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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게으른 건 쉬는 게 아니다

사진: Erik Mclean on Unsplash

게으름은 그냥 그대로 두면 끊임없이 지속됩니다. 쉼은 활력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잘 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쉼은 감사함으로 기쁘게 누려야 하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은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죄성은 우리를 쉼의 선물을 남용하도록 유혹합니다. 애초에 의도한 대로 쉼을 누리지 못하고, 방종과 게으름에 빠지도록 만듭니다. 생산적인 하루를 마치고 보는 영화 한 편과 아무런 목적 없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의 차이를 우리는 잘 압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로서 우리는 일하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 부르심에 충실한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는 어떤 쉼을 누리느냐와 직결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도 게으름의 유혹이 없는 건 아닙니다. 나는 꽤 바쁜 삶을 산다고 자부합니다. 아이들을 홈스쿨링하고, 대학원에 다니고, 또 파트타임 작가로도 일합니다. 그런데도 내가 게으르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텔레비전에 빠져서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스크롤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아래는 바른 쉼과 게으름의 차이를 분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네 가지 원칙입니다.

원칙 1: 쉼에는 리듬이 있다.

하나님은 결코 지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도 일곱째 날에 안식하심으로써, 피조물이라는 천에 안식이라는 선물을 무늬로 짜 넣으셨습니다(창 2:2-3). 우리가 안식일을 지켜야 하는 것은 창조주께서 먼저 쉬셨기 때문입니다(출 20:8-10). 안식일의 쉼은 하나님을 본받는 습관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려야 할 선물이기도 합니다(출 16:29; 막 2:27). 안식일은 우리를 축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땀 흘리는 수고에서 잠시 떨어져서 마음을 재정렬하여 다시금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유한하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낮이 밤으로 바뀌면 우리는 휴식이 삶의 리듬이 되어야 함을 상기합니다. 우리에게는 잠이 필요합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음식과 친교가 필요합니다. 일에서 벗어나 함께 빵을 떼는 것은 몸과 영혼에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리듬입니다.

하나님은 작업 관리자가 아닙니다. 또 끊임없이 해야 할 일로만 구성된 게 인생이 아닙니다. 인생은 결코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물을, 그리고 서로를 즐기도록 만드셨습니다.

원칙 2: 쉼은 활력을 주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소셜 미디어를 스크롤하거나, 일을 하는 중에 중간중간 텔레비전 쇼를 보면서 활력을 회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후회가 뒤따릅니다. 차라리 푹 쉬거나 아니면 일에 몰두할 걸 하는 아쉬움을 떨치기 힘듭니다.

우리가 “쉼”이라고 간주한 무엇이 동기 부여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영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시 일하고 싶은 의욕을 북돋는 것도 아니라면, 사실 우리는 쉰다는 핑계를 대며 게으름에 굴복한 것입니다. 게으름은 그냥 그대로 두면 끊임없이 지속됩니다. 쉼은 활력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쉼이 필요한 영역이 뇌이건 몸이건, 올바른 쉼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소명을 위해 다시금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축구를 합니다. 축구를 하다가 지치면 잠깐 나와서 휴식을 취합니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또 팀원들과 잡담을 나누기도 합니다. 이러한 쉼은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어 다시 경기에서 열심히 뛰도록 만듭니다. 그런데 시원한 물 대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의 플레이는 느리고 무기력해질 것입니다. 휴식 시간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새 힘을 공급해서 일과 책임을 다하도록 돕는 쉼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저마다 똑바로 분별해야 합니다. 그 세부 사항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내가 가장 즐기는 쉼은 책을 읽고 혼자 누리는 긴 산책입니다. 그게 정원 가꾸기, 카드놀이, 친구와 나누는 커피 수다, 또는 낱말 퍼즐 풀기인 사람도 있습니다. 영화나 비디오 게임도 적당히만 즐기면 얼마든지 활력을 주는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원칙 3: 쉼은 방향을 재설정하도록 한다.

쉼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중요한 열매는 마음의 방향을 재설정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름에 빠지면 영혼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성령에 덜 민감해지고, 유혹에 더 무감각해집니다. 게으름은 우리를 죄로 유인하는 교묘한 속임수입니다. 게으름은 하나님께 냉담해지도록 유혹합니다.

그러나 쉼은 우리의 방향을 재설정합니다. 일이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되새기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또 하나님과 관계를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생산성이라는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일의 속도를 줄이고 하나님의 발 앞에 앉아서 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를 탐구하면서 하나님과 교감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든지 일을 잠시 옆으로 제쳐둘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우선시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입니다. 함께 모여 추억을 만들고 애초에 우리가 창조된 목적에 맞게 하나님의 형제자매와 함께 웃고 떠드는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입니다.

원칙 4: 쉼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게으름이 자신만을 위하는 방종이라면, 쉼은 하나님의 영광과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하는 즐김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가’에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열매를 생각하십시오. 게으름은 이기심을 낳습니다. 반면에 쉼은 다시 일어나 봉사할 준비를 하게 합니다. 게으름은 책임을 미루고 회피하게 만들지만, 쉼은 다시금 책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활력을 줍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할 때,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쉼의 은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의 마음과 행위조차도 항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언제나 겸손하게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종종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나의 상태를 더 잘 알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일의 속도를 좀 늦추고 쉼을 가져야 하는지, 아니면 게으름과 나태를 회개해야 하는지 더 정확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게으름이 자신만을 위하는 방종이라면, 쉼은 하나님의 영광과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하는 즐김입니다

에이미 디마르칸젤로(Amy DiMarcangelo) | 에이미 디마르칸젤로는 A Hunger for More: Finding Satisfaction in Jesus When the Good Life Doesn’t Fill You(TGC/Crossway, May 2022)의 저자이며, The Gospel Coalition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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