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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고전 7장)

사진 :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성경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 중 하나가 바로 고린도전서 7장이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기보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데 지혜가 많이 필요하다. 고린도전서 7장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새로운 문제 그것도 고린도교회가 글로 써서 문의한 문제인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 즉 결혼에 관한 사도의 답변이다(“너희가 쓴 문제에 대하여 말하면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 아니함이 좋으나”, 고전 7:1).

바울은 남녀가 가까이할만한 다양한 상황을 두고 설명한다. 먼저 일반적인 남편과 아내의 관계(1-7절), 결혼하지 아니한 자들과 과부들(8-9절), 결혼한 자들(10-11절), 믿지 않는 배우자와 결혼한 자들(12-16절). 바울은 다양한 상황에 똑같이 적용된 일반 원리를 도출하여 종과 자유인, 할례자와 무할례자에게까지 확장하고(17-24절), 다시 결혼하지 않은 총각과 처녀에 관한 구체적 조언으로 7장을 마무리한다(25-40).

실제로 바울의 편지를 받아 낭독했을 때, 청자의 입장에서 그의 조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확실히 바울은 결혼하지 아니한 것을 더 잘하는 것으로 여긴 것 같다. “나와 같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라고 말한 바울은 본인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으로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도 독신의 삶을 권장하는 것처럼 보인다(8절).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26절), “결혼하는 자도 잘하거니와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38절). “그냥 지내는 것이 더욱 복이 있으리로다”(40절).

그냥 지내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바울이 개인적으로 답변한 내용이니 오늘날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하나님 말씀의 권위보다는 덜 권위가 실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다(딤후 3:16). 그러므로 고린도전서 7장을 성령의 감동, 권위, 진리가 담긴 말씀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오히려 본문의 취지와 목적을 살펴봄으로 성령께서 어떤 맥락 속에 이 말씀을 주셨는지 겸손히 그리고 진지하게 파악해야 한다.

먼저, 바울은 7장의 구체적인 조언이 오롯이 성도의 유익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당하게 하여 흐트러짐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35절). 바울은 성도의 결혼을 막거나 최선이 아니라 차선으로 취급하여 멀리하게 하려고 이 말씀을 기록한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이치에 맞게 행동하여 어디에 매이거나 치우치지 않고 오직 주를 섬기는 일에 주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권위 있게 조언했다.

바울은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조심성을 보이는데 “그러나 내가 이 말을 함은 허락이요 명령은 아니니라”(6절), “그러나 각각 하나님께 받은 자기의 은사가 있으니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하니라”(7절), “내가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서 충성스러운 자가 된 내가 의견을 말하노니”(25절),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26절),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28절), “그러나 내 뜻에는…”(40절) 등과 같은 표현에서 앞서 말한 올무를 놓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주를 섬기도록 돕고 싶어 하는 바울의 진심이 느껴진다.

또 한 가지, 바울의 가르침은 임박한 주님의 재림을 전제한다. “곧 임박한 환난으로 말미암아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26절), “형제들아 내가 이 말을 하노니 그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이후부터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 이 세상의 외형은 지나감이라”(29-31절).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이 가까울수록 성도가 힘써야 할 일은 이 세상의 외형에 얽매이지 않고 주를 섬기는 것이며,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 즉 결혼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합당한 이치를 찾아 행하는 것이 옳다는 게 바울이 7장 전체에서 말하는 모든 권면을 규정하는 문맥이다.

주를 섬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음행이다. 음행은 분명한 죄다(고전 6:9, 18; 엡 5:3). 주를 섬기는데 “음행”으로 이끄는 정욕이 방해가 된다면(9절) 가장 좋은 해결책은 하나님의 창조원리에 따라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는 것이다. 

“음행을 피하기 위하여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2절). 혹자는 자기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결혼하라는 말로 오해하겠지만, 성령께서는 바울을 통해 배우자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주장하도록 내어주는 사랑, 서로의 욕구를 이타적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 부부관계를 가르친다(3-4절). 그러므로 독신, 과부나 홀아비, 결혼 또는 이혼한 자는 음행을 피하고 주를 섬기는 일에 힘쓰기 위해 결혼하거나 결혼 관계를 유지/회복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이혼이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부부의 관계를 사람이 나눌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마 19:6). 이혼은 오늘날 ‘죄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하나님이 보실 땐 그렇지 않다. 깨어진 부부의 관계와 그 사이에 고통받는 자녀들은 고스란히 죄의 결과를 얻는다. 그래서 바울은 일관성 있게 결혼 관계를 깨지 말라고 조언한다. 

“결혼한 자들에게 내가 명하노니… 여자는 남자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남편도 아내를 버리지 말라”(10-11절). 심지어 믿지 않는 배우자와도 그가 갈라서기를 원치 않는다면 이혼하지 말라고 권면한다(“만일 어떤 형제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남편과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며 어떤 여자에게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있어 아내와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 남편을 버리지 말라”, 12-13절). 

그러므로 믿지 않는 배우자가 갈라서기를 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이 경우도 주를 위해 살지 못하게 방해하는 배우자와 갈라서기 위한 목적으로 허용함)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주를 섬기는 일에 주력하는데 합당하다.

셋째, 염려다. 염려는 지혜와 능력이 유한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처럼 보이지만 사실 “염려하지 말라”는 주의 명령으로 금지된, 하나님에 대한 불신의 반응이다(마 6:25). 특별히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주실 수 있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들로, 염려하지 않을 이유가 충분하다. 그래서 바울이 계속해서 “염려”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너희가 염려 없기를 원하노라”(32절), “장가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까 하여”(33절), “시집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남편을 기쁘게 할까 하느니라”(34절).

특별히 21절에서 “염려하지 말라”고 명령할 때는 결혼에서 확장하여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은 자”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다. 종이 자유인이 되지 못해 염려하고, 무할례자가 할례 받지 못해 염려하고, 결혼하지 못한 자는 결혼을 위해 염려하고, 결혼한 자는 배우자 때문에 염려하고… 염려하자면 하지 못할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염려를 피할 수 있다면 자유인이 되거나 할례를 받을 수도 있고, 결혼하거나 심지어 믿지 않는 배우자의 원함이 있을 때 갈라설 수도 있지만, 부르심을 받은 그때, 그 처지에서 염려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서 주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다.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

오늘날 교회는 주님의 오심을 잊은 것 같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주를 위해 하는 삶,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 사나 죽으나 주의 것이라는 말은 사도 바울에게만 해당하는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바울은 “우리가” 모두 그러하다고 분명히 밝혔다. 우리 모두는 “값으로 사신” “그리스도의 종”이다(22-23절).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이 이 세상의 외형에 따라 염려하고 정욕대로 살고 쉽게 이혼하는 것을 우리가 따라 해서야 되겠는가? 결혼하든지 하지 않든지, 그 목적은 분명히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쁘게 섬기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바울은 “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고 명령했다(24절).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모든 상황, 지금 현재의 처지에서 염려하지 말자. 정욕에 휘둘리거나 부부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하나님이 맺은 관계를 가르지 말자. 주님 오실 날이 점점 가까움을 본다. 그럴수록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과 함께 현재 상황에서 무엇이 주를 기쁘시게 하는 일인지 알고 힘써 주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겠다. [복음기도신문]

조정의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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