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누군가의 기도를 통해 회심하고 박해를 이기는 사역자로 변화한 힌두교 폭력단원 라반의 스토리를 16일 전했다.
라반은 인도 남서부에서 교회를 개척하며 사역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이전에는 인도의 우파 집권 정당과 연계된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인 ‘민족봉사단(Rashtriya Swayamsevak Sangh, RSS)’의 폭력 단원이었다. RSS가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괴롭힐 때마다 라반을 비롯한 신입 대원들은 배후에서 폭력을 행사하며 활동했다.
7년 동안 라반은 돈을 받고 사람을 폭행하는 일에 재미를 느꼈고, 권력을 행사하면서 후한 보수와 공짜 술을 즐겼다. 그러나 라반보다 몇 년 일찍 기독교인이 된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는 “조용히 기도하라고 소리 질렀고, 어떤 때는 기도 소리가 듣기 싫어 헤드폰을 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증오심을 부추기는 사람들
힌두교 폭력단에 가입하기 전 라반은 여러 가지 역경을 겪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해야 했고, 이름만 기독교인에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는 15살 때 세상을 떠났다. 라반 역시 아버지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로 지냈다.
2003년, RSS가 그 지역에서 신입 단원을 모집했을 때 라반은 그들이 내세우는 대의명분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인도의 부흥과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사회 조직으로 자신들을 묘사하며 인도 전역에 모집단을 파견해 청년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은 타종교를 인도에서 몰아내고 ‘순수한’ 힌두국가 건설로 인도의 부흥과 세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반은 인근 도시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뒤, 그 도시의 반경 16킬로미터를 담당하는 8명의 팀에 배치되었다. 라반이 속한 팀의 임무는 RSS 지도자들이 요구할 때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맡은 임무는 도살장으로 향하는 소를 가로채는 것이었다. 힌두교는 소를 신성하게 여겨 숭배하고 보호한다. 라반은 소를 운반하는 트럭 운전자들이 힌두교도이면 경고만 하고 보내주고, 무슬림이나 기독교인이면 때리고 누명을 씌워 무슨 짓을 해서든지 경찰에 체포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힌두교 하층민에게 공짜로 물건과 돈을 주고 개종시킨다는 소문을 퍼트리도록 교육받았다. RSS는 라반과 같은 행동 단원들에게 ‘기독교는 유럽 국가가 인도 국민에게 강요한 외국 종교이므로 기독교인들이 교회 세우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반이 받은 또 다른 지시는 목회자가 없는 마을의 기독교인들을 찾아가 신앙을 버리도록 압박하는 것이었다. 기독교인들이 순응하지 않으면 공격해야 했고, 정부에서 승인한 보급품을 받지 못하도록 지역 배급 센터에 알리는 한편, 새로 개종한 사람들에게 힌두교를 떠나면 어떻게 되는지 경고해야 했다.
마을에 목회자가 있다면 폭력을 사용했다. 그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여행하는 목회자를 공격한 일이 있었다. 오토바이에서 내리게 한 뒤 기독교 활동을 하지 말라고 위협하고 목사의 다리를 부러뜨렸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RSS는 교회 지도자를 제거하면 기독교인들의 모임을 해체하고 마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기에 목회자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은 목회자를 공격할 때마다 체계적인 절차를 밟았다. 목회자의 이름과 주소를 파악하고 폭행한 후에, 거짓 증인 두 세 명을 세워 그 목회자가 사람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 했다고 비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공격 후 30분에서 45분 이내에 소송이 제기되도록 시간을 맞추었다.
“이런 식으로 기독교인들이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게 했다. 우리가 목회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힌두교를 믿는 가족들을 동원해 피고로 고소된 목회자가 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돈을 주었다고 거짓 증언까지 하게 했다”고 라반은 말했다.
라반은 힌두민족주의자들을 위해 돈을 받고 사람을 해치는 일을 7년 동안이나 즐겼고, 폭행을 할 때마다 지도자들이 주는 돈과 술을 만끽했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던 라반은 지도자들은 상류 계급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신의 팀은 교육을 받지 못한 하층계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돈벌이를 위해 우리를 이용한 것이었다.”고 라반은 말했다.
배신감
2012년 7월 어느 날 밤, RSS 지도자가 라반과 그의 팀 단원들에게 어떤 사람을 구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늘 그랬듯 그들은 명령을 수행했다. 다음 날 라반과 팀 동료들은 경찰에 수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RSS 지도자들은 우리와 거리를 두었다. 수배자 목록엔 우리 이름만 있었고, 우리를 도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라반과 단원들은 팀을 해산하고 그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라반은 술에 취한 채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 얼굴 상처가 너무 심해 머리 전체에 붕대를 감았고, 붕대 사이로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였다. 병원에서 입원 수속을 하는 동안, 병원 관리자는 라반에게 눈을 다치지 않은 이유는 누군가가 분명히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다. 라반은 분명 어머니일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라반의 팀 단원들은 경찰에 보석금을 내고 RSS에 다시 복귀했지만, 라반은 배신감에 복귀하지 않았다.
오토바이 사고 후 첫번째 일요일, 라반의 어머니는 교회에 같이 가자고 했다. 하지만 라반은 마을 주민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라반이 목회자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계속 라반을 설득했고, 결국 라반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로 향했다.
30-40명 정도의 작은 교회에서 찬드레셰카르 목사가 시편 1편을 설교하는 동안, 라반은 문 옆에 앉아 열심히 설교를 들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 나는 힌두교만 보호하고 다른 종교는 성장하지 못하게 하라는 것만 배웠는데 그때 들은 설교는 완전히 달랐다.”고 라반은 말했다.
찬드레셰카르 목사는 예배 후 라반과 함께 기도했고, 그날 라반에게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랜 세월 습관처럼 해오던 술과 담배를 두 달 만에 다 끊었다.
2013년 라반은 기독교인 여성과 결혼해 곧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2016년 12월 31일, 기도회에 참석하여 기도하던 라반은 하나님께서 새로운 사역으로 부르시는 것을 불현듯 느꼈다. “하나님 은혜에 보답하여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그는 말했다.
라반과 그의 아내는 근처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사람 몇 명이 합류해 작은 모임은 12명이 되었다.
박해자에서 박해받는 자로
라반은 다른 목회자들의 격려로 순교자의 소리에서 지원하는 목회자 훈련 과정에 참석했다. 그 훈련을 통해 제자 양육법과 성경말씀을 기초로 한 설교법과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에 관하여 배웠다.
그는 “전에는 성경 한 구절을 선택해서 설교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주제가 되는 성경구절을 같은 뜻의 다른 구절들과 함께 사용하여 성도들을 가르치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어떤 주제에 대해 설교를 시작하면 설교를 마칠 때까지 그 주제에 대해 계속 말씀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 성장에 관한 라반의 생각도 변화되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내 교회로 데려와야 성공한 사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훈련에 참석한 후,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으면 그 사람들이 자신의 마을에 교회를 세우도록 도와주어 다른 곳에서도 교회사역이 성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다른 마을에 교회들이 세워지면, 나는 그런 교회들을 방문하여 기도 모임이 시작되도록 하는 책임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라반은 50–60명의 성도로 구성된 교회를 인도하고 있으며, 6개 마을의 성도들과 모임을 갖고 있다. 공사장 일을 쉴 때면 마을들을 자주 방문해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곧 힌두교 급진 단체들의 더 많은 반대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교회에 성도가 12명밖에 없을 때 힌두교 단원들은 나를 저지하려고 했다. 이제 성도가 60명 가까이 되었으니 더 거세게 반대할 것이다. 앞으로 핍박을 받는 만큼 내 사역도 성장할 것이다.”라고 라반은 말한다.
더 많은 핍박이 예상되지만
2021년, 라반과 교회 성도들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 성도의 집에 모였다. 그때 RSS가 경찰과 함께 도착했고, 라반이 힌두교도를 강요해 기독교로 개종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RSS는 자신들의 거짓 고소를 지지하라고 성도들을 압박하면서 협조하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성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교회에 계속 나갈 것이라고 담대하게 대답했다.
경찰은 라반을 체포하지 않았다. 그러나 RSS 단원들은 라반의 전화번호를 다른 힌두교 급진주의자들과 공유했다. 현재 라반은 건물주들에게도 계속 압박과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라반은 전에 RSS 동료였던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있었다. 독실한 힌두교 신자이자 관광업에 종사하던 그는 코로나 봉쇄 기간에 일자리를 잃은 뒤 마을로 돌아왔다. 라반은 그가 공사장에서 일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 친구의 부모가 둘 다 알코올 중독에 빠져있고, 여동생은 아팠고,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반은 예수님을 믿은 뒤에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 친구에게 전했다.
“그 친구는 예전의 내 모습을 알고 있다. 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고, 변화된 이후 어떻게 사는지 다 보았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기가 더 쉬웠다. 내 삶이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내가 전하는 말을 다 받아들였고, 주님을 쉽게 영접하고 따랐다.”고 말했다.
라반이 교회를 개척한 마을에는 힌두교 사원이 많다. 전에 그곳에서 사역했던 일부 목회자들은 핍박 때문에 결국 다른 곳으로 떠났지만 라반은 3년 동안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놀랍게 이끌어 주셨다. 사역을 하다보면 당연히 어려움이 있겠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라반은 주로 사역하는 마을 근처에 있는 60개의 작은 마을마다 적어도 한 가족은 구원하기를 소망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수록 더 많은 핍박을 받겠지만, 라반은 단호하다. “내 안에는 열정이 있다. 무슨 일을 당하든지, 심지어 목숨을 잃게 되더라도, 나는 절대 사역에서 돌아서지 않기로 결단했다. 하나님께서 새 생명을 주셨으니 죽더라도 상관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이 내게 있다.”고 라반은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핍박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성경을 읽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것을 체험했다. 하나님은 나를 강건하게 하시고 인도하신다. 핍박이 기독교 신앙의 일부라는 것을 확실히 배웠고, 그 믿음에서 절대 돌아서지 않기를 소망한다. 나는 주님의 신실한 증인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잘 조직화된 박해자들 사이에서도 신실하게 사역을 지속하고 있는 라반은 자신의 삶에 나타난 기도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라반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했고 그 기도로 내가 구원받았듯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인도 국민들을 위해 기도해주기 바란다. 그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도 계속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