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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나는 후안무치하고 철면피 같은 존재입니다

사진: Ali Inay on Unsplash

얼굴이 두터워 뻔뻔스럽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뜻이다. 비슷한 말이 또 있다. 철면피(鐵面皮). 쇠로 만든 낯가죽. 얼굴 피부가 쇠로 덮었으니 무슨 말인들 무슨 일인들 벌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염치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사실 아담의 타락 이후 드러나는 인간의 대표적인 속성이 바로 후안무치와 철면피다. 믿음의 조상이라고 인정받기 직전까지 아브라함은 이방인에게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아내를 여동생이라고 속이는 치졸한 모습을 보였다. 다윗은 충성스러운 우리아의 아내를 겁탈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그 충복을 격전지에 보내 죽게 했다. 그밖에도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 펼쳐보이는 풍경은 허접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 땅에 부정모혈(父精母血)로 태어난 어느 인생이 이 평가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 미안하지만 아무도 없다. 성경 로마서 3장 10절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고 있다.

이 땅에는 두 유형의 사람이 존재한다. 한 가지는 내가 후안무치하고 철면피같은 존재임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사람이다.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나는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기독교인은 자신이 후안무치하고 철면피 같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로의 구속(救贖)이 필요하고 죄사함 받은 은혜의 감격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그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말한다.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어 그렇게 악한 짓을 할 수 있느냐. 난 그래서 교회에 안나간다. 예수를 안믿겠다.” 이는 하나는 알고 하나는 모르는 결론이다. 그 철면피 같고, 후안무치한 인생임을 인정하기에 오늘도 여전히 나는 주님의 은혜가 필요해 말씀과 기도의 삶을 선택한다.

최근 기독교인 가정도 정치논쟁으로 가족간의 대화가 어렵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좌와 우 또는 보수와 반보수의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대화가 진행될 경우, 그 모임은 깨어지게 되어 있다. 그 평가기준, 가치기준이 인간이 만든 잣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장동비리의 주역 중 한 사람이 언론인 수십명에게 불법적인 금전 공세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이들 드러난 유관 언론사가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한국언론의 보도태도에 실망한 필자는 이렇게 사과문을 내는 언론사를 보면서 한 가지 소망이 생겼다. 이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후안무치하지 않고 철면피하지 않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전히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측근들이 과거에 살았던 삶의 풍경으로 구속되고 이 땅의 법과 제도에 의해 죄인으로 단죄되고 있음에도, 최소한의 미안함이나 부끄러움조차 내비치지 않는다. 이해는 된다. 그렇게 하는 순간, 자신도 그 혐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포함된 수십 수백명의 정치인과 그를 지지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마저 탈후안무치, 탈철면피를 선택하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생은 짧고 진리는 영원하다. 나의 후안무치함과 철면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받는 죄사함의 기쁨을 권하고 싶다.

고 옥한흠 목사는 고백했다. “한 없이 흠 많은 옥이었든 제가 예수 믿고 그분의 의의 옷을 입고 나서는 한 개의 흠도 없는 옥이 되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할 때마다 이 사실 때문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나의 후안무치와 철면피함을 인정하고 죄사함의 기쁨과 감격을 누리는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한다.[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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