탄자니아에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혹시나 해 SNS를 통해 알게 된 연락처로 메일을 보냈다.

선교사님께 답장이 왔다. ‘오랫동안 동역자를 두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교사님의 오랜 기도의 응답으로 탄자니아행을 준비하던 차, 선교사님의 또 다른 오랜 기도 제목이 우물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오랜 가뭄 때문에 받아놓은 빗물은 바닥이 났고, 석회가 많은 냄새나고 더러운 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에, 비로소 오랫동안 통장에 갇혀 있던 헌금이 흘러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지하 80m의 우물을 파기엔 턱없이 부족한 헌금이었다. 이에, 방송작가 신우회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 그녀의 헌금이 마중물이 된 것이었다. 순식간에 우물 파는 데 필요한 재정이 채워졌고, 나는 그 헌금을 들고 탄자니아로 향했다.

이름도 빛도 없이 탄자니아 시골 마을에서 묵묵히 선교하시던 선교사님의 오랜 기도를 하나님은 그렇게 응답하셨다.

그런데 그 물이 목마른 이들의 목을 축여주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지하에서 물만 나오면 만사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하긴 80m를 팠다. 바가지를 내려서 물을 퍼 올릴 수는 없지 않은가? 전기로 물을 끌어 올려야 했고, 끌어올린 물을 저장해야 했고, 많은 이들에게 물길을 닿게 하기 위해서는 땅을 다시 파서 수도관을 묻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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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물이 터져 나온 뒤 보름이 지나고서야 우리는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많은 이들을 통해 일하시고 계신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하셨다.

한잔의 물을 통해 신실하신 하나님을 만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오늘을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얼굴도 모르는 이가 남긴 마지막 유산을 받고 당황했던 그때, 오늘의 기쁨과 영광이 있으리라 짐작도 하지 못했다. 막연했기에 두려움이 되기도 했던 기대와 믿음을 하나님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신실하심으로 생의 실체가 되게 하셨다.

무명이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찬란한 존재였던 한 작가의 마중물 같았던 헌신이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을 만나, 강을 이루고 탄자니아 작은 마을의 생명수가 되었다. 이 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흘러갈 것이다. 하나님은 그렇게 쉬지 않고 일하실 것이고, 우리 역시 복음의 증언자로 하나님과 같이 일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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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 기록하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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