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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루돌프 사슴코

사진: Алсу Вершинина on Unsplash

작년 성탄 이브였다. 시내에서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차로 명동, 종로, 을지로를 한 바퀴 돌았다. 그런데 몇몇 호텔과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그 흔하디 흔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없고, 반짝이는 영롱한 불빛도 거의 없었다. 특히 성탄 전야 때마다 북적대던 명동은 인적이 끊어졌다. 참 썰렁했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이 이토록 심각한지는 서울의 중심가에도 불빛으로 나타났다.

그 옛날 1960년대 성탄절의 추억을 뒤돌아보면 교회에서 학생들, 청년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고, 선물 교환을 하고, 대나무에 참 종이를 바르고 큰 별을 만들어서 새벽송을 돌던 생각이 난다. 대게는 소복이 쌓인 눈길을 뽀드득뽀드득 밟으면서 성도들의 집 앞에서 캐롤을 부르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한국의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의미보다 거의 서구 문화에 묻은 여러 가지 전통이 깔려있다. 그래서 대개 사람들은 성탄절 곧 Christmas로 기억하는 것은 루돌프 사슴코, 징글벨, 크리스마스트리, 산타클로스, 성탄 카드가 생각난다. 하기는 이런 것은 실상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그냥 서양 문화일 뿐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라 하지만, 오늘날은 Christ는 없고 Mas만 있다.

마스는 앵글로 섹션어로 ‘축제’란 뜻이다. 기독교의 세속화로 성탄절에 예수 그리스도는 온데간데 없고, 이 계절에 먹고 놀고, 즐기는 날이 되었다. 그래서 미국도 한동안 Christmas 대신에 Holy day란 말을 쓰고, 아예 예수 그리스도를 빼 버리는 문화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Christmas를 복원하고, 백악관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 실제로 크리스마스트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알려진 나무에 영롱한 방울과 이것저것을 거는 것은 독일의 토속종교에서 나온 전통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의 의미와는 무관하다. 그런 전통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미국을 거쳐 한국에 전달되었다.

교회에서 어린이들의 연극에서는 산타클로스가 빠지지 않았다. 특히 백화점에서는 산타클로스 영감이 제일 먼저 등장 한다. 사실 산타클로스 영감의 생일은 12월 5일이다. 서양에는 그날을 한국의 어린이날과 비슷했다. 그래서 서양 백화점은 그때부터 바겐세일기간이다. 12월은 산타클로스가 12월 25일 성탄절까지 계속 되다 보니 성탄절 대신에 산타 영감이 돋보인다. 지난해 팔지 못한 물건들을 땡처리하는 기간이고, 그런 상징을 산타클로스로 만들었다. 성 니콜라스는 이른바 홍의주교였다. 붉은 모자에 붉은 망토를 입고, 그의 생일인 12월 5일에 아이들에게 사탕과 과자 등 먹을 것을 나누어 주던 것이 전통이 되어 성탄절하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스토리가 되었다. 그러니 산타 영감도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성탄하면 12월에는 성탄 카드 보내는 것이 큰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카톡과 문자 메시지로 성탄과 새해를 축하하고 있다. 필자도 수십 년 동안 해외 친구들이나 친지들에게 약 300여 개의 카드를 보내곤 했는데, 지금은 카드를 보낼 일도 없고, 받을 일도 없어졌다. 이것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 외에도 ‘썰매’니, ‘루돌프 사슴코’니 하는 것도 북유럽의 생활에서 나온 것이지,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참된 성탄의 의미는 무엇인가?

성경에서 그 해답을 얻어야 한다. 공관복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 사건(Fact)을 기술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오래전에 선지자가 예언한 대로 베들레헴에서 탄생했다. 동방의 박사들이 크고 이상한 별 곧 왕의 탄생을 예고한 별을 따라서 베들레헴에 도착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아기 예수께 선물한 것이 역사적 사건으로 나온다. 베들레헴에 도착한 동방박사의 도착 성명은 이랬다.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라고 했다.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면 성탄의 의미도 모른다. 예수께서 탄생했을 때, 천사들의 찬송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고 했다. 예수의 탄생은 일반인의 출생과 같은 것이 아니고, 또한 성인들의 출생과도 다르다. 그것은 인류 역사의 위대한 사건이요,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었다.

그런데 요한복음에서는 예수의 성탄의 의미를 명쾌하게 기술했다. 공관복음이 일간지라면 요한복음은 월간지 해설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요한복음은 예수 탄생의 의미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고 쓰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것은 그냥 한 인간이 태어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성육신(成肉身)하신 사건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자기 힘으로 구속함을 받을 수 없음을 아시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중보자가 되시고, 하나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 말씀 곧 소통이 된 것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신(神)의 한 수’였다. 하나님이 죄인을 구원하는 방법은 하나님이 직접 설계하시고 계획하신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곧 성육신 사건이다. 이 진리에 녹아지고 감격하는 사람이 참된 그리스도인이다.

코로나19로 좌절과 희망을 잃은 모든 백성들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의 기쁨과 평화와 은혜가 있기를…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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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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