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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칼럼] 하나님께 길들여진 목사, 공군 군목이 되다

사진: Richard R. Schünemann on unsplash

공군 목사 이야기(1)

한국 기독교는 지금 그리스도의 영적 군사로서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의 경험 속에 재미있는 것과 영적으로 생각할 것을 적당히 섞어서 글을 썼다.  나름 재미있게 구성되었다. 

나는 글을 쓸 때에 글 자체도 하나의 예술적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도공(陶工)이 도자기를 구워내듯이  나의 글이 어떤 작품이 될 것인지를 생각한다. 참된 도공은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보고 잘못 만들어졌으면 가차 없이 깨버린다.  내 컴퓨터 안에는 깨져버린 도자기와 같은 글들이 수북하다.  이번 글은 세상에 내 놓아도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사실은 동기 목사님 세분이 글을 써서 책을 내면 사겠다고 해서 장난처럼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책이 되어도 사람들에게 유익하리라 생각해서 세상에 내놓는다.

1.길들임

신학대학원은 특이해서 동기 분들의 연령이 80세에 이른 분도 있다. 나하고 2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된다는 것이 사람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님이 부르시는 시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기 목사들 가운데 컴퓨터에 방을 하나 만들어 나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저장하는 분들이 생겼다. 나의 글이 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고 한다. 은혜 받았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계시고. ‘왜 그럴까?’를 생각해본다. 그 이유는 내가 세상에는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께만 길들여졌다.

2. 아부

군산 비행단에서 공군 군목 할 때에 미국 공군이 함께 있어서 엄청나게 큰 피자를 아주 싸게 살 수 있었다. 나는 대전 본부에 갈 때에 그 피자를 사서 나름 선배 군목들에게 아부를 하겠다고 계획했다. 갈 때부터 비가 오다가 개다가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고속도로에서 컨테이너 트럭과 충돌할 뻔했다. 이상한 것을 느꼈지만 고속도로라서 돌아갈 수도 없었다. 피자를 건네주고 군산에 들어와 비행단으로 가는 외곽도로에서 마침내 사고가 났다. 내리막길 중간에 아파트로 들어가는 좌회전 신호가 있어 앞 차들이 정지했고 나 역시 정지했는데 에스페로 자가용이 나의 중고 프레스토를 받았다. 나의 차는 반이 꺾였다. 나의 목뼈도 삐끗했다. 차에서 내리면서 나는 느꼈다.

사람 보면 안 된다. 세상 의지하면 안 된다. 하나님만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살아야 한다. 그것이 내 삶이다. 정해진 나의 삶이다.

3. 공군중앙교회

공군중앙교회는 서울 지역의 공군 장군을 비롯하여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근무하는 많은 공군 기독교인들이 함께 예배하는 곳이다. 나는 이곳의 담임목사가 되었다. 비행단에서 지휘관이신 장군 한 분을 모시고 군종참모로서 활동하다가 수 많은 장군들이 장로이고 안수집사이신데 대위 군목인 내가 이분들의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어느 해에는 고난 주간 시기에 감기가 걸렸는데 추수감사절 때까지 낫지 않았다. 아마 감기가 떨어지고 또 다른 감기가 계속되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여하튼 몸의 상태가 그랬다. 그래서 내가 하나님께 “주님 성탄절 전에는 어떻게 감기가 나아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감기는 성탄절 전에 나았다.

4. 진급

소령으로 진급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소령으로 진급한다는 것은 장기 군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군인에게 있어서 진급은 생애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그래서 군인교인들도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기로 따지면 자주 대전 본부도 가고 선배 군목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내가 그 시기에 ‘대 심방’을 발표하더란다. 심방을 시작하면 새벽기도회서부터 시작하여 어떤 때는 거의 저녁 9시까지 계속 심방을 했다. 그러니까 선배 군목들에게 인사 다닐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나를 보면서 장군 부인들이신 권사님들이 안 되겠다 싶었나 보다. 권사님 네 분이 소갈비를 사서 대전에 내려가 군종감 어머니를 만나 내가 공군의 장기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부탁을 하셨단다.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무한 감사함을 지금도 느낀다. 또 장군 분들이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해주셨는지도 안다.

나라고 뭐 사람관계 잘 해서 진급하는 것을 모르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하늘의 계시가 있는데 그것을 어길 수는 없었다.

공군 군종감이 내게 와서 ‘네가 군목 장기이다.’라고 말했다. 기독교 장군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날이 1997년 3월 10일이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날이다. 그래서 나는 작은 아들 이름에 ‘영광’(榮光)의 ‘영’(榮)자를 넣었다.

5. 비로소 공군 목사가 되다

예천 비행단에 있을 때 관제실에 위문을 간 적이 있다. 중령 기독교인 집사님이 방금 전 강릉 앞 바다에 전투기가 추락했단다. 레이더에 깜빡이던 점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나는 집사님께 ‘땅이 아니라 바다에 떨어진 것이면 조종사가 추락하는 비행기를 잘 조정하여 글라이더처럼 착륙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했다. 집사님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바다에는 표면장력이 있어서 전투기가 부서진다고 했다. 부끄러웠다. 5년을 공군군목으로 있으면서 표면장력이란 단어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공군은 다른 군사조직과 달라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다. 당연히 조종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조종사 한 사람을 키워내는데 1995년 당시 약 4억 5000만 원의 돈이 들었다. 육군 정보장교가 1억 원 정도 드는데 그것의 약 4-5배를 사용하여 하늘을 지킨다. 또 조종사가 타는 전투기는 어떠한가? 당시 F-15 전투기 같은 것은 1000억 원이었고 스텔스 기능이 있는 F-35는 수천억 원이다. 한 마디로 조종사 한 사람과 전투기는 하나의 중소기업과 같다.

공군 조종사는 전사(戰死)가 아니다. 산화(散花) 한다. 죽었을 때에 시신을 찾을 수 없다. 꽃처럼 하늘에 흩어진다. 그냥 하늘에서 하늘로 변하는 것이다.

그날 밤 12시가 넘은 시간 나는 교회에서 관사로 퇴근하면서 별빛이 쏟아지는 예천 밤하늘을 보며 주님께 기도했다. 공군 군목으로서 삶을 드리게 해달라고, 다른 군인들은 몰라도 공군에 입대하는 병사들의 영혼을 내가 책임지겠다고, 그리고 그동안 잘 몰랐던 공군 조종사를 품고 복음을 전하겠다고. 그날, 나는 비로소 공군의 목사가 되었다.

나는 계획을 세웠다. 공군 목사는 어떠해야 하며 공군 기독교를 체계화시키고 신자를 양육하며 병사들을 기독교로 변화시킬지 준비를 다하고 하늘의 뜻을 받든다. 뭐 이런 생각이었다.

6. 암초(暗礁)

그런데 뜻하지 않은 암초가 나타났다. 돈을 바치란다. 어떤 군목이 300만 원을 봉투에 넣어서 가져왔는데 돌려보냈단다. 내게 말을 건넨 목사는 아주 친절하게 봉투 두 개 준비하란다. (500만 원씩 넣어서)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거 드리면 저 설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 목사 내가 하는 말이 마귀의 말처럼 들릴 거야!”(뒷말 생략 모두의 세상 명예를 위해)

돈을 안 바친 나는 그 후에 이러 저러한 수작에 의해 결국 장기 군목이 되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그까짓 거 주고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그런데 이 일은 그 돈을 주면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내 신앙 양심이 그것에 걸리면 생명력 있는 설교를 할 수 없다.

7. 죽고 싶을 만큼 울면서

그렇게 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내가 삶을 드려 하고 싶었던 공군복음화의 꿈을 접고 공군을 떠났다. 죽고 싶을 만큼 울면서 떠났다. [복음기도신문]

choys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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