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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근로정신대 출신의 김옥순 어머님의 별세

▲ 김옥순 할머니와 함께 기념촬영한 필자. ⓒ 프레이포유 제공

2022년 10월 16일 새벽 2시에 김옥순 어머님께서 코로나 격리를 마칠때쯤 병원에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김옥순 어머님은 1929년에 전북 군산 바닷가에서 선장이신 아버님 김봉춘, 어머님 김정순 사이에서 사랑스런 딸로 태어나셨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일본에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근로정신대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오셨고, 결혼 후 좋지 않은 기억만 남긴채 젊은 이십대의 나이로 서울로 올라오셔서 종로좁은방에 정착 후 식모살이 등등의 일로 생계를 이어오셨습니다.

▲ 생애 마지막 여행지인 제주도에서 포즈를 취한 김옥순 할머니. ⓒ 프레이포유 제공

프레이포유는 2016년 10월 17일 종로좁은방 첫 방문 때 김옥순 어머님 외 강정식, 이순재 어머님, 이상 세 분의 90세 어머님을 뵙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하며 종로좁은방 사역을 프레이포유 사역의 주 된 사역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세 분의 어머님을 뵙기 위해 프레이포유는 매주 월요일 종로좁은방을 찾게 되었고, 종로좁은방의 500여 형제 자매님들과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김옥순 어머님 외 종로좁은방의 90세 어머님 모두 한 많은 시절을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프레이포유는 세 분의 어머님 외 90세 종로좁은방 어머님과 함께 하는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김옥순 어머님의 양아들과 여동생은 현재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혜민병원에서 별도의 장례 절차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고 유골은 부모님의 묘가 있는 군산으로 가져가 수목장으로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프레이포유 사역자와 함께 떠난 야유회에서 ⓒ 프레이포유 제공

김옥순 어머님!

강정식 어머님, 이순재 어머님을 다시 만나 기쁘시죠? 그리고 항상 마음으로 뵙고 싶어하던 친모 김정순 어머님을 뵈니 너무 기쁘시죠? 그리고 또 하나님을 실제로 뵈니 어떠세요? 궁금한 질문이 많네요.

옥순 어머님,

항상 그리워했던 사랑하는 어머님과 또 하나님과 함께 평안히 쉬고 계세요.

나중에 뵙겠습니다.

▲ 제주도에서 프레이포유 사역자와 함께. ⓒ 프레이포유 제공

​끝으로 프레이포유 사역자 유연우님이 <섬마을 선생님>이란 제목으로 김옥순 할머니를 추모한 일기를 덧붙입니다.

​아직도 달력은 10월의 중순인데 아침, 저녁으로 느껴지는 공기는 제법 겨울의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겨울이 조금 일찍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오후에 종로 좁은방에서 지내고 계시던 옥순 어머님의 부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사역지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예전 어머님과의 추억들이 기억 저편에서 하나씩 떠오릅니다. 어머님댁에서 예배를 드릴 때 어머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찬송가 370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를 소리 높여 부르시던 모습…

그리고 그 언젠가 월요일 사역 후 어머님댁에 예배를 드리려고 갔는데 문 밖으로 흘러나오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로 시작되는 섬마을 선생님이란 트로트 가요가 흘러 나오고 있어 무슨 일인가 싶어 살짝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손은식 목사님과 김옥순 어머님께서 어깨춤을 추시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계셨습니다.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그 때의 어머님 표정은 정말 즐겁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더우기 섬마을 선생님이란 노래는 제 친어머님의 18번 정도 되는 노래로 어머님 살아 생전에 자주 부르셔서 제 귀에도 많이 익숙했던 노래이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코로나로 인해 옥순 어머님댁에서 예배를 못드리게 되며 찾아 뵙는 횟수도 점점 줄어가고 어머님의 치매 증상도 점점 깊어져 제가 찾아뵐 때마다 누구냐고 물어보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모습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아려옵니다. 하나님 곁에서 기쁜 마음으로 섬마을 선생님을 목청껏 부르고 계실 어머님을 그려봅니다. 종각역에 도착해보니 지난주보다 더 많은 분들이 모여 계셨습니다.

사역을 시작하여 오신 분들께 간식을 전달하고 기도를 해드리는데 오늘은 유독 기도하는 어머님들의 모습속에 옥순 어머님의 모습이 투영되는 듯 합니다. 이곳에 계신 어머님들은 아직은 대부분 낯선 분들인데 하루 빨리 어머님들과도 반갑게 인사나누며 친숙해지기를 바래봅니다.

사역을 마치고 사역자들이 초동교회 앞에 모였는데 그곳까지 옥순 어머님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오는 듯 합니다.

사실 아직도 옥순 어머님의 부고 소식이 믿기지를 않습니다. 옥순 어머님댁에 가서 인사를 드리면 오늘도 어김없이 “누구요?” 하며 방 안에서 저를 맞아주실 듯 합니다. 옥순 어머님께서 고통도 없고 외롭지도 않은 하나님 나라에서 평안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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