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스미스(David Smith)는 용접 기법을 도입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미국의 조각가이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 조각은 대부분 청동 주조였기에, 스미스의 용접 조각은 늘 주목의 대상이었다. 청동 조각과 달리, 용접은 그때그때 작품 형태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표현이 가능했다. 또한 용접으로 녹은 표면이나, 날카로운 모서리처럼 다양한 금속 성질을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스미스는 기하학적 형태를 용접하고 표면을 갈아낸 큐바이 시리즈를 만들었는데, 대부분은 윗부분이 너무 커 불안정해 보였고, 도형들도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것이 많았으며, 표면은 상처가 난 듯했다. 그러한 모습에 관객들은 스미스의 작품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러자 학자들은 그의 생애가 어떠했는지 연구하며, 화려한 명성 뒤에 숨겨진 공격성과 불안의 배경을 찾기 시작했다. 스미스가 어릴 때 받았던 내면의 상처는 성인이 되어 없어진 듯 보였으나, 작품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어릴 적 상처가 엄한 데서 표출하는 일은 성경에도 종종 기록되어 있다. 특히 가정 안에서 차별과 편애는 자녀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 첩의 소생으로 모욕과 차별을 당했던 입다는 사사가 된 뒤, 왜 전쟁에 같이 나가자고 하지 않았냐는 에브라임의 말에 4만 2000명을 학살했다. 같은 일에 ‘에브라임은 이보다 더 큰일을 이루었지 않았냐.’며 위기를 넘긴 기드온과는 사뭇 달랐다. 스미스의 공격적이고, 위태로운 조각을 보노라면 치유 받지 못한 어린 시절 상처인가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아울러 우리의 다음세대를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을 노엽게 하지 말 것은 물론 숨겨진 내면의 상처를 치유할 유일한 방법은 십자가 은혜뿐임을 다시 알게 하신다.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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