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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제자들의 교회를 통해 배우는 행복한 자리

▲ 카렌침례교회인 뽕시라 교회의 조직교회 인준 행사 모습.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가르친 제자들이 훌륭한 목회자로서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그보다 더 보람을 느끼는 일이 있다. 그것은 그들의 사역의 모습이 너무 훌륭하여 그들의 사역을 통하여 내가 배우는 것이다. 오늘은 그런 두 가지 보람을 같이 느낀다. 두 제자의 아름다운 사역을 통하여 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3월 27일 주일에 쿤유암이라는 소도시에서 조직교회 인준과 담임목회자 임명 행사가 있었다. 카렌침례교회에서 조직교회라 함은 자립, 자전, 자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목회자 지원은 물론이고 50명 이상의 침례교인이 있어야 한다. 운영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여전도회, 청년회 그리고 주일학교가 조직되어 활동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교회에 속한 지방회와 총회에 상회비를 정기적으로 보내야 한다. 그런 과정은 주로 모교회가 중심을 이루고 지방회와 총회 전도국이 협력하여 장성한 성인교회가 된다.

뽕시라라는 미조직교회가 오늘 드디어 조직교회가 된 것이다. 2008년 기존 교회의 교인들이 군소재지인 쿤유암 읍내로 가면서 그 지방회 소속의 예배 처소가 시작되었다. 이후 진통을 겪다가 2017년 ‘뚜루’ 목회자가 부임하면서 교회가 건실하게 안정을 찾고 성장을 하였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지만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면서 제법 성대한 행사를 했다.

행사 중 의미 있는 의식이 있다. 모교회의 담임목회자가 이제 새롭게 조직된 교회의 목회자에게 교인 교적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제 성인 교회로서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식이다. 장성한 자녀가 분가하여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모교회인 끄래타 교회의 포메 목회자와 새로 조직된 뽕시라 목회자 모두 나의 제자였다. 끄래타 교회의 포메 목회자는 18년 전인 2004년에, 뽕시라 교회의 뚜루 목회자는 2012년에 각각 실로암 신학교를 졸업하였다.

광고 시간에 포메 목회자가 20여 년 전 신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내며 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사실 그 때 나는 카렌어도 잘 못하고 많이 부족하였는데, 기억해 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 본인의 장학금을 지원해 주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나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건실한 목회자가 하나님의 교회를 잘 돌보고 있다. 참 보람된 순간이다. 신학생에서 하나님의 사역자로서 잘 서 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더 보람을 느꼈다. 이제 막 조직교회가 된 뽕시라 교회가 참 성숙된 사역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상황에서 한 교회가 자립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 교회는 조직교회가 되기 이전부터 자립을 하고 있었다. 그 정도가 아니다.

뽕시라 교회는 카렌 침례 총회를 위하여 꾸준히 헌금하고 있었다. 전체 헌금의 10%를 보내고 있다. 작년 교회 전체 헌금은 약 약 30만 받(약 9000불)이다. 이 가운데 10%인 3만 받을 총회를 위해 보냈다. 지방회를 위해서는 교인 한 명이 100받을 보내고 있다. 자립은 한 지역교회가 자립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지방회와 총회를 위한 헌신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참 성숙한 모습이다.

▲ 뽕시라 교회의 조직교회 인준 행사 모습.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뽕시라 교회는 더욱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 그 교회의 경계를 넘어선 사역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회의실과 손님 숙소를 건축하여 헌당하였다. 현대식 시설은 아니지만 회의실은 약 300명 정도가 모일 수 있고, 숙소는 50명 정도가 숙박이 가능하다. 조직교회가 되기 전부터 그랬다는 것이 놀랍다.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 하였다. 2019년부터 헌금을 모으고 건축을 시작하였다. 노동력은 교인들이 했기 때문에 비용은 거의 자재를 구입하는데 사용하였다. 그 비용이 50여 만 받(약 1만 5000불)이 넘는다. 이 시설의 목적은 주로 외부인들을 위한 것이다. 병원이나 군청 등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쉼터이다. 쿤유암 군 지역의 다양한 교회나 기독교 기관의 모임을 위한 시설이다. 선교적인 사역을 하는 것이다. 아직도 미조직 교회였는데, 그것을 기획하였다는 것이 놀랍다.

이곳에 선교사가 와서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난센스이다. 어린 교회이지만 배울 것이 너무 많다. 작은 교회이지만 이들의 헌신, 외부인들을 섬기고자 하는 자세는 장성한 어른이다. 교회 건축, 교회 자립은 물론이고 이웃을 섬기고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배워야 한다. 어쩌면 한국교회도 이제 막 조직교회가 된 이 교회를 통하여 배울 것이 적지 않을 것이다.

뚜루 목회자와 2년여 전에 중요한 선교적 사역을 나누었다. 신학교의 목회자훈련원 과정에 입학을 하였기에 비전을 나누었다. 그 교회는 카렌족을 넘어서 타이민족을 위한 선교사역을 하기에 좋은 조건들임을 알 수 있었다. 69명의 교인 중에 교사 등의 공무원이 6명이다. 일부는 사업을 한다. 그 교회 주위에도 타이 야이족이 많다. 많은 교인들은 대부분 타이 민족과 매일 만난다. 다민족사회에 교회가 위치하였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주위에 있는 타이민족들을 뽕시라 교회의 선교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도전하였다. 이런 제안에 대하여 열린 자세로 받아들였다. 참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선교사의 자세와 역할을 생각한다. 그곳은 ‘배우는 주창자’의 자세이다. 오늘 이 교회를 통하여 다시 한번 더 확인한다. 먼저 배우는 자세이다. 이들 안에 성숙한 자세, 자립, 헌신, 지도력, 상황화 등등 선교지에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에 대한 좋은 답이 있다. 하나님의 교회는 우리 생각보다 크며 하나님의 역사는 크시다. 그러므로 먼저 배워야 한다. 더불어 필요한 것이 주창자이다. 주창자란 사상이나 관점을 앞서서 제시하고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들이 못 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카렌 교회는 주민족인 타이민족 선교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 이것의 필요성과 당위성과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주고 나누는 것이 주창자로서의 역할이다.

조직교회 행사는 성숙한 자세와 분위기가 이어졌다. 순서 중에 외부인사들에 대한 선물을 주었다. 나에게도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 준다. 예쁘게 포장된 컵과 손으로 만든 가방 그리고 감사헌금을 담은 봉투를 주었다. 집에 와서 봉투를 확인해 보니 2000받이었다. 미화가치로 60불이 넘는데, 그곳에서는 6일 이상의 일당이다. 분에 넘치는 금액을 선교사를 위해 준비했다. 사실 나는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순서 중에 기도를 한 번 하였을 뿐이다. 한편으로 그들의 선물의 의미를 생각한다. 그것은 선교하는 교회로 자라가고 있는 증거라는 느낌이다. 자신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이웃과 타민족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을 느낀다. 성숙함과 드림이 없으면 그것은 불가능하다. 제자들의 목회를 통하여 배울 수 있는 자리는 행복하다. 그들의 민족 경계를 넘어 타이민족을 위하여 선교하는 교회를 꿈꿀 수 있는 자리여서 더욱 행복하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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